돈보다 귀한 ‘가치’가 한자리에 아시아도 혁신의 광장 되겠죠

‘가치 중심 경제’ 운동하는 에런 허스트 미국서 ‘PE USA 100인’ 선정 – 전기차 개발 테슬라 CEO 등 홈페이지에서 추천받아 가치 중심 실행한 100人 발표… 현재 아시아·유럽도 진행 중 세계 곳곳의 혁신 사례 엮어 큰 흐름 만들고 시너지 기대 2001년 설립된 탭루트 재단(Taproot Foundation)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프로보노(probono·재능 기부)’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다. 경영, 회계, 법 자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비영리 단체들을 연결해왔다. 탭루트 재단이 지난 13년간 연결한 프로보노 서비스 시장은 1억2700만달러(약 1355억원)에 이른다. 에런 허스트(Aaron Hurst·사진)는 탭루트 재단을 만들고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50인'(아쇼카 선정)으로 꼽히기도 한 그는 올 1월, 탭루트 재단의 CEO 자리를 떠났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소셜벤처 ‘임페러티브(Imperative)’에서 ‘가치 중심 경제(Purpose Economy·이하 PE)’ 철학을 퍼뜨리는 운동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내 ‘PE 100인’을 선정, 발표하기도 했다. 오는 6~7월쯤 아시아 지역의 PE 100인을 선정, 발표할 예정인 그를 지난 14일, 스카이프를 통해 인터뷰했다.   ―’가치 중심 경제(Purpose Economy)’란 무엇인가. “테슬라(Tesla)의 CEO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전기 자동차를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을 혁신한 인물이다. 전기차를 개발하고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기차가 ‘멋진 것’으로 인식되게 했다. 또한 핵심 부품들을 경쟁자들에게 판매해서 전기차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만들어, 경쟁을 통해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고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단순히 차를 생산하고 판매해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환경 친화적인 전기차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② 황제 경영? 이 회사는 직원이 황제랍니다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② 주성진 여행박사 대표 정년·비정규직 없는 회사 간부는 선거 통해 뽑아 3년 차부터 승진하려면 70% 넘는 지지율 필요 직원들 주인의식 생기니 파산선고 받았던 위기도 십시일반 23억 모아 탈출 전 직원이 볼 수 있도록 법인카드 내역 공개 “이익 10%는 사회 환원” 복지기관에 여행 지원도 매년 가을이 되면, 팀장급 이상 간부를 직원 투표로 뽑는 회사가 있다. 2013년 총매출액 2000억원에 달하는 중견 여행업체 ‘여행박사’ 이야기다.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말, 여행박사 신창연(51) 창업주는 79.2% 지지를 받아 대표직을 물러났다(그는 선거 공약으로 80%의 지지율을 내걸었다). 대신 당시 주성진(30·사진) 일본팀 패키지팀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사장이 직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사장을 뽑는 것이다. ‘오너의 황제 경영’에 대한 부작용이 세간의 이슈가 되는 지금, ‘기업, 철학이 바뀐다’ 시리즈 2번째 주인공은 ‘여행박사’다. 지난달 27일,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있는 여행박사 사옥에서 대표 취임 2개월 차에 접어든 주성진 대표를 만났다. 그는 19세라는 젊은 나이에 입사, 12년 동안 여행박사의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회사 경영 상황이 나빠져 연봉 1원 계약을 한 적도 있고, 1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적도 있다. 주 대표가 말하는 여행박사의 경영 철학은 ‘직원의 만족을 우선시한다’이다. 투표제도 여기서 출발했다. “설립된 지 3년쯤 됐을 때 사원 한 명이 팀장으로 승진했는데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있었습니다. 창업주가 ‘너희랑 일할 사람은 너희가 뽑아라’고 시작한 것이 간부 직선제의 계기죠.” 여행박사에서는 간부(팀장, 본부장, 이사,

[주선영 기자의 해외 비영리 트렌드] 美 거대 재단 이끌 새 얼굴들

재단들, 전문 역량 강조하며 비영리에 뿌리 둔 CEO 임명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세 번째이자 첫 외부 CEO로 암 연구자 수전 박사 초빙 포드 재단의 대런 워커 CEO… 흑인 혼혈이자 동성애자 켈로그재단도 처음으로 흑인 여성 몽고메리 임명 미국 거대 재단들에 ‘새로운 리더십’ 바람이 불고 있다. 재단들이 앞다퉈 영입한 새로운 CEO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수십 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백인 남성’들로만 이뤄졌던 기존 재단 CEO 구성도 한층 다양해졌다. 자산규모 4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은 작년 12월, 수전 데스먼드 헬먼(Susan Desmond-Hellmann·56) 박사를 재단의 세 번째 CEO로 초빙했다. 수전 박사는 한평생 소아마비, 암 치료 등을 연구해온 세계적 암 연구자다. 항암치료약을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 기업 제넨테크(Genentech)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그녀는 2009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학(UCSF) 총장으로 재직했다. 전문성을 강조해, 마이크로소프트 기업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은 재단 설립 이래 최초다. 11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의 자산 규모로 미국 내 2위를 달리는 포드재단 역시 지난해 9월 새로운 CEO를 맞이했다. 대런 워커(Darren Walker·54)는 2002년 록펠러재단에서 시작, 2010년부터 포드재단에서 일해온 내부 전문가다. 비영리 영역에 종사하기 이전엔 세계적 컨설팅 기업 매킨지에서 6년간 몸담기도 했다. 흑인 혼혈이자 게이(동성애자)인 그는 “차별을 해결하는 데 재단의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80억달러(약 8조6000억원) 자산 규모의 W.K. 켈로그재단은 지난해 10월, 몽고메리 타브론(La June Montgomery Tabron·51) 여사를 재단 대표로 임명했다. 재단 최초의 흑인 여성 대표인 몽고메리 여사는 24세에 켈로그재단에 입사해 26년

이 언니들 떴다 하면 가난도 차별도 끝

글로벌 공익분야5명의 여성 리더 멜린다 게이츠, 여성 보건 사업 등에 14년간 289조원 투자 재클린 노보그라츠, 비영리 투자기관 세워 사회적기업가들 지원 로샤네 자파르, 파키스탄 여성에게 소액금융 서비스 제공 웬디 콥, 교육봉사단체 설립 교육 불평등 해답 제시 제인 첸, 침낭형 임브레이스로 신생아 저체온증 예방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이 있다. 빈곤, 여성 차별, 교육, 보건 등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여성이 바로 그들이다. ‘더나은미래’는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공익 분야의 글로벌 여성 리더를 소개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아내로도 유명한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는 2000년, 남편과 1억달러의 자산을 출연해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했다. 2013년 기준 자산 규모 4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로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재단은 50년 안에 빈곤·기아·보건 등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에 ‘모든 돈을 다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4년간 목표 사업에 현 자산 규모의 8배 남짓 되는 2700억달러(약 289조원)를 투자했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2년부터 ‘모자 보건 및 가족계획’ 지원에 재단의 우선순위를 뒀다. 여성이 계획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여성의 권리 신장, 산모와 아동의 건강 등의 문제들과 맞물려 있다고 보기 때문. 2020년까지 여성 1억2000만명에게 피임약 및 기구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피임법 및 보건 의료를 위한 연구비도 아끼지 않는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3년 포브스지에서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로 선정됐다. ◇금융·투자로 세상을 움직이다 전통적 자선 방식 대신 ‘투자’를 통해 문제 해결에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 6회째를 맞는 굿네이버스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가 3월 3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참여 방법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우선 학교를 통해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나눔 교육 영상이 담긴 CD와 편지지가 들어 있는 ‘희망편지쓰기대회 키트(KIT)’를 받으면, 가정에서 가족이 다 함께 이 CD를 시청한 후 편지를 작성해 학교로 제출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은 가족과 함께 홈페이지(hope.gni.kr)에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편지를 써서 보내면, 자동으로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응모된다. 이번 희망편지쓰기의 주인공은 방글라데시의 집 짓는 12세 소년 ‘아리프'<사진>다. 올해에는 아리프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쌍둥이 동생, 할머니, 담임선생님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확인할 수 있다. 전국대회 수상자는 오는 여름, 아리프를 만나러 방글라데시로 자원봉사활동을 떠나게 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재밌는 방식의 참여 캠페인이 많다. 먼저, 홈페이지에서 ‘희망학교 만들기’를 클릭하면 자신이 꿈꾸는 희망학교를 직접 꾸밀 수 있다. 선정된 우수작은 실제 방글라데시에 건립될 ‘희망학교’의 외벽 타일로 제작돼 부착될 예정이다. 좀 더 손쉽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희망편지’도 개발됐다(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희망편지’를 검색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면 간단하게 ‘희망비행기 날리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아리프에게 편지를 써 희망비행기를 완성한 후 방글라데시 방향으로 드래그하여 날리면, 날아간 거리만큼 기부 포인트로 전환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신한생명이 그 포인트만큼 기부하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기금이 조성돼 전달된다. 참여 문의는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운영본부(02-3278-2284, hope.gni.kr)로 하면 된다.

망치 들고 돌 깨던 소년… “이젠 책 들고 학교 가요”

희망편지쓰기 대회 5년간의 이야기 매년 꾸준히 증가한 참여율 2009년, 171만명 시작으로 작년엔 238만명으로 늘어 연예인의 참여도 활발 성장하는 프로그램 아이의 변화 스토리와 해당국의 자세한 설명 더해 2013년 공식홈페이지 오픈 올해는 서울시 초등학생의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나눔교육 함께 진행할 계획 의사를 꿈꾸던 아프리카 르완다 소년 자말(12)은 매일 아침 6시면, 어깨에 10㎏짜리 물동이가 아닌 책가방을 멘다. 이젠 돈을 벌러 물을 팔지 않아도 된다. 그토록 꿈꾸던 등굣길이다. 똑똑하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학교에선 그룹 리더도 맡았다. 아프던 엄마도 이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까지 좋아졌다. 집도 없어 월세로 버티던 자말의 가족에겐 식료품 가게를 겸한 새집까지 생겼다. 이 모든 변화는 제4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212만통의 편지 덕분에 가능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니 정말 힘이 나요. 시각 장애인 친구의 편지엔 깜짝 놀랐어요.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더 분발해야겠어요.”(자말의 편지 중) ◇”이젠 쓰레기·망치 대신 책을 들게 됐어요”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 5인방은 이제 어엿한 학생이다. 더 이상 하루 벌어 하루 살 것을 고민하는 소년소녀 가장이 아니다. 방글라데시의 수존(2회 주인공)은 쓰레기를 줍지 않아도 되고, 캄보디아의 락스미(3회 주인공)는 오리농장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네팔의 돌 깨는 소년으로 주목받았던 비샬(5회 주인공)은 ‘매일 아침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이뤘다. 소아마비 때문에 발 대신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다녔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삭(1회 주인공)은 초록색 휠체어를 선물받았다. 올해 희망편지쓰기대회 참가자는 1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 위해 시작한 천연제품 제작 지금은 소외 계층을 위해 만들죠

천연화장품 사회적기업 ‘티트리’ 손혜선 대표 아토피 앓은 둘째 위해 천연 화장품 만들기 시작 효과 소문나자 강의 인기 다문화 여성 등 소외계층 천연제품 강사로 양성 5년간 1000여명 거쳐가 수익금, 소외계층 돕는 데 써 두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사람’을 키우는 기업을 세웠다. 경기도형 예비사회적기업 ‘㈜티트리(TeaTree·이하 티트리)’를 이끄는 손혜선 대표 이야기다. 티트리는 탈학교 청소년, 장애아동 부모, 다문화 여성, 경력 단절 여성 등 소외 계층을 전문 강사로 양성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5년간 10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그중 300여명이 현재 문화센터, 예술교육지원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전문 강사로 활동 중이다. 티트리를 통해 ‘천연 비누·천연 화장품 전문가’ 자격증을 얻고, 경력을 쌓은 덕분이다. 손 대표 역시 10년 전 문화센터 강사로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녀의 첫 강의는 ‘아토피를 이겨내는 로션 만들기’. “작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심한 아토피를 앓았어요. 병원에서 ‘평생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부터 국내외 전문 서적, 관련 사이트를 뒤지면서 아이에게 맞는 샴푸, 로션, 비누 등을 천연재료로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옷도 직접 면으로 제작해서 입혔죠. 4년쯤 지나자 아이가 눈에 띄게 회복됐고, 변화를 지켜본 지인들이 강의를 부탁했습니다. 감잎차와 올리브 오일을 섞은 에센스, 포화죽염수(알로에+죽염+물) 등 실제로 효과가 높았던 사례들을 공유했죠.” 일주일 내내 강의를 다닐 정도로 요청이 늘자, 2005년 손 대표는 ‘티트리’란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냈다. 2009년엔 ‘천연비누&천연화장품 만들기 협회’를 개설, 교육청으로부터 민간 자격증 발급이 가능한 전문 학원 허가를 얻었다. 최소

아프다고 두려워 말고… 심장이 뛰는 일에 도전하세요

장찬재 선수의 하트투하트 이야기 출생 4주에 발견된 심장병 어려운 형편에 치료 힘들어 한국심장재단 도움받아 수술 사이클 선수 꿈 키웠지만 “심장 때문에 운동은 안된다” 반대 무릅쓰고 국가대표로 작년 연말 자선콘서트 열어 수익금 한국심장재단에 기부 “아픈 어린이 계속 돕고파” “의사 선생님이 청진기를 갖다 대더니 아이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고 했어요.”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 장찬재(25·양양군청 소속)씨는 선천성 심장병(심실중격결손증)을 안고 태어났다. 출산 4주 후, 첫 예방 접종을 하러 간 날이었다. 어머니 김인곤(54)씨는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병원·자선단체 등을 뒤졌다. “오진(誤診)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거액의 수술비가 나올 것’이란 말만 들었다”고 한다. 임대아파트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김씨 형편으로는 수술을 감히 꿈꾸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씨는 “당시 서울대병원 소아병동 4인실에 있었는데, 함께 있던 3명의 아이가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보며 조급함과 막막함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한국심장재단을 만난 건 그때였다. 심장병을 앓는 국내 아이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준다고 했다. 장씨는 그 길로 수술대에 올랐다. 심장을 정지시키고, 갈비뼈를 잘라낸 뒤 진행됐던 큰 수술이었다. “가슴팍 사이로 새빨간 세로줄이 길게 나있고, 퉁퉁 부어 튀어나와 있었어요. 전 남들도 다 그런 줄만 알았죠.” 수술 덕에 건강하게 초등학교에 입학한 장씨. 1학년 특별활동시간, 수영장에 갔다가 아이들로부터 ‘괴물’ 취급을 받았다. 수술 흉터가 특별한 것임을 깨달은 순간이다. 장씨는 “그때부터 주눅이 들어 다른 사람과 눈도 못 마주치는 아이가 됐다”고 기억했다. 외로운 유년기를 보냈지만, 장씨에겐 ‘더 재밌는 것’이 있었다. 아버지가 했었고, 형이 하고

[Cover Story] 950만통의 편지 950만명의 변화

cover story 굿네이버스 희망편지쓰기대회 올해로 6년째 맞은 대회···1000만명 가까운 아이들 지구촌 또래의 삶 엿보고 직접 응원 메시지 보내 나눔이 낳은 나눔 현지 방문한 서유진양 해외봉사 동아리 만들어 기부행사·거리모금으로 200만원 모아 물품 전달 안정현·안수현 자매 가족···요양원 가족봉사단 활동···용돈 줄이고 두 아이 후원 방글라데시 소년 아리프(12)는 매일 인력시장으로 출근한다. ‘오늘은 일할 수 있을까’. 초조한 아리프의 눈빛이 흔들린다. 다행히 일꾼으로 선발돼 공사현장에 가면 ‘맨손으로’ 시멘트와 모래를 섞고 벽돌을 옮겨야 한다. 안전모도, 작업복도 없다. 이렇게 하루를 꼬박 일해 버는 돈은 70타카(약 1100원). 아리프는 아픈 할머니와 쌍둥이 여동생 제미(12)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린 가장이다. 아버지는 쌍둥이 남매가 태어난 지 2주 만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그로부터 2주 뒤 엄마도 집을 나갔다. 3년 전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아리프는 가족을 위해 공부 대신 ‘일’을 선택했다. 아리프는 제6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주인공이다. 이 대회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세계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저개발국 빈곤 아동의 삶이 담긴 영상을 보고, 가족과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응원 편지를 작성하는 대회다. 2009년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6년째, 그동안 1만3451개 학교에서 949만6426명이 편지를 썼다. 지구촌 또래 친구들의 고된 삶을 엿본 것은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아이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남겼을까. ◇인생의 전환점이 된 방글라데시, 개발도상국 교육자를 꿈꾸다 올해 ’14학번 새내기’가 된 서유진(18·한국외대 영어교육과 1년)양은 “방글라데시에 다녀온 뒤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2010년,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① 경영원칙 1순위는 직원… 우린 연애하듯 일해요

[기업, 철학이 바뀐다] ① 안준희 핸드스튜디오 대표 앱 200개 개발한 중소기업… 즐거운 회사로 더 유명해 “오늘 행복해야 내일 행복” 직원들 결혼축하금 주려고 매달 1000만원씩 적금… 요즘엔 육아지원 제도 준비 물론 회사로서 성장 고민… 다만 나 혼자 잘 살기보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지 가치 두는 게 핵심이죠 지금까지 배워온 기업의 제1 목표는 이윤 추구였다. 하지만 최근 이 자본주의 원리를 반문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B 코퍼레이션(Benefit-Corporation)’ 운동이 시작됐다. B 코퍼레이션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비영리단체 B랩(B-Lab)이 수여하는 인증의 일종으로, 주주를 위한 이윤 추구 외에 사회적 선(善)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지금까지 세계 32개국에서 1000개 가까운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더나은미래는 기업의 철학이 변하는 현장을 찾아 그 흐름을 짚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 첫 주인공은 ‘핸드스튜디오’다. 핸드스튜디오는 매출의 80%를 직원 급여와 복지로 써서 떠들썩한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 회사다. 5년차 신생 기업 앞에 붙는 수식어는 ‘한국의 구글’. 결혼 지원금 1000만원, 출산 지원금 1000만원, 육아휴직 2년, 3개월 단위로 3일 휴가, 조식·중식·석식 제공…. 우스갯소리로 “사내 결혼 하면 대박 나겠다”고들 한다. 항간에는 복지가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안준희(32·사진) 대표의 경영 철학이 핵심이었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일하고 개인을 성장시킨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안 대표가 대학 졸업 후 3개월간 경험했던 대기업 문화가 바탕이 됐다. “청년이 꿈을 꿀 수 있는 조직이 아니었어요. 건강한 성장보단 인맥·처세가 작용하는 문화였지요.” 이후

“호감형 한국 만드는 공공외교… 국민 한명 한명에 달렸죠”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 한국, 문화·역사·예술 등 세계인 매료시킬 힘 있어 정부가 가진 콘텐츠 넘어 SNS 등 다양한 통로로 국민이 한국 매력 전해야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문화외교국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가 ‘공공외교를 활용한 기업의 CSR 관련 활동 지원을 위한 협력 관계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서는 ▲해외 CSR 사업 발굴 및 컨설팅, 캠페인 관련 협력 ▲공공외교 및 문화예술을 활용한 CSR 관련 정보 교류 및 상호 자문 ▲기업 CSR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대내외적 인식 제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한충희(54·사진)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정부 홀로 외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번 협약은 민간 영역의 경험과 지혜를 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한 국장과의 일문일답. ―공공외교는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외국인들이 우리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우리 노래를 들으며 한국에 열광하는 것이 모두 공공외교다. 역사·문화·예술·정보·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호감을 갖게 해야 하는데, 이는 정부가 가진 콘텐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의 다양함을 활용해야 한다. 최근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세계 곳곳의 상황을 시시각각 알 수 있다. 좋은 콘텐츠의 전파가 빠르고 넓어졌다는 얘기다. 국민이 의견을 게시할 수 있는 통로가 늘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공공외교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우리만의 ‘공공외교’ 전략은 무엇인가. “미국은 ‘9·11 사태’ 이후 공공외교에 주력했다. 중국 역시 ‘비민주적’ ‘인권 경시’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공공외교로 타파하려 했다. 우리보다 10년가량 앞선 셈이다. 하지만 한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은 크다.

세상 바꾸는 이들을 키운… 산속 대학교의 특별한 교육

한동대학교 출신공익분야 CEO 5인 인터뷰 학교 슬로건은 ‘세상을 바꾸자’ 강의실부터 자판기 컵까지 캠퍼스 곳곳에 쓰여 있어 창의력 솟는 ’10만원 프로젝트’ 전공·학번 다른 학생 30명 팀 꾸려 매년 10만원 주고 자유 프로젝트 기획하게 지원 봉사활동은 필수과목 ‘공동체 리더십 훈련 과목’ 3년간 들어야 졸업가능 매년 500여명 해외봉사 ‘나무 심기 게임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겠다(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최고의 교육 봉사단으로 대한민국 교육 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티치포올코리아 최유강 대표)’ ‘전 세계 젊은 전문인들을 모아, 저개발국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엠트리 최영환 대표)’ ‘환경을 구하는 텀블러 캠페인으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겠다(브링유어컵 김영준 대표)’ ‘나눔 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카페로 대중 속에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겠다(허그인 신성국 대표)’…. 이들의 공통적 목표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 또 다른 공통점은 ‘한동대 출신’이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 산속에 한동대가 세워진 지 20년째. 규모도 작고 역사도 짧은 이 대학 출신 중엔 왜 공익 분야 CEO가 많은 것일까. ◇공익 분야 CEO 키운 한동대의 독특한 교육 철학 기자가 만난 한동대 출신 비영리단체·소셜벤처 등 공익 분야 CEO 5인방은 모두 “한동대 슬로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슬로건은 ‘WHY NOT CHANGE THE WORLD?'(세상을 바꾸자). 엠트리(M-tree) 최영환(34·한동대 언론정보·커뮤니케이션 전공 99학번) 대표는 “이 문구는 강의실, 기숙사, 심지어 일회용 자판기 컵에도 쓰여있다”면서 “교수님들의 가르침에도 내재돼 캠퍼스 생활 4년 동안 세뇌된 것 같다”며 웃었다. 아프리카·유럽·미국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가 주목한 것은 저개발국의 양극화 문제였다. 2009년,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