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이 언니들 떴다 하면 가난도 차별도 끝

글로벌 공익분야5명의 여성 리더
멜린다 게이츠, 여성 보건 사업 등에 14년간 289조원 투자
재클린 노보그라츠, 비영리 투자기관 세워 사회적기업가들 지원
로샤네 자파르, 파키스탄 여성에게 소액금융 서비스 제공
웬디 콥, 교육봉사단체 설립 교육 불평등 해답 제시
제인 첸, 침낭형 임브레이스로 신생아 저체온증 예방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이 있다. 빈곤, 여성 차별, 교육, 보건 등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여성이 바로 그들이다. ‘더나은미래’는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공익 분야의 글로벌 여성 리더를 소개한다.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아내로도 유명한 멜린다 게이츠(Melinda Gates)는 2000년, 남편과 1억달러의 자산을 출연해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했다. 2013년 기준 자산 규모 4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로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재단은 50년 안에 빈곤·기아·보건 등 해결하고자 하는 분야에 ‘모든 돈을 다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4년간 목표 사업에 현 자산 규모의 8배 남짓 되는 2700억달러(약 289조원)를 투자했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2년부터 ‘모자 보건 및 가족계획’ 지원에 재단의 우선순위를 뒀다. 여성이 계획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여성의 권리 신장, 산모와 아동의 건강 등의 문제들과 맞물려 있다고 보기 때문. 2020년까지 여성 1억2000만명에게 피임약 및 기구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피임법 및 보건 의료를 위한 연구비도 아끼지 않는다. 멜린다 게이츠는 2013년 포브스지에서 ‘세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로 선정됐다.

◇금융·투자로 세상을 움직이다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

전통적 자선 방식 대신 ‘투자’를 통해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이들도 있다.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는 2001년, 글로벌 비영리 임팩트 투자 기관 어큐먼펀드(Acumen Fund)를 설립했다. 어큐먼펀드는 인도·케냐·파키스탄 등지에서 빈곤층에게 필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 기관이다. 지난 13년간 약 80여 기업에 9000만달러(약 963억원)가 투자됐다. 말라리아 살충제를 입힌 모기장을 개발·생산하는 탄자니아 현지 기업 AtoZ텍스타일(Textile)에 3년에 걸쳐 100만달러(약 10억원)를 투자하기도 하고, 인도의 정수 시스템 개발 회사에 투자해 50만명에게 깨끗한 물이 공급되도록 했다. 이러한 초기 투자는 국제금융공사(IFC), 유니세프(UNICEF), 다우캐피털, 미국 엑손모빌 등 국제기구나 다국적 기업, 각국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포브스는 재클린을 ‘세상을 바꾸는 여성’이자 ‘가장 큰 임팩트(impact)를 만들어낸 30인’, ‘사회적기업가 정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로샤네 자파르(Roshaneh Zafar)
로샤네 자파르(Roshaneh Zafar)

어큐먼펀드는 혁신가들을 다수 배출했다. 세계은행을 그만두고 카시프(Kashf)재단을 설립한 로샤네 자파르(Roshaneh Zafar) 역시 어큐먼펀드가 키워낸 ‘여성 사회혁신가’다. 1996년에 설립된 카시프재단은 파키스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소액신용대출, 저축, 생명보험 등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소액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성 차별이 심한 파키스탄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소액금융은 효과가 없을 것이란 우려를 깨고, 설립 18개월 만에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 현재는 파키스탄 전역에 지점만도 174개다. 지난 13년간 총 2억7900달러(약 2900억원)가 지급됐으며, 상환율은 99.9%에 달한다. 저소득 여성 100만여명과 150만 가구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다

웬디 콥(Wendy Kopp)
웬디 콥(Wendy Kopp)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시대. 웬디 콥(Wendy Kopp)은 미국 내 ‘교육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 한 획을 긋고 있다. 1990년에 세운 교육 봉사 단체 ‘티치포아메리카(TFA·Teach For America)’를 통해서다. TFA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교사 교육을 해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서 2년간 교사로 봉사하게 한다. TFA는 현재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직장 ‘톱 10’의 하나이자, 하버드대 졸업생의 18%, 프린스턴대 졸업생의 15%를 포함해 미국 전역 대학 졸업생의 5% 이상이 매년 지원하는 곳이기도 하다. 미 전역 공립학교에 1년에 교사 8200여명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들이 가르친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내며 상당수가 대학에도 진학하고 있다. 지금까지 TFA를 통해 봉사한 동문만도 2만8000명이고, 이 중 60% 이상이 학교 현장이나 교육 분야에 남아 소외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포브스지는 웬디 콥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자 7인’으로 선정했다.

제인 첸(Jane Chen)
제인 첸(Jane Chen)

개발도상국의 조산아 문제를 해결한 이도 있다. 매년 저개발국에서는 저체중아가 2000만명 태어나지만, 저체온증으로 아기가 매년 400만명 목숨을 잃는다. 한 개당 2만달러에 이르는 인큐베이터에 접근하기란 꿈도 꾸기 힘들뿐더러,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제인 첸(Jane Chen)은 2008년 스탠퍼드대 MBA 과정의 한 수업에서 다른 대학원생들과 팀을 이뤄 임브레이스(Embrace)를 개발했다. 작은 침낭처럼 생긴 임브레이스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신생아들의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다. 기존 인큐베이터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아이의 체온을 유지하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 30분간 충전하면 최대 6시간까지 발열이 가능하다. 임브레이스는 제품의 혁신성과 사회적 임팩트를 인정받아, 세계적 기업 GE헬스케어(GE Healthcare)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2015년까지 인도에서 최소 13만5000명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인 첸 역시 포브스지가 선정한 ‘사회적기업가 30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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