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봉쇄의 그림자가 하염없이 길어지면서 매출 절벽을 뛰어넘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는 로컬 창업자들에게 드리운 희망의 다리는 ‘구독’이다. 지난 2014년부터 제주도에서 7년째 〈iiin〉이라는 이름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발행해 온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는 최근 ‘계절제주’라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제주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계간으로 발행되는 잡지의 부록으로 함께 배달해주는 콘셉트다. 독자의 입장에선 책도 읽고 제철 먹거리도 받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다. 강원도 평창의 전통시장에서 ‘브레드메밀’이라는 조그만 빵집을 운영하는 최효주 대표도 최근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산지소, 즉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먹거리를 만들어 지역에서 소비되게 한다는 정신을 추구하는 최 대표의 빵은 평창에서 생산되는 금강밀과 순메밀을 재료로 만들어져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창업 5년 차가 돼 빵 굽는 오븐을 교체하기로 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 3000만원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으는 데 25만원 투자를 해주는 사람에게는 4만3000원짜리 빵 꾸러미를 격주로 6회, 50만원 투자자에게는 매주 12회 보내준다. 소액 투자자에게 현물로 상환을 해주는 방식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로컬 창업자를 응원하면서 빵 꾸러미를 할인된 가격에 구독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구독 경제 트렌드는 이미 다른 산업 분야에서 일반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제조업 쪽에서는 고가의 장비나 작업 도구를 빌려 쓰는 형태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정수기나 비데와 같은 가전 분야는 물론이고 자동차나 안마 의자도 필요한 기간과 용도만큼만 빌려 쓰고 지불할 수 있다. 영화나 음악도 종량제 구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