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허브]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④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이들 학교에서 치유하고 갑니다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4>굿네이버스, 찾아가는 집단 치료… 말 걸면 째려보고 친구 괴롭히던 아이 프로그램 8개월 만에 밝게 변해 의사표현 없던 아이도 적극적으로 표현 ‘따라라~.’ 학교 전체에 마지막 교시를 알리는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5분쯤 지나자, 등에 가방을 멘 아이들 세 명이 교육복지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왔다. “선생님, 창수(가명·10)는 오늘 청소 당번이라 조금 늦을 거예요!” 얼마 후 청소를 마친 창수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오자, 작은 탁자에 네 명의 아이들이 쪼르르 둘러앉았다. “자, 오늘은 각자 여기 봉투에서 카드를 뽑아서, 내용을 크게 읽어보자!” “난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사람이야, 나는 못됐어.” “나는 왕따야.” 제비 뽑기하듯 신이 나 쪽지를 뽑아들었지만, 글을 읽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종이봉투를 뒤져 다른 쪽지를 뽑아보지만, 역시나 나를 비난하는 내용. 읽어 보니 기분이 어떤지를 묻는 말에 민후(가명·10)군이 벌떡 일어나 발을 쿵쿵 굴렀다. “선생님, 너무 기분 나쁘고 짜증 나요!” “이렇게 나를 비난하는 이야기 들으면 화가 나잖아. 그런데 우리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스스로한테 이렇게 말한 적은 없을까? 엄마한테 혼나거나 친구들이 놀릴 때 ‘난 진짜 못났어, 멍청해’ 하고 마음속으로 속삭인 적은 없을까?” 지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육복지실. 매주 1회, 수업이 끝난 방과 후 시간에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찾아가는 집단치료’ 프로그램 현장이다. “오늘이 5회째 수업이었는데, 이번 세션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를 비난하는 말들을 인지하고, 이런 비난이나 콤플렉스를 극복해보는 내용이에요. 이 학교에서는 두 학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② 굿네이버스의 실천교육 캠페인

“오늘 마신 물 한잔, 아프리카 친구에겐 생명이었네요”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있는 중랑중학교 교육복지실에서 특별한 배움이 진행됐다. 굿네이버스의 중학교 나눔교육 ‘미투위(Me To We)’와 실천교육캠페인 ‘굿워터 프로젝트(Good Water Project)’다. 이 학교의 봉사동아리 ‘이삭줍기’ 학생 30여명과 함께 장장 3시간 동안 펼쳐진 교육 현장을 사진으로 만나본다. 1교시 ‘미투위(Me To We)’는 지구촌이 겪는 아픔이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님을 인식시키는 공감교육이다. 나눔의 정의부터, 환경·재난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 실제 생활에서 나눔이 필요한 상황 등을 배운다. 이날 교육을 맡은 김영미 굿네이버스 나눔인성교육팀 과장은 “주변을 둘러보고 그 상황을 공감시키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교시-1 ‘미투위’에서 이어지는 ‘굿워터 프로젝트(Good Water Project)’는 지구촌 물 부족 및 식수위생 문제를 알리고, 생활 속에서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물 사용 습관 체크리스트 작성 결과, 낭비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여태겸(14·사진)군은 “무심코 했던 버릇이 습관이 됐다”며 “오늘 배운 걸 토대로 물 절약을 생활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교시-2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은 물 절약 캠페인을 직접 펼쳐보며, 그들이 배운 것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준다. ‘양치 컵을 사용해요!’, ‘샤워시간을 줄여요!’, ‘양변기 수조에 물병을 넣어요!’ 등의 실천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3교시-1 “안녕하세요! 우린 굿워터 캠페인입니다.” 학생들은 4개의 모둠을 구성, 각자 홍보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여태겸 군이 속한 모둠이 찾은 곳은 교무실과 생물반, 물 절약 구호를 함께 외치고, 퀴즈를 내면서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① “다 잘될 거야” 한마디로 친구를 지킬 수 있어요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1) 굿네이버스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학교 폭력 중 35%가 언어폭력 형태 스마트폰 통한 SNS 대화서 특히 심해 고맙거나 미안했던 이야기 나누는 방식 ‘간지럽다’며 싫어하던 아이도 차츰 변해 긍정적인 말의 중요성 깨닫게 돼 “미친, 너 원조교제 하는 거 모를 줄 알았냐 이 XX년아.” “대박ㅋㅋ, 완전 걸레.” 또 시작이었다. 23명이 초대된 카카오톡 방, 이정주(가명·14)양에게 이번엔 지금까지 상상도 못한 공격이 들어왔다. 어이가 없어 대꾸할 말도 찾지 못한 사이, 휴대폰 메신저가 연이어 울렸다. ‘그럴 줄 알았다’ ‘대박이다’ 욕설 섞인 답변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이씨의 원조교제가 마치 기정사실인 양 굳어졌다. 사건의 발단이 된 곳은 엉뚱하게도 학교 급식실이었다. 새치기를 한 소위 ‘노는 친구’에게 뒤로 가라고 이야기한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이양은 “처음에는 몇 번 같이 욕설을 쓰면서 대꾸도 해보고 방도 나가봤지만, 듣는 욕 강도만 더 세지고 워낙 여럿에 나 혼자라 소용이 없었다”면서 “그냥 빨리 제풀에 꺾여 그만두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언어폭력, 손끝에서 휘두르는 칼날 지난 7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1차 학교 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폭력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언어폭력으로 드러났다. 35%에 달하는 학교 폭력이 ‘언어폭력’ 형태였다. 경기도에 한 중학교 교장은 아이들은 욕이 폭력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장난으로 한 말이 다른 이에게는 상처가 되고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데다 신체 폭력처럼 잘 드러나지 않아 잠재된 문제가 크다”고 했다. 스마트폰은

[나눔 교육 시리즈] ③ 찾아가는 나눔 교육, 학교에서 배워요

내가 돕는 친구 역할극 하며 “이웃 사랑 깨쳐요” 신용산 초등학교가 모은 사랑의 저금통 1723개로 캄보디아 11살 채소장수… 이제는 어엿한 학생 돼 “나보다 우리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갖게 됐어요” 작은 나눔이 일궈낸 또 하나의 기적이 캄보디아 어린 채소 장수, 스레이뻐우(11)에게 일어났다. 매일 아침, 자기 몸보다 더 큰 채소꾸러미를 안고 시장으로 향하던 스레이뻐우도 이제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이는 지난 3월, 신용산 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은 ‘사랑의 저금통’ 1723개 덕분이었다. 지구촌 반대편에서 보낸 친구들의 따뜻한 응원으로 스레이뻐우는 잃어버린 꿈을 되찾았다. 신용산 초등학교는 ‘아이들에게 더 따뜻한 세상을’이란 비전을 실천하고자 전문 나눔 강사를 초빙해 나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빈곤으로 고통받는 지구촌 이웃의 모습을 보여주고, 학생들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박찬숙 교감은 “나만 생각하던 아이들이 나 외의 친구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달라진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나눔 교육에서 쓰이는 피드백 영상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깊은 뜻 없이 저금통을 채웠던 아이들도 내 도움을 통해 달라진 친구의 모습을 접하고 나면 나눔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됩니다.” 학교에서 출발한 나눔 교육은 가정으로까지 이어졌다. 나눔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리경(12) 학생은 “희망편지쓰기 이후 부모님이 많이 달라지셨다”며 눈을 반짝였다. “캄보디아 친구 락스미(10)의 사연이 담긴 영상을 가족이 함께 보고 있었어요. 락스미는 저보다 어린 나이인데도 아픈 엄마를 위해 일하고 있었어요. 영상을 보고 나서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