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완벽한 리더 삽니다] 리더들의 에너지 관리법

직장인들이나 리더들과 대화하다 보면 의외로 많이 나오는 질문이 있다. “번아웃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또는 “번아웃을 어떻게 예방하나요?” 가 그것이다.  어떤 영상을 보니 한 분이 이런 말을 한다. “소고기를 시켰는데 닭고기가 나온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 나는 그냥 먹는다. 또 누군가 끼어들었다. 그럼 그냥 가게 한다. 이유는 괜스레 별거 아닌 것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것에 분노하고 에너지를 쓰다 보면 막상 에너지를 써야 할 곳에 쓰지 못한다.” 사람마다 에너지의 크기는 다르지만 그 총량은 한정돼 있다. 에너지가 다하면 ‘번아웃’이 온다. 그러므로 번아웃을 예방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①웬만한 데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고 에너지를 아낀다.②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이나 환경을 멀리한다.③에너지를 주는 환경에 자신을 놓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는 휴식, 음악, 영화, 야외활동, 독서, 걷기, 모임, 명상 등 사람마다 다르다. 만사에 예민하고 완벽해지려면 에너지가 엄청나게 든다. 사사건건 시비를 가리려다 보면 에너지 소모를 감당할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번아웃되기 쉽다. 에너지를 뺏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 에너지가 빨려 위험하다. 불평불만이 많은 분들은 스스로 에너지가 쉽게 고갈되고 주위의 에너지도 소모한다. 그러므로 불평, 불만, 다툼, 사소한 일에 가능한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그런데 매사 열정적인 리더분들 중 이런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나는 번아웃을 겪어본 적이 없어. 매사 열정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 과연 그럴까? 물론 보통 사람의 에너지 총량이 100이라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200일 수 있다. 그런데도 200이 넘으면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완벽한 리더 삽니다] 리더의 그릇은 조직 규모와 비례하지 않는다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자신의 그릇 크기만큼 구성원들을 리딩할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제 그릇은 작은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인원까지 리딩할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나는 이런 답을 했다. “리더 산하 인원의 규모가 그 리더 개인의 그릇 크기와 관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한 창업자를 만났다. 몇 차례 창업을 한 분이었다. 그분은 내게 이런말을 했다. “후회되는게 있습니다. 젊은 시절 창업을 했을때, 다른 창업자들과 투자규모, 매출, 직원수 비교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로인해 서로 자극도 되긴 했지만, 회사가 단단해지고 이익도 차근히 창출할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 때문에 규모에만 신경썼습니다. 규모가 커야 유명해지고 폼잡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후 실패를 겪었습니다. 이제는 규모 집착보다는 단단한 뜻과 성장 구조를 만들고, 그 뜻에 맞는 직원들과 일하는 회사를 추구합니다.” 사실 어느 모임에를 가도 대개 규모 순서 대로 자리가 배치된다. 더 큰 규모, 더 높은 직위, 더 많은 클릭수가 추앙받는 시대다. 이에 규모를 개개인의 인격이나 역량과 동일시 하기도 한다.  나도 사회생활을 하며 적지않은 사업가와 경영자를 보았지만 그분들이 이끄는 조직의 규모와 그들의 역량과 인격의 그릇이 비례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격도 리더십도 부족한 분들이 큰 조직이나 큰 기업을 이끄는 경우도 있었고, 성품도 능력도 좋지만 작은 조직이나  작은 기업을 이끄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큰 조직을 이끈다고 세상에 더 크고 훌륭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다. 성경의 예수는 고작 12명을 이끌었지만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테레사 수녀나 루터킹도 그리 큰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완벽한 리더 삽니다] 잘될 때 조심하라​

한 대형 제조사의 임원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지난 수년간 너무 수주가 잘됐다. 모든 인력이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바빴다. 다른 걸 고민할 시간도 여력도 없었다. 열심히 생산해서 팔고 돈을 벌었다. 그런데 문제는 돈 버는 기쁨에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데 바빠 막상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이제야 신기술 적용이나 디지털전환 등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의 인터뷰를 읽었는데 한국의 산업에 대해 유사한 진단을 하셨다. “시장수요가 너무 빨리 우리에게 들이닥쳤기 때문에 우리는 마지막 생산에 바빴다. 이러다 보니 하나씩 도전을 받으면서 문제를 풀어온 경제가 아니고 그냥 점프업한 경제가 됐다. 중간단계 고민의 과정이 없었다. 이것이 그 당시는 성공적이었는데 전환기의 끝에 오니 부담이 돼버렸다.” 현재가 너무 잘되면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시행착오를 통한 축적의 시간을 별로 갖기 어렵다. 기본적인 시간과 고난, 장애, 허들과 고통도 있어야 시행착오를 통해 실력과 역량이 축적된다. 그런데 너무 잘되면 그걸 쌓을 시간이 없다. 생산과 판매에만 집중하고 기본 역량을 축적하지 못한다. 둘째, 현재의 수요 공급에 매몰돼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 잘될 때 별도의 조직을 꾸려 차근히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고 신기술 투자도 크게 해야 하는데 모든 조직이 현재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나빠질 때 그때 가서야 미래 대응을 부랴부랴 검토한다.  셋째, 그것이 자신의 실력이라고 여긴다. 상황이 좋아서 잘되는 것을 자신의 실력이 좋아서 잘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자만한다. 상승장에는 실력과 무관하게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완벽한 리더 삽니다] 질문만 잘해도 리더 역할 잘할 수 있다

벤처를 창업해 수년간 경영하고 있는 한 분이 질문한다. “초기에는 제가 영업, 마케팅, 기술 혼자 다 했습니다. 이제 각 조직에 저보다 잘하는 분들이 리더로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거나 도울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 나는 답했다. “전문성을 돕는 것만이 리더의 역할은 아니죠. 전문성이 더 높지 않아도 각 책임자의 한계를 스트레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요. 각 책임자는 해당 조직의 목표와 한계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가 묻는다. “어떻게 스트레치하게 돕죠?” 나는 답했다. “질문을 하면 되죠. 예를 들어, 새로운 시장을 뚫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재 수익을 점프업 시키려면 어떻게 할지? 어떤 고객을 타겟으로 하고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지? 무엇이 가능할지? 등 질문을 통해 자극주고, 그들이 자기 생각을 더 확대하도록 돕는 거죠.” 우리는 리더가 뭔가 서브리더나 구성원에게 가르칠 게 있어야 한다는 오해가 있다. 더 높은 전문성과 경험으로 리딩해야 권위가 선다고 착각한다. 물론 초기는 리더가 모든 면에서 최고 지식 수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는데도 여전히 리더가 영업전문가에게 더 영업을 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든지, 마케팅 전문가에게 마케팅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든지 기술전문가에게 코딩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여긴다면, 그 조직은 리더의 전문성 수준 안에 머물게 된다.  전설적인 축구 감독 호세 모리뉴는 이렇게 말한다. “코치가 할 일은 선수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호날두에게 프리킥 차는 법을 가르칠 수 없다.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완벽한 리더 삽니다] 완벽한 스타일이란 없다

한 임원이 있다. 스타일이 솔직하고 진취적이었다. 새롭게 조직을 맡은 후 리더십 평가와 다면평가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면평가 점수가 높지 않았고 성향이 너무 주도적이니 보완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나와의 1대1 미팅 시 고민을 털어놓으며 지금까지 이런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되어 힘들다고 했다. 나는 답변했다. “괜찮은데요. 굳이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그는 놀라서 “제 스타일이 너무 진취적이라 직원들이 힘들어하는데 제 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나는 답했다. “괜찮아요. 그것이 본인의 강점인데요. 만일 상무님이 진취적인 것이 잘못됐다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본인이 가지고 있던 추진력이나 혁신 능력이 다 사라지지 않겠어요?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리더가 될겁니다. 단지, 자신이 이런 스타일이고 그러기에 본의 아니게 구성원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은 피드백 해달라고 구성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시죠. 그리고 상무님과 달리 적극적이 아닌 다른 구성원의 스타일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면 됩니다.” 예전에는 한 금융기관의 행장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소탈하고 친화력이 있는 분이었다. 이분이 행장이 되자 주위 참모들은 이런 제안했다고 한다. “이제 행장님이 되셨으니 진중한 모습을 보이시는 게 어떨까요.” 행장은 한두주간 그렇게 하셨단다. 조용히 말하고 무게도 잡고 말수도 줄였다. 그러자 주위 임직원들이 “행장님 어디 아픈 거 아냐?” “심기가 불편하신 거 아냐?” “부인이랑 싸우신 거 아냐?” 등으로 뒷담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에 다시 원 상태로 돌아오니 다들 편해했단다. 많은 분이 리더십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면서 자신의 스타일이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