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이 참전용사 소개하고, 메타버스서 바다숲 만든다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5·끝>기술, 나눔의 방식도 바꾸다…디지털 전환에 발맞춘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술은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지난 15년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발전은 산업은 물론 교육, 복지, 환경 영역의 지형을 바꿔놨다. 기업의 사회공헌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나은미래>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7곳이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사회공헌에 접목했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술이 ‘나눔의 도구’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 “챗봇이 알려주는 보훈 이야기”…AI로 확장하는 기억의 서사 대표적인 기술 활용 사례는 ‘대화형 AI’, 즉 ‘챗봇(chatbot)’이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게는 효율적이고,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주는 데도 유용하다. LG전자는 임직원 봉사단 ‘라이프스굿(Life’s Good)’ 소속 ‘대화형AI팀’이 기술 재능기부로 사회 문제를 푸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19년엔 홈리스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빅이슈’와 협력해 노점 잡지 판매 위치를 알려주는 챗봇을 개발했고, 2024년엔 6·25 참전용사 정보를 담은 ‘보훈의 봇’을 선보였다. AI가 전투 기록과 인물 정보를 설명하고, 흑백 사진을 컬러로 복원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LG전자는 “해당 팀은 AI, 데이터 시각화, 빅데이터 활용 등 실력을 인증받은 사내 인재들이 뜻을 모은 조직”이라며 “기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LG화학도 2024년부터 ESG 교육사업 ‘라이크그린(Like Green)’에 AI 챗봇 ‘그린이’를 도입했다. 초·중등 학생들이 환경과 진로에 대해 대화형 학습을 하며 정보를 익히고, 교사에게는

굿즈가 ‘기부’를 ‘교환’으로 왜곡하지 않으려면

굿즈의 시대, 기부를 다시 묻다 <5·끝> 비영리단체 굿즈, 중고거래·모조품까지 등장 “사업력보다 굿즈가 중심 되는 건 문제” 성찰의 목소리도 “저희한테 물어보거든요. ‘K기관은 뭐 주세요?’ 이렇게 말하고 후원을 결정하신 분들 가끔 있으세요. ‘B기관은 이거 준다고 했는데 여기는 뭐 없네요’라고 말씀하시면…” 비영리단체 활동가 황명호씨는 사랑의열매 나눔문화연구소가 올해 초 펴낸 ‘기부트렌드 2025’ 활동가 패널 인터뷰에서 굿즈 중심 기부 문화의 부작용을 이렇게 전했다. 나눔문화연구소는 보고서에서 “고가의 기부 답례품이 늘어나며, 기부를 ‘구매’나 ‘교환’으로 인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지속가능한 기부문화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지난달 전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기부 굿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에게 7개 기관(▲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초록우산 ▲세이브더칠드런 ▲밀알복지재단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SNS용 굿즈 이미지를 보여준 뒤 인상을 물은 결과, ‘기부보다는 상품 광고 같았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회적 가치와 상업성이 애매하게 섞여 있다’는 응답도 31.7%에 달했다. ◇ 중고 거래부터 모조품까지…‘상품’이 된 굿즈 굿즈 캠페인의 상업화 논란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4월 LG전자에서 후원받은 식물재배기 ‘틔운 미니(정가 약 22만 원 상당)’를 신규 정기후원자에게 답례품으로 제공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만 원 기부로 틔운 받는 법”이 공유되며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제품 수령 직후 후원을 취소하거나 중고거래로 되파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무늬만 기부’ 논란도 불거졌다. 실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NGO 굿즈 거래 게시물이 어렵지 않게 포착됐다. 일부

“굿즈 받고 떠난다?”…지속가능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굿즈의 시대, 기부를 다시 묻다 <4> 단체별 유지율 높이기 전략 고도화, 업계 가이드라인 마련 목소리 커져 “굿즈 캠페인을 통해 신규 후원자는 확실히 늘었습니다. 하지만 일정 비율은 굿즈 수령 후 곧바로 후원을 중단합니다. 모금 담당자로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죠.” 2020년부터 굿즈 캠페인을 담당해 온 한 NGO 실무자의 말이다. 정기 후원을 유도하는 ‘기부 굿즈’ 캠페인이 MZ세대 기부자 유입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굿즈만 수령하고 정기 후원을 중단하는 일명 ‘체리피커(Cherry Picker)’ 현상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늘고 있다. 굿피플 역시 굿즈 수령 이후 후원이 오래 이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모금 전문가는 “굿즈만 받고 후원을 끊는 사례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며, 일부라도 정기 후원자로 남기 때문에 완전한 손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후원 지속’ 이끄는 사후 전략…체감 높이기 집중 일부 NGO들은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 굿즈 전달 이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팀 팔찌’ 굿즈를 제공한 후, 정기후원 100일이 넘어야 착용할 수 있는 ‘참(charm)’ 3종을 추가 발송한다. 조종현 유니세프 후원본부장은 “후원을 이어갈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각 참에 ‘유니세프 팀’의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이브원 팔찌’를 받은 후원자와 일반 정기후원자의 유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후원자에게 기금 사용처와 성과를 문자로 꾸준히 알리며 ‘기부 실감’을 높이고 있다. 재난 대응 등에 사용된 내역과 구체적 금액까지 전달하는 등의 방식이다. 밀알복지재단은

LG전자, 세계 환경의 날 맞아 ‘플라스틱 줄이기’ 글로벌 캠페인 펼쳐

UN 캠페인 전광판 상영부터 글로벌 자원봉사까지… 28개국서 환경 실천 LG전자가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전 세계에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글로벌 중심지에서 환경 메시지를 전하며 ‘지속가능성’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LG전자는 현지시간 1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에 설치된 LG전자 옥외전광판에 유엔환경계획(UNEP)이 제작한 세계 환경의 날 기념 영상을 상영한다. 영상은 올해 주제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 Plastic Pollution)’에 맞춰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폐플라스틱을 재생섬유 등 친환경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번 활동은 LG전자가 2011년부터 운영해온 ‘LG 희망스크린(LG Hope Screen)’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국제기구 및 NGO의 공익 콘텐츠를 세계적인 랜드마크 전광판에 무료로 상영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15년째다. 또 LG전자는 세계 환경의 날을 ‘LG전자 자원봉사자의 날(LG Global Volunteer Day)’로 정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환경보호활동도 진행한다. 올해는 전 세계 28개 사업장에서 나무 심기, 해변 정화, 폐가전 수거 등 다양한 활동이 전개된다. 지난 4월에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임직원 대상 ‘폐가전 수거 캠페인’을 열어 총 2850㎏ 상당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폐전기·전자제품 재활용 공제조합인 E-순환거버넌스와 공동으로 ‘E-순환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는 자원순환성이 우수한 전기·전자제품임을 인정받은 TV, 세탁기, 냉장고 등 ‘E-순환우수제품’ 인증 제품을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이달 말까지 신규 구독하는 고객에게 최대 5만원 상당의 네이버 및 카카오페이 포인트를 환급해주는 행사다.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는 “고객과 함께 지속가능한

10년 넘게 이어온 사회공헌…절반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4>‘단기 이벤트’ 넘은 장수 프로젝트들…평균 운영 기간 18년 기업 사회공헌이 단기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나은미래>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표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운영 중인 기업은 12곳(48%)에 달했다. 평균 운영 기간도 약 18년에 이르러, ‘지속성’이 대표 사회공헌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고 있는 경향도 나타났다. ◇ “이름만 들어도 떠올라” 브랜드가 된 사회공헌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은 삼성화재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사업을 1993년부터 올해로 32년째 이어오고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며 직접 기획을 지시했던 사업이다. 1994년 첫 안내견 ‘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04마리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 줬고, 현재도 85마리가 활동 중이다. 안내견은 단기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생후 2개월까지는 훈련학교에서 돌보고, 이후 자원봉사 가정 ‘퍼피워커’에게 위탁돼 약 1년간 사회화를 거친다. 지금까지 2000여 가정이 퍼피워커로 참여했다.  삼성화재는 “초기에는 국내에 관련 전문가도 없어서 해외에서 직접 배워야 했다”며 “지금은 일본에서 견학 올 정도로 체계화된 시스템”이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더나은미래> 사회공헌 인지도 조사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꼽힌 바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023년에는 안내견 학교의 견사 규모를 두 배로 넓혔다”며 “앞으로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더욱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30년 후를 내다보며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해서 기억 안 나요”…굿즈의 차별화는 가능한가

굿즈의 시대, 기부를 다시 묻다 <3> 7개 NGO 굿즈 이미지, 응답 43% “단체 유추 못 해” ‘굿 굿즈’가 쏟아지고 있다. 팔찌, 반지, 목걸이…이제 액세서리는 NGO 캠페인의 얼굴이자 유인 장치가 됐다. 하지만 상당수의 시민들은 이 굿즈들을 구분하지 못했다. 상품은 눈에 띄었지만, 브랜드는 남지 않았다. 지난 14일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를 통해 시민 1014명에게 7개 기관(▲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초록우산 ▲세이브더칠드런 ▲밀알복지재단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실제 SNS용 굿즈 홍보 이미지를 기관명을 가린 채 보여주고 반응을 조사했다. 응답자 10명 중 4명(37.6%)이 “기부(캠페인)보다는 상품 광고 같다”고 답했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어떤 활동인지 알기 어렵다(32.7%)”, “모두 비슷비슷해 보인다(32.1%)”는 응답도 뒤를 이었다. ‘어느 단체의 캠페인인지 유추 가능했느냐’는 질문에는 43.4%가 “전혀 유추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1~2개 정도는 짐작이 갔다”는 38.6%, “절반 이상은 감이 왔다”는 12.4%, “대부분 유추 가능했다”는 5.6%에 불과했다. 굿 굿즈 SNS 이미지를 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문이 이어졌다. 한 20대 남성은 “장신구 광고처럼 보여 남성들은 후원에 관심 없을 것 같다”며 “저렇게 해서 정말 기부가 늘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상품이 있으면 사람들이 정말 많이 기부할까 의구심이 들었다”고도 말했다. ◇ “팔찌를 만든다고 다 같은 팔찌는 아니다” 굿즈가 기부 캠페인의 상징이 되면서 NGO들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다르게 보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굿피플 관계자는 “기관의 정체성을 담은 굿즈 개발을 위해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30곳이 ‘픽한’ 국내 NGO 1순위는?…“신뢰는 기본, 전략적 제안 필요”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3> “이젠 실행자가 아니라 전략 파트너”…기업의 기대도 바뀌고 있다 “협력의 이유는 신뢰, 갈등의 이유는 전략적 미스매치.”  국내 주요 기업 30곳이 말하는 기업 사회공헌 파트너십의 현주소다. <더나은미래>가 국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공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가장 많이 주요 파트십 단체로 꼽은 곳은 초록우산(8곳)이었다. 이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5곳), 세이브더칠드런과 굿네이버스(각 4곳)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전국 조직망을 갖춘 대형 NGO로,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 사업 경험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역량을 갖춰 기업에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다.  실제 기업들이 NGO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신뢰도(22곳)’와 ‘전문성(19곳)’이었다. 오랜 협력 관계(16곳)도 주요 요소로 꼽혔다. ◇ 기업, NGO에 ‘전략적 동반자’ 역할 기대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업들이 NGO에 기대하는 역할이 ‘실행’에서 ‘전략 기획’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프로그램 집행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함께 기획하고 설계하는 ‘공동 기획자’이자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약 61%(14곳)가 NGO에게 가장 바라는 역할로 ‘새롭고 혁신적인 사회공헌 아이디어 제안’을 꼽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사회공헌 트렌드와 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제안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동일하게 ‘투명한 예산 사용과 보고 체계 구축(14곳)’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혔다. 또한, ‘사회공헌의 정량적·정성적 성과 지표 설정 및 공개(12곳)’에 대한 요구도 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성과 또한 수혜자 수나 집행금액처럼 정량적으로 정리되어야 설득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1000명에게 물었다, “굿즈가 있으면 더 기부하시나요?”

굿즈의 시대, 기부를 다시 묻다 <2> 응답자 절반 “굿즈와 무관”…캠페인 차별화와 투명성 기대 높았다 ‘굿즈를 주면, 기부도 따라온다.’ 이제 팔찌, 반지, 목걸이 등 액세서리를 앞세운 온라인 기부 캠페인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명 ‘굿 굿즈(Good Goods)’는 비영리단체의 모금 전략에서 빠지지 않는 수단이 됐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굿즈 중심의 기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를 통해 지난 14일 전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기부 굿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이 굿즈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굿즈에 담긴 메시지(32.4%)’였다. ‘디자인·실용성(26.8%)’, ‘기부금 사용처(25.5%)’가 뒤를 이었고, ‘브랜드 협업 여부(9.5%)’, ‘홍보에 등장한 인물(5.6%)’ 순으로 나타났다. ‘굿즈 중심의 기부 캠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중복 응답)’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1.7%가 “사회적 가치와 상업성이 애매하게 섞여 있다”고 답했다. 이어 “특별한 감정은 없다(25.9%)”, “디자인은 좋지만 메시지가 약하다(24.4%)”, “기부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20.7%)”는 응답이 뒤따랐다. ◇ 응답자 절반 “굿즈 유무와 관계없이 기부 결정” 응답자의 43.2%는 “굿즈(답례품) 제공이 기부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기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물음에는 절반 이상(50.6%)이 “굿즈 유무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굿즈가 있으면 더 기부하게 된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이수현 나눔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굿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있지만, 개인의 기부 결정을 직접적으로 이끄는 동기까지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자 입장에서는 굿즈가 기부의 상징이기보다는 홍보용 수단처럼 느껴질

기부의 얼굴이 된 ‘굿즈’ [굿즈의 시대, 기부를 다시 묻다]

기부의 풍경이 달라졌습니다. 정기 후원과 함께 팔찌나 반지, 목걸이 등 ‘굿즈(Goods)’를 받는 방식이 보편화되며, 보이지 않던 기부는 이제 물건의 형태로 손에 잡히고 일상 속 소비와 연결되고 있습니다. 굿굿즈는 비영리단체의 주요 모금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굿즈 없는 기부는 가능한가’, ‘기부가 소비로 인식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도 뒤따릅니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굿 굿즈’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와 국내 대표 비영리단체 6곳(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기아대책, 밀알복지재단, 굿네이버스, 굿피플) 인터뷰를 토대로 특별 기획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굿굿즈는 최선의 마케팅일까요, 아니면 다시 고민할 시점일까요. ‘더 건강한 기부문화’를 위한 다섯 편의 기획 기사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팔찌로 시작된 기부 캠페인, 이제는 디자인 넘어 메시지를 묻는다후원 문턱은 낮췄지만, 변곡점에 섰다는 분석도 2004년, ‘노란 고무팔찌’ 하나가 전 세계 기부 문화를 바꿔놨다. 미국 리브스트롱 재단이 나이키와 함께 만든 암 환자 지원 팔찌는 출시 10년 만에 8000만 개가 팔렸다. ‘팔찌를 사면 기부가 된다’는 구조는 곧 글로벌 캠페인 공식처럼 퍼져나갔다. 국내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제작된 ‘희움 의식팔찌’가 이 흐름을 이었다. 2012년 처음 출시된 이 팔찌는 2년 만에 11만 개 이상 판매됐다. 고무팔찌나 실팔찌처럼 단순한 물품에 메시지를 담는 것이 ‘굿 굿즈(Good Goods)’ 1.0 시대였다면, 변화는 2017년, 유니세프가 정기기부자에게 증정한 ‘호프링’에서 시작됐다. ‘FOR EVERY CHILD, HOPE’라는 문구가 새겨진 은색 반지는 단순한 기부 사은품을 넘어 주얼리와 정체성을 결합한 ‘굿 굿즈 2.0 시대’의

아동·청소년, 30대 기업 ‘1순위’ 주목 대상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2>기업 사회공헌 3대 과제는 경제 불평등·복지 한계·기후 위기 2025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사회공헌의 활동으로 어떤 사회문제에 주목하고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매출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득 양극화’, ‘복지 제도의 미비’, ‘지구온난화’가 기업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회문제로 나타났다. 사회문제 분류는 CSES와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정부와기업센터가 2017년 개발한 ‘신(新) 사회문제 분류체계’를 기준으로 삼았다. 응답 기업 23곳 중 절반 가까운 11곳이 ‘소득 양극화 심화’, 10곳은 ‘복지 제도의 미비’를 주요 대응 과제로 꼽았고, 7곳은 ‘지구온난화’에 주목하고 있었다. 이는 경제적 불평등과 복지 시스템의 한계, 기후위기가 현 시점에서 기업 사회공헌에서도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 기업 18곳이 미래세대 책임질 ‘아동·청소년’ 선정  지원 대상군으로는 단연 ‘아동·청소년(18곳)’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기업들은 사회공헌 대상으로 아동·청소년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자, 미래를 책임질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일부 기업은 “공교육 시스템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영역에 개입함으로써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래세대의 성장에 기여하는 방식은 기업의 이미지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어,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아이 Dream Up’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대상 과학교육과 시력 보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초록우산, 한국실명예방재단 등과 손잡고 2011년부터 ‘소재·부품 과학교실’을 운영 중이며, 최근 3년간 약 1만 명의 아동이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자사의 광학 기술을 활용한 저소득층 아동

“잘하는 걸로 돕는다”…30대 기업 절반, ‘업(業)연계’ 사회공헌 택했다 [2025 사회공헌 리포트]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거대한 문제들이 사회 전반을 압박하는 시대입니다. 이제 기업 역시 많은 자원과 역량을 가진 사회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실제로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요. <더나은미래>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국내 매출 상위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의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대표 프로그램, 수혜 대상, 파트너십 구조, 기술 접목 방식까지 기업의 전략과 실행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으며, 전문가 자문과 서면·전화 인터뷰를 병행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본 기획은 5편에 걸쳐 오늘날 기업 사회공헌의 현주소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창간 15주년 특별 기획] 국내 30대 기업 대표 사회공헌 조사 <1>본업 연계한 사회공헌 15년 새 두 배 늘어…임직원 참여·다자 협력도 확산 2025년, 국내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이 15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좋은 일’을 찾아 기부하거나 봉사를 했다면, 이제는 ‘잘하는 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 대세다. 기술, 인력, 인프라 등 자산을 총동원해 본업과 사회공헌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더나은미래>가 공익 싱크탱크 그룹 ‘더미래솔루션랩’과 함께 국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한 25곳 중 12곳(48%)이 자사의 업(業)과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대표 활동으로 꼽았다. 2010년 더나은미래 조사(20.7%)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5년 전 전자·통신업에 국한돼 있었던 업종 연계형 사회공헌이 제조·건설 등 전 산업으로 확산 중이다. ◇ 업(業)으로 푼다…‘개발자 양성’부터 ‘미세먼지 저감’까지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의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다. 삼성 관계사 소속 개발자들이 멘토로 나서, 1년간 1600시간의 집중 코딩 교육을 제공한다. 교육생에게는 매월 100만원의

“존엄한 이별·헌신의 손길” 영웅들 한자리에…라이나50+어워즈

생명존중·사회공헌·창의혁신 3개 부문 수상자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사명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라이나전성기재단의 ‘제8회 라이나50+어워즈’ 현장. 올해 생명존중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갈바리의원’의 최로사 원장수녀는 담담하고 단단하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한 사람이 품위 있고 외롭지 않게 세상을 떠나게 하려면 많은 자원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후원자까지 모든 분이 함께라서 가능했음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 생명존중상에 갈바리의원, 사회공헌상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 1965년 개원해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길바리의원은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소속 수녀들이 운영하는 아시아·한국 최초의 호스피스 기관이다. 갈바리의원은 외래 환자의 급감과 전문의 채용 증가 등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임종 환자에 대한 무료 간병 병상을 지원해 왔으며,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을 순회하며 의료 혜택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돌봄을 제공해 왔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점에서 호스피스 문화를 정착하고 확산시킨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사회공헌 부문 수상자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은 서해 최북단 의료 취약지 백령도에서 10년 넘게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켜온 인물이다. 초고령화 지역인 백령도는 그가 25세에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첫 진료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백령병원의 전신인 김 안드레아 병원에서 노년의 원장을 보며 귀감을 얻은 그는, 정년 후 41년 만에 백령도로 돌아와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이 원장은 “임상은 침대 곁으로, 환자에게로, 사람에게로 가는 것”이라며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