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은 시작일 뿐, ‘시스템’을 남겨야 지속된다” [AVPN 2025]

[인터뷰] 카바사와 이치로(Kabasawa Ichiro) 일본재단 전무(Executive Director) “교육부는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재단은 기업, 교육부와 함께 온라인 대학 설립에 나섰습니다. 첫해 4000명 이상이 등록했고, 앞으로 5년은 재단이 지원하지만 이후에는 기업이 재정을 맡아 운영합니다.” 지난 4월, 일본 최초의 온라인 대학 ‘ZEN 대학’이 문을 열었다. 배경에는 심각한 사회문제 ‘부등교(不登校·등교거부)’가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2023년 초·중학교에서 30일 이상 결석한 학생은 34만6000여 명. IT기업 도완고(Dwango)와 모회사인 일본의 대형 미디어 그룹 ‘카도카와(KADOKAWA)’가 온라인 고등학교를 세운 데 이어, 일본 재단이 대학 설립까지 나선 이유다. ◇ “혼합금융, 시스템을 바꾸는 힘” 지난달 9일 홍콩에서 열린 ‘AVPN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난 카바사와 이치로(Kabasawa Ichiro) 일본재단 전무는 이를 ‘혼합금융(Blended Finance)’ 사례로 설명했다.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스템을 바꾸는 혼합금융이 필요합니다.” 2017년 재단에 합류해 국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카바사와 전무는 NHK 기자로 20년 넘게 일하며 이라크전·아프간전을 취재했던 인물이다. “기자는 문제를 찾아내 보도할 뿐 해결은 남의 몫이었죠. 지금은 재단에서 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게 제 책임입니다.” 1962년 설립된 일본재단은 일본의 민간 자선재단으로, 해양 정책, 장애 포용, 교육, 고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지난해 기준 재단의 사업비 지출은 1050억엔(한화 약 1조원), 순자산은 3408억엔(한화 약 3조2450억원)에 이른다. 카바사와 전무는 “단기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 문제 해결 시스템 구축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시스템 구축의 핵심은 ‘협력’이다. “정부·기업·비영리

“글로벌 투자자 신뢰, ESG 공시 제도에 달렸다”

국회ESG포럼, ‘ESG 공시 제도화 방안 토론회’ 개최 국제 기준은 속도전…한국은 ‘불확실성’에 발목 한국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ESG 공시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잇달아 의무 공시 체계를 도입하는 가운데, 국내 제도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ESG 공시 제도화 방안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내이선 파비안(Nathan Fabian) 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책임투자원칙) 지속가능시스템 최고책임자(CSSO)는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과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출발점은 투명한 공시체계”라며 “지속가능성 정보는 투자자의 리스크 평가 핵심 자료이지만, 현재는 비교 가능성과 신뢰성이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PRI는 현재 전 세계 60여 개국 5000곳 이상의 투자기관이 가입한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다. 그는 “EU, 영국, 미국 주요 주(州),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이 이미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도입하거나 준비 중”이라며 “정부가 명확한 비전과 전환 계획을 제시해야 기업도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과제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적극적 역할 확대 ▲스튜어드십 코드 개혁 ▲정부 차원의 명확한 전환 계획 수립을 꼽으며 “이제는 실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첫 발제에 나선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는 EU·미국 등 주요국의 ESG 공시 제도화 흐름을 짚으며 기업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ESG 기본법 제정 ▲국민연금의 중점관리사안 실효성 제고 ▲기업 자발적 안전정보공개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주요국은 의무화를 통해 ESG 공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반면, 국내는 금융당국의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자원

10월 셋째 주 토요일, ‘전국 수선의 날’ 열린다

다시입다연구소, 서울·부산·광주 등 15곳서 행사 개최 옷을 고쳐 입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2025 전국 수선의 날’ 행사가 오는 18일 열린다. 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는 이날 서울·부산·광주·원주·대구 등 전국 15곳에서 동시에 행사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후원한다. ‘전국 수선의 날’은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로 지정된 ‘국제 수선·수리의 날(오픈수리국제연맹 제정, 2017년)’을 계기로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시작됐다. 올해는 두 번째로 열리며, 수선을 직접 경험하며 오래 입는 즐거움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천하자는 취지다. 다시입다연구소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 10명 중 9명 이상이 수선이 필요한 옷을 갖고 있었다. 단추가 떨어지거나 오염이 생겨 입지 못하는 옷, 세탁·건조 과정에서 손상된 옷은 버리기 아깝지만 활용하지 못한 채 옷장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행사는 이런 옷을 직접 고쳐 다시 입을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는 기장 조정, 구멍 수선, 단추 교체, 오염 제거, 주머니 부착, 리폼 등 다양한 수선 서비스가 마련된다.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는 손바느질 워크숍이, 원주에서는 바느질 기법 배우기·바늘방석 제작·치앙마이 전통 직조 바느질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행사는 옷을 더 오래·새롭게 입고 싶은 사람, 수선에 필요한 도구와 지식을 배우고 싶은 사람, 전문적인 수선 상담을 원하는 사람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 수선의 날’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이번 행사가 단순히 옷을 고치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의

NH투자증권, 전북 고창군 마을공동체에 냉장고 88대 기부

2019년부터 농촌마을 지원사업 이어와…총 1600여대 기증 NH투자증권이 전북 고창군 마을공동체에 냉장고 88대를 전달했다. 지난 29일 열린 기증식에는 김석찬 NH투자증권 부사장과 심덕섭 고창군수 등이 참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부터 농촌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을 대상으로 농촌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부터 3년간 노후 취사 시설을 전기레인지(인덕션)로 교체해 총 1263대를 지원했으며, 2022년부터는 매년 350여 대의 냉장고를 꾸준히 기부해 왔다. 올해는 지난 3월 전남 함평군을 시작으로 총 8개 군에 352대의 냉장고를 지원할 예정이며, 고창군은 일곱 번째 지원 지역이다. NH투자증권은 범농협그룹으로서 농촌 일손 돕기뿐만 아니라 농가 지원 및 사회적 책임 활동을 실천해 왔다. 단순 농촌 일손 돕기를 넘어 마을 숙원 사업을 지원하는 등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석찬 NH투자증권 부사장은 “농촌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NH투자증권의 대표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번 지원이 고창군 농업인과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NH투자증권의 농촌마을공동체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냉장고 지원을 통해 마을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필리핀 ‘쓰레기 매립지’였던 마을, 직업훈련센터로 다시 서다

4년간 총 3억2300만원 지원, 누적 수혜 1100여 명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지난 25일 필리핀 금융노조(NUBE)와 함께 서울 재단 회의실에서 ‘필리핀 파야타스 직업훈련센터 지원사업’ 협약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홍 금융산업노조 수석 부위원장과 최정식 UNI 한국협의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재단은 2022년부터 4년간 총 3억2300만원을 투입해 직업훈련센터를 운영해 왔다. 파야타스는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 인근 지역으로, 주민들이 폐품 수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2017년 매립장 폐쇄 이후 극심한 빈곤에 직면한 곳이다. 직업훈련센터는 재봉, 컴퓨터, 미용, 요리 등 다양한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훈련생들은 직접 제작한 가방·티셔츠·식품 등을 바자회와 SNS를 통해 판매해 왔다. 지금까지 1만여 개가 넘는 상품이 판매됐으며, 이는 주민들의 가계소득 증대와 기술을 이용한 취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재단과 NUBE는 이번 4년 차 협약을 통해 센터의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강화하고자 현지 사회적 기업 등록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직업훈련센터는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희망의 터전”이라며 “앞으로도 재단은 지속가능한 자립 모델을 만들어가며 국제사회 속에서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레이니어 크루즈 NUBE 위원장은 “파야타스 직업훈련센터는 주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줬다”며 “재단과의 협력이 주민들의 웃음과 가정의 삶을 지켜주는 힘이 되고 있으며, 이 귀한 동행의 기회를 주신 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답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LG화학, 협력사 기술 보호 앞장…‘기술보호 바우처’ 본격 추진

협력사 대상 보안 수준 진단…맞춤형 컨설팅과 프로그램 연계 LG화학이 협력사의 기술과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기술보호 바우처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6일 전했다. ‘기술보호 바우처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고 동반성장위원회가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협력사의 기술 유출과 위·변조를 예방하고 중요 데이터 복구 시스템과 지식재산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협력사들의 자체 데이터를 비롯해 양사간 공유하는 기밀 정보까지 보안 수준을 강화할 수 있다. LG화학과 동반성장위원회는 기술보호가 필요한 협력사를 대상으로 보안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컨설팅과 프로그램을 연계해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이번 지원 사업으로 LG화학의 양극재 건조설비 공급 업체인 우리이엠아이에는 보안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보안솔루션 구축과 제삼자가 보관·인증하는 기술지킴서비스를 지원하고, 펌프 제작 전문 업체인 동양화공기계에는 외부로 기술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과 기술지킴서비스를 지원한다. 고윤주 LG화학 CSSO 전무는 “LG화학은 협력사의 데이터와 기술 보호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가능할까?’에서 ‘해낼 수 있다’로…‘유일한 아카데미’ 청년들의 도전

유한양행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 후속 활동 현장 정신건강·의료 접근성·치매 실종 대응 등 솔루션 검증 “이 가이드북이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려면 청년센터와 같은 기관 맞춤형으로 개발되는 것이 좋아요. 정신의학과나 심리학과 교수 등 전문가 피드백이 더해진다면 신뢰도도 높아질 것 같아요.” 사단법인 온기 조현식 대표의 말에 청년들의 눈빛이 또렷해졌다. “제가 교수님께 자문을 구할 수 있어요.” 박효민(연세대 간호학과 4년)씨가 곧바로 답을 이었다. 지난달 28일, ‘유일한 아카데미’ 우수팀으로 선정된 ‘뿌리깊은청년’ 팀은 청년 우울증 문제를 예방 차원에서 풀기 위해 청년 정신건강과 정서 지원을 돕는 비영리단체 온기 사무실을 찾았다. 최근 청년층 우울증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우울증 진료 환자 비율은 2017년 23.4%에서 2021년 34.1%로 4년 만에 45.7%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같은 기간 7만6246명에서 17만3745명으로 127.9% 급증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당사자는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주변 청년들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른다. 치료 중심에 치우친 정책의 한계를 짚은 이들은 예방을 해법으로 삼았다. 이들이 내놓은 솔루션은 두 가지. 첫째, ‘가이드북’. 친구·연인·동료 관계별로 우울감을 겪는 청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대화와 행동 지침을 담았다. 둘째, ‘체험형 전시’. 우울증 당사자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전시를 기획해, 마음의 무게를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장 전문가의 피드백은 날카로웠다. 가이드북은 명칭·배포 장소·대상을 더 정교하게 설정해야 하고, 체험형 전시는 참신하지만 실행을 위해 콘텐츠를 간소화하고 기관·기업 협업이나

경북 산불 이재민 4000여명 여전히 ‘임시 거주’…피해 주택 복구율 0.3%

정희용 의원 “중앙정부·지자체, 피해 복구 속도 내고 주민 불편 최소화 위한 대책 필요” 지난 3월 경북·경남·울산을 휩쓴 대형 산불 피해가 반년이 지났지만 복구는 제자리걸음이다. 전소된 주택 3848동 가운데 복구가 끝난 곳은 고작 11동(0.28%)에 불과하다. 이재민 4000여명은 여전히 컨테이너·모듈러 주택에 의지한 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 국회 농해수위 간사)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일 기준 경북 5개 시군(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에 4257명이 임시주거시설에서 거주 중이다. 지역별로는 ▲안동시 1563명 ▲영덕군 1339명 ▲청송군 839명 ▲의성군 380명 ▲영양군 136명으로 집계됐다. 피해 주택 3848동 중 복구가 끝난 곳은 11동에 불과하다. 202동은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3635동은 건축 허가 등 행정 절차 단계에 머물러 있다. 행안부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운영지침’에 따르면, 피해 주민은 12개월 동안 조립주택에 거주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추가 연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속도로는 내년에도 상당수 이재민이 임시주거시설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희용 의원은 “산불 발생 6개월이 지났지만 주민 상당수가 여전히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복구 속도를 높이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ESG는 유행이 아니다, 기업 생존의 기본값이다”

[인터뷰]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 전무 지난 19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의 일자리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환경단체 E2(Environmental Entrepreneurs)의 ‘클린 잡스 아메리카(Clean Jobs America)’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는 미국 전체 노동시장보다 세 배 빠르게 늘었지만, 최근 보조금 축소와 프로젝트 취소, 정책 불확실성으로 수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반(反)ESG 기조로 국내 기업의 ESG 경영에도 ‘노란불’이 켜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ESG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단언하는 이가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서 만난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 전무다. ◇ ESG는 기업의 장기 성장 전략 외교관 출신인 고 전무는 트럼프 1기 시절 외교부 북미국장을 지낸 인물로, 국제 ESG 정책 흐름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세계 경기 불황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변수로 기업의 ESG 경영이 위축될 수는 있다”면서도 “ESG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디폴트(기본값)’ 경영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 국가 지도자의 정치적 판단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ESG라는 근본 패러다임을 흔들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10월 LG화학에 합류한 그는 ESG 전략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전략”으로 정의했다. “예전에는 경제적 가치만으로 기업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환경·인권·다양성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함께 요구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제품을 만들고,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세계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구체적인

폐배터리 108톤 모았다…LG전자, 아동·청소년에 자원 순환 교육

고객 참여형 ‘배터리턴’ 캠페인, 교육 도서 기부·장애인 시설 지원으로 확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 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을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교육과 기부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재활용 캠페인을 넘어, 미래세대에게 생활 속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최근 한국환경공단, E-순환거버넌스와 협력해 아동·청소년용 교육 도서 ‘잘 가, 우리 다시 만나! : 전자제품 자원순환 이야기’ 2000부를 제작해 전국 환경교육센터, 특수학교, 환경교육 우수학교 등에 기부했다. 이 책은 가전제품의 기능과 안전한 사용법, 올바른 폐기 절차를 담았다. 냉장고·TV 같은 대형 가전뿐 아니라 손 선풍기, 밥솥 등 중소형 가전의 폐기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다뤄, 학생들이 제품별 폐기 절차를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 지난 17일에는 인천 부평구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예림원’을 찾아 교육 도서와 함께 무선 청소기 ‘LG 코드제로 AI 오브제컬렉션 A9’ 15대를 전달했다. 해당 제품은 ‘배터리턴’ 캠페인 기금으로 마련됐다. ‘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를 수거해 희유금속을 추출·재활용하는 고객 참여형 활동이다. 2022년 환경부·한국환경공단·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시작해 지금까지 14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누적 수거된 폐배터리는 108톤에 달한다. 올해 2회차 캠페인은 10월부터 전국 LG전자 서비스센터와 온라인 브랜드샵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정기욱 LG전자 청소기사업담당은 “누구나 가전제품의 올바른 폐기 방법을 알고 자원 순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며 “제품 개발부터 사용, 폐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 고객을 참여시키는 활동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글로벌·기후·다양성…아산나눔재단 정창경, 새로운 개척자 찾는다

총상금 3억7000만원…아마존 특별상 신설, 23개 팀 무대 오른다 아산나눔재단이 민간 최대 규모 창업경진대회인 ‘2025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정창경)’ 데모데이를 오는 10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다. 정창경은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을 계승해 전국에 창업 문화를 확산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2012년 시작됐다. 마이리얼트립, 클라썸, 두들린 등 다수의 스타트업이 이 무대를 거쳐 성장했다. 올해 데모데이 주제는 ‘개척’. 글로벌 시장 진출, 기후위기 대응, 사회적 다양성 등 시대적 과제를 풀어낼 창업가를 발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행사에서는 김병훈 APR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창업가 정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글로벌·다양성·기후테크·예비창업 등 4개 트랙에서 총 23개 결선 팀이 무대에 오른다. ‘글로벌 트랙(아산 보이저)’에는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8개 팀이 도전한다. ‘다양성 트랙(아산 상회)’에서는 탈북민을 포함한 이주배경 창업가와 외국인 창업가 3개 팀이 발표에 나선다. ‘기후테크 트랙(아산 유니버시티)’에서는 혁신 기술을 내세운 5개 팀이, ‘예비창업 트랙(아산 두어스)’에서는 글로벌 도전을 준비하는 7개 팀이 출전한다. 수상팀에는 총상금 3억7000만원이 수여된다. 올해는 글로벌 기업 아마존이 후원사로 참여해 특별상도 신설했다. 참가 팀 전원은 아산나눔재단의 창업 인큐베이터 ‘마루(MARU)’ 단기 사무공간을 제공받고, 투자자 추천·1:1 멘토링·기업 제휴 혜택 등 14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현장에는 스타트업 부스가 마련돼 33개 팀의 제품·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사전 등록을 하면 누구나 무료로 참관할 수 있으며, 신청은 정창경 공식 홈페이지와 이벤터스에서 가능하다. 천성우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팀장은 “정창경 데모데이는 글로벌 진출, 기후 대응, 사회적 다양성

스리랑카 학교급식 3년…아이들 웃고, 농가도 살았다

금융산업공익재단·WFP, 스리랑카 현장 점검 금융산업공익재단이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지난 8~12일 스리랑카 중부 마탈레(Matale) 지역을 방문해, 지난 3년간 지원해온 학교급식(Home-Grown School Feeding·이하 HGSF) 사업 성과와 과제를 점검했다. 재단은 2023년부터 3년간 10억원을 지원해 WFP 스리랑카 사무소의 HGSF 프로그램을 후원해왔다. 현지 소규모 농가와 양계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학교 급식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아동들에게는 균형 잡힌 식사를, 농민과 조리사들에게는 일정한 수입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약 440개 학교와 600개 농장, 570개 양계장이 참여했다. 이번 방문에는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WFP 한국사무소, 스리랑카 국가사무소와 함께했으며, 마탈레 군청, 교육국, 농업국 등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학교 및 농가를 직접 찾았다. 대표단은 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 “아이들이 예전보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학교 출석률도 개선됐다”는 반응을 들었다. 또 여성 농업인들이 모여 운영하는 경제발전공동체에서는 “학교급식 수요 덕분에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고 가족 소득이 나아졌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단순한 급식 사업이 교육·경제·사회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급식 배식에 직접 참여하며 “아이들 눈빛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며 “3년간의 지원이 아동과 지역사회의 삶을 바꾸고, 선순환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확인해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WFP 측도 성과를 강조했다. 필립 와드 WFP 스리랑카 사무소장은 “5만명 이상의 학생이 영양가 있는 학교 급식을 제공받았고, 농민과 조리사들도 지속 가능한 생계 수단을 갖게 됐다”며 “한국의 지원이 스리랑카의 경제·재정 회복력에 중요한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재단과 WFP는 이번 현장 방문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