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 삶 살던 영훈이 엄마… 그녀를 일으킨 이웃 관계망”

‘사회복지사업은 마중물과 같다.’ 몇 년 전, 한 선배 사회복지사에게 들었던 말이다. 사회복지사업의 목표 중 하나가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볼 때, 사회복지사 혹은 사회복지사업이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광주광역시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영훈(가명·초 6) 아동의 어머니는 장애를 갖고 있는 아들 영훈이와 딸 영미를 키우고 있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다. 한 때 우울증을 앓고, 주변 사람들과의 왕래도 전혀 없던 영훈이 어머니는 한 사회복지사의 적극적인 방문을 통해 도움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같은 임대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한부모 가정 어머니들의 자조모임인 ‘아이사랑’에 참여한 것이었다고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이웃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하고 지지받으며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훈이 어머니는 “우리 집, 남의 집, 내 아이, 남의 아이 구분하지 않고 가족처럼 서로 돌보고 돕는 사람들이 생겨 이제 저는 살아났어요. 지금은 행복해요.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우리아이 희망센터(영훈이 어머니가 이용하는 사회복지기관)가 계속 되게 도와 주세요”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영훈이 어머니의 변화는 자신과 자기 아이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영훈이 어머니의 관심은 주변에 있는 방임된 아동의 삶의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 영훈이 어머니를 비롯한 ‘아이사랑’ 참여 어머니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의 한 아버지 가정 아이들이 의식주를 비롯한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 가정이 1~2명씩의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