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스로 유지·관리… 마르지 않는 우물 만듭니다”

[더나은미래·이랜드재단 공동기획] 모잠비크 ‘우물 짓기 사업’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29%가 ‘안전하게 관리되는(Safely managed) 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우물’은 생명수나 마찬가지다. 상수도 없이 깨끗한 지하수를 쓰고, 물통을 지고 먼 길 오가는 수고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유엔(UN)이 지난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채택하고 ‘안전한 식수 공급’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면서 수많은 비영리단체와 기업이 ‘우물 파기’에 뛰어들었지만, 단체가 떠나면 방치된 우물이 고장 나거나 오염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전문가들은 ▲현지 수질·지질에 대한 정확한 조사 ▲우량 시공사 선정 ▲사후 관리를 위한 주민 역량 강화 등이 지속 가능한 우물 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동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우물 사업을 진행한 이랜드재단과 이랜드리테일도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사업 기간은 총 1년. 모두 11개 우물을 선물했다. 수질·지질 따져 신중히 설치… ‘우물관리위원회’ 꾸려 이랜드재단은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해 8월 마구디·냐마탄다 군에서 우물 설치를 위한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나탈리아 반즈 마구디 군 수자원관리부서장, 아우구스토 마사와라 냐마탄다군 수자원관리부 담당관 등 지역 정부 관계자와 협력했다. 3개월에 걸쳐 ▲수자원 접근성 ▲아동 인구 비율 ▲주민 욕구 등을 조사했고 이를 종합해 마구디 군(郡)에 있는 ‘본티아’와 ‘음베네’, 냐마탄다 군에 있는 ‘나라숑가’와 ‘마콩디’ 등 4개 마을에 사업비 8000만원을 들여 우물을 설치했다. 가뭄이 잦은 마구디 군은 일반 우물보다 2배 이상 깊은 150m가량을 팠고, 바다와 인접한 냐마탄다 군에서는 정수처리시설까지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우물

그저 취향이라고? 우리의 ‘채식할 권리’ 보장하라

[Cover Story] 채식의 미래 채식도 ‘기본권’, 생존의 문제로 봐야 입대 예정자, ‘軍 채식권 보장’ 진정서 녹색당은 공공 급식 채식권 보장 주장 이스라엘에선 비건 전투복·식단 제공 ‘채밍아웃’. 채식주의자(vegetarian)들이 자신의 식생활을 주변에 알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성적 지향을 밝히는 ‘커밍아웃’에 빗대 채식을 고백하기까지의 어려움을 드러낸 것이다. 환경운동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김한민도 ‘아무튼 비건’이란 책에서 ‘한국에서 비건을 하면 도 닦는 심정이 된다’고 썼다. 한국채식연합이 추산한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100만~150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10배나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하는 ‘소수자’다. “그래, 나 채식한다!”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 현장’은 당당하게 채식주의자임을 밝히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1만5000명이 모여 채식의 즐거움을 공유했다. 채식이 식생활이나 취향을 넘어 ‘신념의 표현’이자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군대와 병원, 학교처럼 공공급식을 시행하는 곳에서도 ‘채식권’ 논쟁이 불붙고 있다. 채식권은 취향 아닌 ‘인권’ 문제… 녹색당 헌법소원 제기 내년 초 입대하는 정태현씨는 오늘(1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진정서에는 ‘국군 장병의 채식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우리나라 국군 장병은 약 58만명. 채식 인구를 3%라고 잡았을 때 1만7400명이 ‘채식하는 군인’이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국방부는 장병의 건강 상태나 기호에 관계없이 똑같은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육류·어패류는 물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조미료조차 먹지 않는 정씨에겐 고역이다. 육군훈련소 11월 식단표를 보면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쌀밥’뿐이다. 정씨는 “김치조차

“임정에서 NPO의 뿌리 찾았다” 국내 비영리 활동가들의 중국 탐방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내 비영리 활동가들이 중국에서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에 나섰다.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임시정부를 우리나라 최초의 비영리단체(NPO)로 보고, 그들의 활동을 되짚는 과정 속에서 NPO의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다. 비영리 중간지원조직 공익경영센터는 지난달 15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비영리 활동가들과 중국 상해(上海)·자싱(嘉兴)·항저우(杭州)·난징(南京) 등 임시정부의 주요 거점을 탐방하는 ‘임시정부를 통해 배우는 비영리의 미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혁신센터,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선교한국, 성서유니온, 부산사회적경제포럼, 부산대천마을공동체, 한빛누리재단, 밀알두레교육공동체 등 단체에서 20여명이 참여했다. 임시정부 돌아보며 비영리 정신 되새겨 탐방의 첫발은 상해에서 내디뎠다. 상해는 임시정부가 처음으로 터를 잡은 곳이다. 김철, 여운형, 조소앙, 이회영 등 29명의 독립운동가는 3·1운동에서 독립선언이 나오고서 한 달여 만인 1919년 4월 11일 상해 프랑스 조계지에서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했다. 임시정부는 1932년 항저우로 피난할 때까지 14년간 상해에서 항일 투쟁을 주도했는데, 일제의 감시가 심해지고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다섯 번이나 청사를 옮겨야 했다. 현재는 루완취 마땅루 푸칭리의 청사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1926년부터 6년간 사용된 상해 시절 마지막 청사로, 상해 최대 번화가인 신천지의 변두리에 외롭게 자리 잡고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라는 현판이 나붙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쳐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낡고 작은 임시정부 청사와 요원·가족 숙소로 쓰인 영경방 터를 마주한 탐방단은 저마다 탄식했다. 부산사회적경제포럼 소속 황혜란(51)씨는 “세월이 내린 임시정부 청사를 보니 마음이 먹먹하다”며 “먼 타국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배 활동가들의 정신을 새삼 기리게 된다”고 말했다. 상해 시절 임시정부는

“광장으로 나온 ‘매드 프라이드’, 정신장애인 차별 없애는 마중물 될 것”

우리나라 최초의 ‘매드 프라이드(Mad Pride)’ 축제가 오늘(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로 공원에서 개최된다. 매드 프라이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로 정신장애 당사자와 비당사자가 함께 참여한다. 정신장애인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자리다. 1993년 캐나다에서 처음 열린 것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20여개 국가에서 열리고 있다. 축제는 정신장애 당사자와 비당사자의 네트워크 행사, 정신장애인 예술가 작품 전시·판매, 연극·공연 등으로 채워진다. 화려하게 치장한 참가자들이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상징하는 병원 침대를 밀면서 행진하는 ‘배드 푸쉬(Bed Push)’가 백미다. 축제 전날인 25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매드 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정신장애인 김미현(43)씨와 장창현(37·정신과 전문의) 느티나무의원 원장을 만났다. 이들은 정신장애인 예술창작단 안티카의 심명진 대표, 공인인권법재단 공감의 조미연 변호사, 정신장애인 박목우씨 등 10여명과 지난 6월부터 축제를 기획했다. 광장으로 나온 정신장애인… “설렘과 두려움 공존” 매드 프라이드는 안티카가 주최·주관하는 축제다. 김씨도 지난해 여름부터 안티카 소속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1999년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과거 수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만큼 삶을 비관했으나, 현재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 철폐를 위해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한다. 정신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팟캐스트 ‘텐 데시벨(10 decibel)’의 제작자이자, 시집을 두 권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 텐 데시벨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라고 한다. ‘정신장애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는 의미를 담았다. “설렘과 두려움.” 김씨는 매드 프라이드를 앞둔

‘UNGC 코리아 리더스 서밋’ 성료… “인권경영, 선언에서 실천으로 나아가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19 UNGC 코리아 리더스 서밋(UNGC Korea Leaders Summit)’을 개최했다. UNGC의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과 유엔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에 기반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논의하는 행사로, 올해는 정부,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 학계 등에서 35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기업과 인권 ▲SDGs와 비즈니스 기회 ▲기업의 여성역량강화 ▲통일과 SDGs 등을 주제로 분과 세션이 진행됐다. 특히 ‘기업과 인권’ 세션에 큰 관심이 쏠렸다. 참가자들은 국내 공공기관·민간기업의 인권 의식을 높이고, 인권경영의 내재화를 실현할 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인권경영 지침’을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을 마련한 데 이어 모든 기업에 인권경영을 도입하고 실태를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UN CESCR)의 제4차 심의 최종견해에서 ‘기업의 인권실사, 점검의무 법제화’ ‘기업 인권침해 문제해결’ ‘공공조달·보조금 지원 등과 기업의 인권준수 여부 연계’ 등을 시행하라고 권고 받은 바 있다. 김수아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은 “기업활동이 인권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칠 수 있고, 기업의 활동범위가 국제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인권 문제의 위험성·심각성이 커졌다”며 “인권 리스크의 관리 소홀이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인권경영 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1~3단계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경제인 단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인권경영 인식 확산 ▲다양한 형태·규모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마련 ▲기업 인권경영 담당자가 활용할수 있는 실무적인 지침 제시 등 효과를

[CSR 커넥트 포럼-연결의 힘으로 바꾸는 아동·청소년의 미래] ④CJ문화재단 ‘튠업 음악교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결정했습니다. 오로지 ‘기타를 배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만난 ‘튠업 음악교실’은 저를 뮤지션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CSR 커넥트 포럼’에 연사로 오른 기타리스트 이원엽(22)씨가 말했다. ‘워너비(Wanna Be)’라는 활동명으로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기타리스트 겸 공연 기획자로 일하는 이씨는 CJ문화재단의 청소년 사회공헌 프로그램 ‘튠업 음악교실’이 배출한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이씨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고등학교 학력인정 공립 대안학교인 서울 다솜관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프로 뮤지션들로부터 음악을 배우고, 공연하고, 음원 발매 기회도 잡을 수 있는 ‘튠업 음악교실’에 참여하며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 이씨는 “TV나 홍대 클럽에서 볼 수 있는 프로 뮤지션들로부터 살아있는 음악 수업을 받았다”며 “튠업 음악교실이 아니었다면 기타를 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튠업 음악교실’은 CJ문화재단과 사단법인 한국메세나협회가 음악을 통한 청소년의 자아실현·인격성장을 목표로 2012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가수·연주자 등이 다문화학교·소년원 등을 찾아가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뮤지션 1명당 2~4명의 학생을 맡아 집중 교육을 시행한다. 단순히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공연 무대에 오르거나 음원을 내도록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에 방점이 찍혔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다솜관광고등학교, 부산 소년원 등 9개 기관에서 895명의 청소년과 331명의 강사가 참여했다. 민지성 CJ문화재단 부장은 “음악이 위기청소년들과 사회를 묶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학생이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는 등 음악가의 꿈을 가지게

[ CSR 커넥트 포럼-연결의 힘으로 바꾸는 아동·청소년의 미래] ①미래 세대 위해 기업들이 손잡았다

23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굿네이버스가 주관한 ‘2019 CSR 커넥트 포럼’이 열렸다. 올해 처음 개최된 CSR 커넥트 포럼은 사회공헌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국내 기업들이 한 가지 주제로 모여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다. ‘연결의 힘으로 바꾸는 아동·청소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아동·청소년 분야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선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디스플레이, GS칼텍스, CJ문화재단, 현대자동차그룹, 한국타이어나눔재단 등이 각각 수년간 진행해온 아동·청소년 분야 사회공헌 성과를 발표했다. 금교돈 더나은미래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기업과 학계·시민사회 전문가들이 하나의 주제로 모여 CSR의 의미를 짚고, 발전적 대안을 찾는 자리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은 “아직도 많은 아이가 학대·빈곤·가족해체·교육격차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번 포럼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길을 만드는 토대”라고 말했다. 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아동·청소년 복지는 소비가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보호’에서 ‘인적자본의 개발’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공공의 역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 등 민간의 참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 정부의 아동·청소년 대상 복지 지출은 200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0.8%에 불과한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31위”라며 “기업들이 힘을 모아 예방적이고 투자적인 아동·청소년 사회공헌사업을 펴 달라”고 주문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삼성디스플레이는 아동·청소년 분야 대표 프로그램으로 ‘책울림’을 소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이 있는 충남 아산 인근 지역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지원프로그램이다. ▲독서 환경 개선(도서·독서공간 지원) ▲독서 문화 조성(독서프로그램·동아리 지원) ▲독서 인재 육성(멘토링·독서대회·장학금)

‘사랑의 매’도 결국은 폭력… ‘친권자 징계권’ 사라질까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친권자 징계권, 59년 만에 사라질까?   1960년 제정된 ‘친권자 징계권'(민법 제915조)이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아동 대상 강력범죄가 갈수록 늘면서 부모에게 자녀를 징계할 권리를 주는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친권자 징계권을 법에 명시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부모의 자녀 체벌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국제사회도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UNCRC)는 지난 3일 ‘대한민국의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제5·6차 국가보고서 심의에 따른 최종 견해를 통해 “특정 환경에서 여전히 체벌이 합법적이라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징계적’ 처벌을 포함한 모든 체벌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아동단체들은 친권자 징계권 폐지를 위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은 지난달 10일부터 ‘Change 915: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change915.org)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부모 체벌 정당화” vs. “징계권, 체벌 근거 아냐” 친권자 징계권은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징계’의 의미를 따로 정의하지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법이 부모의 자녀 체벌을 합법화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노홍 홍익대학교 법대 교수는 “사실상 친권자 징계권이 자녀 체벌권을 인정하고, 민형사상 면책 사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녀 체벌권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는 전제하에 예외적으로 심각한 경우만 금지한다는 식으로 법 해석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친권자 징계권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지금까지 두 차례 나왔는데, 모두 체벌 행위를 부모의 징계권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겼다. 첫 판결(1986년)에서 재판부는 “수십 회에 걸쳐 폭행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친권자의 징계권 범위에

“나쁜 사장보다 나쁜 제도가 문제… 이주노동자도 똑같은 권리 누려야”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 인터뷰 1998년 네팔서 건너와 첫 직장서 구타당해 이후 이주노조 활동, 이주노동자 권익 대변 고용허가제, 노동자 옥죄는 독소조항 많아 폭행 당해도 사업주 허가 없으면 이직 못해 노동자가 일터 선택할 수 있는 법 도입해야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우리의 인권까지 싼값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지난 15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우다야 라이(51) 위원장이 말했다. 네팔 출신으로 1998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그는 첫 직장인 봉제 공장에서 동료 직원에게 구타당했다. 금속 공장, 가구 공장으로 옮겨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폭행과 폭언, 장시간 노동과 임금 체불이 일상이었다.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 때문에 친근하게 말 붙이던 사람들도 “네팔에서 왔다”고 하면 욕을 뱉었다. 그는 2009년부터 이주노조에서 활동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다. 2014년에는 5대 위원장이 됐다. 2005년 설립된 이주노조는 10년간 법외노조로 머물다 2015년에야 합법 노조가 됐다. 고용노동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포함됐다’는 이유로 설립 신고 필증을 내주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노조법이 규정하는 근로자 범위에 포함되고 자유롭게 노조를 만들거나 가입할 수 있다”며 이주노조 손을 들어줬다. “이주노동자들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내가 운이 좋지 않아서 나쁜 사장을 만나 고생한다’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쁜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고요. 그게 본질이 아니었어요. 고용 허가제라는 이름의 나쁜 제도가 문제였죠. 우리는 ‘나쁜 사장’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없애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고용 허가제는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의 체계적

“단체 떠나도 지역은 남아… 국제개발협력 핵심은 ‘지역민 역량 강화'”

국제개발 비영리단체 ‘캠프’ 대표 이철용 목사 인터뷰 필리핀 불라칸주 산호세델몬테에서는 매년 가을 ‘땅라완(Tanglawan) 축제’가 열린다. 땅라완은 이 나라 말로 ‘빛’이라는 뜻이다. 색색의 손전등을 든 수천 군중의 행진이 축제의 백미. 어둠이 내린 바다를 밝히는 등대가 도시의 상징이라고 하니, 태생이 빛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산호세델몬테에는 태풍 같은 자연재해나 철도 건설 등 국가 개발 사업으로 터전을 잃은 도시 빈민 7만여 명이 모여 사는 ‘타워빌’이 있다. 이곳에 ‘땅라우(Tanglaw)’로 불리는 한국인이 산다. 땅라우도 빛을 의미한다. 주인공은 이철용(56) 목사. 올해로 10년째 타워빌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일하고, 배우고, 치료받고, 서로 연대하는 토대를 쌓는 것이 그가 대표로 있는 국제개발 비영리단체 ‘캠프’의 역할이다. 캠프는 타워빌이 본진이다. 다른 단체들이 한국에 본부를 두고, 활동가를 파견해 사업하는 것과 반대다. 슬로건도 ‘지역에서, 지역을 위해, 지역과 함께’다. “로컬의 문제는 로컬에서 푼다”는 이 대표의 철학이 담겼다. 그는 국제개발협력의 핵심 키워드로 ‘주민 역량 강화’와 ‘선택과 집중’의 두 가지를 꼽는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캠프 한국사무소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올해가 타워빌에서 사업한 지 꼭 10년째다. “변화를 주민들 얼굴에서 본다. 필리핀 사람들은 낙천적이다. 악취가 진동하는 마닐라 빈민촌에도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타워빌은 달랐다. 다들 무표정했다. 일자리가 없어서다. ‘하루에 50페소(약 1200원)를 못 번다’더라. 캠프는 일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고, 주민들은 미소를 되찾았다.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돈 번다는 것에 다들 자부심을 느낀다. ―캠프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보면

“수능보다 기후 위기가 더 무섭다”…‘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10대 500여명 참가

“친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 하나 집회에 안 간다고 해서 무슨 일 나는 게 아니라고요. 저는 행동해야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레타 툰베리라는 한 10대의 목소리에 전 세계가 주목했듯이, 우리의 행동이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겁니다.” 충북 청주에 사는 고등학교 2학년 신모 군은 27일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한창 공부해야할 때 뭐하는 거냐”는 주변의 질타를 뒤로하고 아침 일찍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등학교 3학년 한동연 군, 중학교 2학년 신예나 양, 초등학교 3학년 함윤 군도 이날만은 학교에 결석계를 냈다. 이유는 하나.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Scholl strike for climate)’가 열렸다. 정부와 정치권에 기후 변화를 늦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소년단체 청소년기후행동이 주최한 행사다. 학생, 교사, 환경운동가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70%가 10대 청소년이었다.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는 스웨덴의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그레타 툰베리(16)의 1인 시위에서 출발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한 채 스웨덴 스톡홀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시위를 벌였고, 현재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환경 운동으로 확대됐다. 청소년기후행동 측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각)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모인 각국 정상들은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은 채 ‘노력하겠다’는 공허한 말만 했다”며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에서 살고 싶은 청소년들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결석 시위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체험학습신청서를 제출하고 학교에 가지 않은 학생, 체험학습이 받아들여지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