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사랑의 난방비 지원 사업 13년째 경기도 시흥시 빌라 주택가. 반지하에 위치한 김영희(67·가명)씨의 집엔 화장실 문이 없었다. 현관문을 열자 세면대와 변기가 한눈에 보였다. “어떻게 화장실을 사용하시냐”고 묻자 “새벽에 교회에 가서 사용하고, 집에 와서는 5분 거리에 있는 병원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애초에 정화조가 잘못 설치돼 변기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세면대 수도꼭지를 틀자 온수가 10초가량 쫄쫄쫄 떨어지다 멈췄다. 배수 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반지하라 곳곳에 곰팡이가 퍼져 있었다. 김씨는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데 보일러가 낡고 외부에 있어 실내 온도를 13도로 맞춰도 월 10만원 이상 난방비로 지출된다”고 말했다. 20년가량 건너편 판자촌에서 생활했던 김씨. 평생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을 대신해 자식 둘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식당 일, 중노동 등을 하면서 자식을 키웠건만, 남은 건 허리협착증과 관절염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판자촌이 개발되며 3년 전 이곳 반지하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여름 길에서 넘어져 오른팔 골절상을 당한 이후 요양보호사 보조 일을 하던 것도 그만둬야 했다. 한 달 수입은 노인기초연금(20만원)이 전부. 이 돈에서 매월 저소득층 전세 자금 대출 원금을 6만5000원씩 갚고 나면, 생활비는 10만원 남짓이다. 3년째 전세 1000만원 반지하에 살고 있는 김씨는 집 안에 있는 의류, 가구들을 가리키며 “건너 아파트에서 주워온 건데 쓸 만하다”고 했다. 부양자가 있어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지원받을 수도 없다. 김씨는 “자식들도 학자금, 전세 자금 대출 등 생활이 빠듯해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했다. 올겨울은 유독 춥지만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