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비영리 지형도 분석-④] 행정안전부 산하 공익법인은 어디?…운동단체들 눈길

행정안전부 산하 기부금 상위 10개 단체 중에는 사회운동을 하거나 정치세력을 중심에 둔 곳들이 눈에 띄었다. 이중 대중 모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노무현재단(4위, 65억 7834만원)이었다. 노무현재단은 故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 및 추모사업을 위해 2009년 설립된 곳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등 진보계 인사들이 이사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의원이 이사장이다.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센터’ 건립 준비와 기념사업 등에 43억5000여 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에는 노무현센터 건립을 위해 서울 종로구 북촌 인근의 한국미술박물관을 101억원에 경매로 매입하기도 했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 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한국자유총연맹(7위, 38억4893만원)과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10억7078만원), 새마을운동중앙회(10억6016만원)는 보수적 성격의 사회운동 단체다. 대표적 관변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과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총자산이 각각 1325억, 1119억원에 달해 규모가 막대했다. 1954년 설립된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이 뿌리인 한국자유총연맹은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으로 자유민주주의 국민운동, 교육사업 등을 해왔다. 2010년 초반까지 매년 13억~14억원을 지원받아 왔으며, 2016년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도 38억5789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김경재 총재가 예산 유용 등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을 거치면서, 지난해 국가지원 예산은 2억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2016년 사업에 쓴 돈은 0원이었고, 실제 대부분의 목적사업비를 상용근로자 급여 및 사무비용에 지출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으로 1980년 설립된 이후 ‘한 자녀 더 갖기 운동’,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등 국내외 공동체운동 사업을 해왔다. 역시 관변단체로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와 함께 ‘3대 국민운동단체’로 불려왔으며, 박근혜 정부 4년간 ‘새마을운동 세계화 공적개발(ODA)’ 예산 명목으로 연평균 36억원(총 144억원)의 정부보조금을 받았다. 한국자유총연맹과 달리 공시상 보조금 항목은 0이었지만, 국공모사업(새마을)수입으로 약 31억원을 벌었다. 기부금 수입 10억6000만원 중에서는 기타기부금 항목이 7억4766만원에 달했다. 실향민 중심의 보수단체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는 북한의 5개도와 경기도, 강원도의 7개 이북도민회의 연합체로, 2016년 민간경상보조와 산하단체지원 사업에 9억8000여 만원을 썼다. 

새마을운동중앙회 홈페이지 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새마을운동중앙회와 자유총연맹 등 행정안전부 산하 공익법인에 대한 지원을 대폭 축소했다. 이명박·박근혜 10년의 보수정권 기간 동안 관변단체들에 과도한 지원이 제공됐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 국고보조사업 연장 평가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와 자유총연맹을 지원해왔던 사업(‘밝고 건강한 국가사회 건설 사업’, ‘성숙한 자유민주 가치 함양 사업’)에 낙제점을 주고 각각 ‘단계적 폐지’, ‘즉시폐지’로 분류했다. 특히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가 예산 유용 등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과 소환을 거치면서, 2016년 약 38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던 한국자유총연맹의 예산은 지난해 2억 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행안부 산하 공익법인 중 1년 기부금 규모가 50억원 이상인 곳은 총 6곳. MG새마을금고 지역희망나눔재단(이하 지역희망나눔재단)이 기부금 약 193억6630만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지역희망나눔재단은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2015년 말 85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총 자산은 193억3792만원 상당이었다. 2016년 5월 공식 출범해, 그해 소규모 지역공공프로젝트를 위한 크라우드펀딩대회 지원에 724만원 상당을 지출한 것이 전부였다. 기부금의 0.03%에 불과한 금액이다. 이어 해피빈재단(94억930만), 아름다운재단(68억2765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65억7834만·이하 노무현재단), 아름다운가게(60억5217만), 아름다운 동행(55억8766만) 순이었다. 

자료 : 한국가이드스타, 국세청 홈택스 참고(2016년 공시 자료)

네이버가 출연한 해피빈재단은 국내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온라인 기부 플랫폼을 구축할 목적으로 2009년 설립됐다. 해피빈재단의 주 사업은 기부금 배분으로, 2016년 총 1만2904개 단체에 정기기부로 107억6747만원을 배분했고, 이중 66억4944만원(기업기금 포함)을 재단이 직접 지출했다. 또한 ‘기부 플랫폼’ 구축 명목으로 매월 6000만원을 주식회사 디에이트게임즈(한게임, 엔씨소프트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 게임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온라인 플랫폼), 네이버아이앤에스(경영지원) 등 관계사 3곳에 썼다.

아름다운재단은 각종 공익사업 지원, 공익기금 조성 및 기부문화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 등을 하는 곳으로, 이른둥이(미숙아) 입원·치료비, 양육시설 퇴소 대학생 교육비 지원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업들에 약 16억원을 썼다고 공시했다. 아름다운동행은 2008년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설립한 단체로, 국내 및 네팔·탄자니아 등 해외 아동·청소년 및 소외계층을 지원하는데에 90억원의 사업비를 썼다.

아름다운가게와 행복한나눔은 재활용(재사용) 나눔가게를 운영하고, 각종 공익 사업을 해오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출연으로 2008년 설립된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각지 110여개의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물품기부를 받고, 가게 운영 수익금을 해당 지역의 장애·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데 쓴다. 2016년 아름다운가게는 총 45억5000여만원의 기부물품을 받았고, 14억5000만원을 전국 각지 소외계층 지원에 썼다고 밝혔다.

2008년 설립된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각지 110여개의 ‘아름다운가게’ 매장에서 물품기부를 받고, 가게 운영 수익금을 해당 지역의 장애·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데 쓴다. ⓒ아름다운가게

행복한나눔은 기아대책의 나눔가게 사업·커피판매사업을 담당하는 재단법인이다. 지난 1월 기준 15호점까지 개소했으며, 개인 및 기업의 기증품을 매장과 바자회에서 판매해 경력단절여성 등에게 지원한다. 2016년 기관 지원금으로 5억9000여 만원을 기부받았고, 전국 재활용나눔가게 운영에 1억 여원, 재활용나눔·공정무역 등 구호사업에 7억8000만원을 지출했다.

10개 단체들의 투명성은 어떨까.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는 가이드스타 GSK 2.0 평가 대상에 해당돼 각각 별점 3개를 받았다. 이외 대부분의 단체들은 2016년 의무 외부감사 법인에 해당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별점 평가대상이 아니었다. 해피빈과 한국자유총연맹은 일반관리비(인건비,임대료,통신비 등)로 0원을 사용하였다고 보고해 기부전 투명성 체크리스트에서 불합격점을 맞았다. ☞비영리단체 투명성 GSK 2.0 지수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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