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③ 엔비전스, 전시로 편견을 깨다

어둠속의대화, ‘엔비전스’ “보는 눈을 감고, 통찰의 눈을 떠라.” 지난 28년 동안 유럽·아시아·미국 등 30개국 160여 도시에서 950만 명의 관람객이 경험한 전시 ‘어둠속의대화’의 캐치프레이즈다. 한국에서는 2009년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엔비전스’가 2010년부터 상설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엔비전스는 현재 시각장애인 25명과 비장애인 10명, 총 35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어둠속의대화’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100분간의 전시가 진행된다. 관람객은 오로지 로드마스터에 의지해 시각 외의 청각·촉각·후각 등의 감각만으로 전시를 체험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 북촌에 상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토,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15분 간격으로 하루 총 37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 회차마다 최소 1명에서부터 8명까지 팀을 이뤄 전시를 체험하게 된다. 인터파크 예매를 통해 분기별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전시/행사 주간 랭킹에서 10월~12월 전시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이 앞서지만 끝날 때쯤에는 끝내기 싫을 정도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30년 동안 겪었던 경험 중 단연 최고의 경험”, “꼭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는 등 색다른 데이트나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이 많다. 사실 상설전시장을 열고 초기 몇 년은 적자를 봤지만, 지금 서울 전시장의 누적 관람객 수는 25만 명이 넘는 등 독일 함부르크와 이스라엘 홀론 다음으로 반응이 좋다. 송영희 엔비전스 대표는 “전시 산업은 최소 2년은 지속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엔비전스의 월 매출은 1억에서 1억5000만원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② 오르그닷, 친환경 패션부터 생산자 대안 플랫폼까지

친환경 패션의 선구자, ‘오르그닷’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유니폼이 야구 선수 경기용으로 적합할까?’ 친환경 옷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오르그닷’은 회사의 사활을 건 실험에 들어갔다. 바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의 유니폼 100여 벌을 제작하는 것. 야구 선수들이 슬라이딩을 해도 찢어지지 않아야 하기에, 무려 300㎏의 무게를 견디는 원단을 만들어내야 했다. 친환경 옷이 경기력에 문제가 없단 것을 증명하기 위해 4달간의 개발 과정이 걸렸다. 오르그닷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를 뛸 때마다, 이기기를 빌었다. 결과는 9전 8승. 친환경 원단으로 개발된 옷이 기능성 옷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바로 증명했다. 지난 2010년, SK 프로야구 구단의 유니폼을 친환경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며 ‘오르그닷’은 친환경 브랜드 의류 회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로 8년째 접어든 오르그닷. 이들은 버려진 빈 페트병과 버려진 어망을 이용해 실을 뽑아내고, 무표백‧무형광 면으로 만든 옷, 가방, 앞치마 등을 판매한다. 오르그닷의 대표 제품은 바로 ‘무가공면’ 티셔츠이다. 탈색, 염색 등을 전혀 하지 않고 100% 면으로 만든다. 단점이라면 아이보리색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입는 새하얀 옷들은 모두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제품이다. 형광증백제는 장기간 인체에 사용될 경우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연 매출은 11억원 정도. 홈페이지로 단체복 제작 의뢰를 받아 판매하는 것이 주된 비즈니스다.  올해부터는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Designers & Makers)’라는 플랫폼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쉽게 말해 생산자와 디자이너를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디자이너(회사)는 6000명, 봉제 공장은 500곳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① 동부케어 “마을이 돌봄의 중심입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원, ‘동부케어’ “반와상 상태로 거의 누워 지내시던 어르신이 있었어요. 장기요양보험 3등급에다, 식사도 우유로만 드실 정도였어요. 이분이 다른 기관에서 요양보호사들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종종 해서 다들 도망간 상황이었어요. 저희는 성희롱 시 대처 매뉴얼을 철저하게 교육하거든요. 담당 선생님(요양보호사)이 매뉴얼에 따라 지혜롭게 잘 대처하신 덕분인지, 1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정기적인 돌봄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어요. 이젠 간호사가 한 달에 두 번 정도, 고혈압약은 잘 드시는지 체크하는 정도입니다.” 사회적기업 ‘동부케어’에서 2년 6개월째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양용님(45)씨는 “어르신처럼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고) 증상이 완화된 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양씨는 “실적에 연연하는 다른 기관과는 달리 사회적기업으로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섬김의 자세로 이웃을 돌보는 것을 강조하는 철학이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 경기도 화성에 설립된 ‘동부케어’는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 중풍·치매 어르신 대상 주·야간 보호 서비스,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돌봄 서비스 등 전 세대에 이르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올해로 업력이 9년인 명실상부한 1세대 사회적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은 32억원, 종업원 수는 326명. 이 중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 고용 비율은 54%에 이른다. 매달 600~800명에게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동부케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마을 단위의 돌봄’이다. 김경곤 동부케어 이사는 “노인 한 분을 돌보더라도 요양보호사, 간호사, 작업치료사까지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서비스는 갈수록 통합성과 유연한 시스템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사회 서비스가 적용되기

“아들이 희귀난치성 질환… 제2의 삶이 시작되었죠”

인공위성 개발자서 스타트업 ‘프라미솝’ 창업한 이준호씨 이준호(37·사진)씨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조금 달랐다. 병명은 ‘선천성 거대 모반증’. 신생아 약 2만명 중 한 명꼴로 발견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이씨의 아이는 머리 부분에 커다란 점 같은 모반(母斑)이 많이 퍼져 있어, 뇌로 파고들면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수준이었다. 태어난 지 2주 만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국내에서 선천성 거대 모반증의 권위자라고 소개받은 의사였기에, 그의 말이 곧 신이 내린 말이었다. 의사는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마침 그 시기에 해당 의사 선생님이 개인 병원을 개원했어요. 마취실도, 입원실도 없었어요. 생후 2주 된 애를 마취도 없이 수술을 했는데, 괜찮은 줄 알았어요. 2시간 동안 울면서 수술을 받았어요. 그게 유일한 치료길인 줄 알고 참았죠. 바보같이 1년 반을 그 선생을 믿고 따라가다가, 크게 부작용이 났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큰소리를 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네 새끼면 그렇게 할거냐고요.” 수술날이면 치료 부위를 소독하고 드레싱하는 것도 이씨와 와이프의 몫이었다. 아들은 통증에 몸서리를 쳤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원망과 외로움에 우울해졌다. 설상가상으로 4000만원이 든다던 치료비도 1억원 넘게 청구됐다. 여러 논문을 찾아봤더니, 담당 의사의 치료법에 대해 부작용 논란도 있었다. ‘이런 바보 같은 아빠가 있나.’ 억장이 무너져내렸다. 이씨는 데이터 분석을 기초로 한 정보가 필요하단 생각을 하게 됐다.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제2의 삶 사실 이씨는 잘나가던 인공위성 개발자였다. 그는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출신으로 인공위성의 핵심 기술인 자세 제어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현장 중계] ② 친환경 소셜 벤처, 세상을 이롭게하리라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LG소셜펀드는 LG전자와 LG화학이 친환경 기반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발굴해 성장 자금 및 교육 등을 지원하는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지난 1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LG 소셜펀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에는 사회적 경제 조직 8곳의 프레젠테이션(PT)이 진행됐고, 심사 위원 및 100명의 청중 평가를 통해 사업 자금의 지원 규모(▲크리에이터 3000만원, ▲이노베이터 4000만원, ▲파이어니어 5000만원)가 정해졌다. LG소셜펀드 페스티벌에는 어떤 소셜벤처들이 진출했을까. 2편에서는 크리에이터, 이노베이터 상을 받은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1편 읽기 :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현장 중계] ① 1억원 상금의 주인공은? ) ● 개발도상국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 램프, 루미르  루미르 박제환 대표 루미르 대표 박재환입니다. 첫 번째로 발표할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세상을 밝혀보자는 목표로 전자전기전공 출신들이 조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인도 여행에서 (개발도상국의) 심각성을 알게됐습니다. 아직도 전세계 13억명이 전기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로 양초나 등유로 어둠을 밝히는데, 수입의 30%를 원료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등유 램프는 담배 40개피를 매일 피우는 것과 같을 정도로 호흡기에 좋지 않습니다. 기존에도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태양광 램프입니다. 인도네시아만 하더라도 왜, 아직도 5000만 개에 해당하는 등유 램프를 사용하고 있을까요. 열대우림지역인 인도네시아는 비가 자주 내리고, 흐려서 태양열을 충전하지 못합니다. 리튬 전지 같은 경우 1-2년마다 충전해야합니다. 저희는 날씨의 구애를 받지 않고,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램프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출발점은 등유 연료를 그대로 사용하되, 효율을 극대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LG 소셜펀드 페스티벌 현장 중계] ① 1억원 상금의 주인공은?

지난 11월 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 소셜펀드 페스티벌’이 열렸다. LG소셜펀드는 LG전자와 LG화학이 친환경 기반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발굴해 성장 자금 및 교육 등을 지원하는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20억 원씩, 총 120억 원(무상 지원 및 무이자 대출 포함)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날에는 창업기 사회적 경제 조직(Starting Group) 8곳의 프레젠테이션(PT)이 1부, 2부로 나눠 진행됐으며, 심사 위원 및 100명의 청중 평가를 통해 사업 자금의 지원 규모(▲크리에이터 3000만원, ▲이노베이터 4000만원, ▲파이어니어 5000만원)가 정해졌다. 정부, 학계, 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이 73개 조직을 1차적으로 평가해 PT에 참여할 8개 기업을 선발했다. LG소셜펀드 페스티벌에는 어떤 소셜벤처들이 진출했을까. PT 현장과 심사위원평까지,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가감없이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대회 심사는 ▲사회적 가치(공익성, 친환경성, 혁신성) ▲윤리성 ▲(재무적) 지속가능성 3가지 관점에서 진행됐으며, 기자도 청중 평가단으로 현장에 참석해 한 표를 던졌다. 중복 투표도 가능했으나, 기자는 8곳 중 4곳에만 버튼을 눌렀다. 1편에서는 페스티벌의 대상격인, 파이어니어(5000만원) 상금을 수상한 2곳(그립플레이, 모어댄)의 PT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 3D 프린터로 만드는 장애보조기구, 그립플레이(griplay) 그립플레이 이준상 대표 먼저 동영상을 보시죠. 저희는 3D프린팅 기술로 뇌병변 장애 아동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친환경 소재의 보조 기구를 맞춤 제작합니다. (#심사위원에게 다가서며 악수를 청합니다) 앞에 계신 분은 따뜻한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뇌병변 장애 아동들은 펜을 들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립플레이는 친환경,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 3D프린터로 장애아동용 필기보조기구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버는 사회? 제가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매진 프로젝트 공부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주세호(33)씨의 ‘행복한 상상’은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개인 사업과 취미로 하던 복싱으로 장학금 500만원을 모았다. 생활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더매진(theimagine). ‘더 열심히(더 매진한다)’, ‘더 행복한 세상을 상상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일주일에 한 번, 5시간씩 모여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주씨가 직접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학생들에게 지급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지금은 일단 저부터 시작하는 거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가 정말 행복해질 것 같아요.” 주 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28살의 늦은 나이에 취미로 복싱을 시작한 주 씨는 2015 MBC 프로 복싱 미들급 신인왕에 등극했다. 경기마다 받는 대전료가 쏠쏠했다. “복싱을 하는 순간은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돈이 생기는 거에요. 이 돈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궁리 끝에 대전료를 더매진 프로젝트 장학금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게스트하우스 수익금과 각종 스터디 회비를 통해 장학금을 충당한다. 그렇게 모은 돈이 500만원. 모두 ‘재밌어서 하는 일’이다. “저는 재밌는 일 하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장학금도 받고. 얼마나 좋아요.” ◇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 “나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 전 주 씨는 삶에 회의를 느꼈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고민이었다.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전 시내, 사회적기업 어디까지 가봤니?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양극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주요 과제다. 2016년 9월 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6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총회(이하 GSEF)’에서는 62개국 330개 도시의 1800여명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풀어가고자 머리를 맞댔다. GSEF는 2013년, 세계 도시 시장, 국제기구 대표와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모여서 형성한 민관 협력의 국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2016 GSEF에서는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는 경제적 효율성과 동시에 사회통합, 지속가능한 개발, 경제와 사회·도시 발전과정 운영에 적극적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비영리단체, 사회투자 등 경제적 이윤만이 목적이 아닌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했다. 캐나다 퀘백에서는 실업률이 14%로 허덕이던 경제 위기를 ‘사회적 경제’로 돌파한 대표적인 도시다. 퀘백주의 협동조합 조합원 수(880만)는 인구 수(800만)보다 더 많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에 이어 5번째로 큰 도시. 인구 150만명의 삶의 터전인 대전에서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전 사회적 경제 조직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더나은미래가 지난 9월 탐방한 10곳을 분석해봤다.  ◇ 장애 관련 사회적기업이 강세  특히 더나은미래가 탐방한 대전 시내 사회적기업들 중에는 ‘장애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들이 눈에 띄었다. 장애인재활보조공학기기를 개발,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터치스톤’이 대표적이다. 터치스톤의조영근 대표는 5년 동안 청각장애인을 돕는 기계 발명에 매달렸다. 그는 청각장애인만 인지할 수 있는 주파수를 제공하는 시스템(텔레코일 존)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해외의 공공장소에는 일반 소리를 청각장애인용 주파수로 바꿔주는 시스템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전무했던 현실을 바꾼 것이다. 100번도 넘는 실험 끝에, 휴대폰 이어폰 단자에 꽂기만 하면 텔레코인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에 성공했다.

네팔 대지진의 아픔도 커피 한 잔에 담았습니다

아름다운커피 2015년 4월. 네팔 땅이 순식간에 갈라졌다. 80년 만에 일어난 강도 7.8 규모의 대지진이었다. 8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고, 1만6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로와 통신은 끊어졌고, 86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생겼다. 아이들과 부모는 삶의 터전을 잃었다. 네팔 지진 직후, 여러 국제구호개발 단체들이 현장을 찾았지만, 한국의 공정무역 단체 (재)아름다운커피도 네팔을 찾았다. 아름다운커피는 2006년 공정무역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을 출시하면서 네팔의 신두팔촉 지역의 협동조합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었기 때문. 아름다운커피가 네팔 현지의 커피농가들과 협력 관계를 가진지 꼭 10년째였다. 하지만 네팔 대지진으로 생산지가 파괴되면서, 500여 가구의 조합원 중 35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커피 묘목과 농작물은 그야말로 황폐화됐다. “카페 사장님 대부분은 맛있는 커피보다 ‘균일한 맛’의 커피를 선호해요. 손님들이 그 맛을 기억하고 카페를 찾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는 생산자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원칙이기 때문에, 생산지 상황에 따라 맛이 다를 수 있어요. 더구나 일반 무역상이었다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 지역의 커피 원두를 구매하지 않았겠죠. 원두 크기도 작아졌고, 작년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배소영 아름다운커피 상상마케팅팀 간사) 아름다운커피는 일반 무역상과 달랐다. 생산지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았다. 2015년 9월. 아름다운커피는 ‘성거이(네팔어로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이 함께 네팔의 아픔을 치유하겠다는 뜻이었다. 아름다운커피는 ‘성거이 프로젝트’로 약 1억여 원을 모금해 커피 농가의 자립을 지원했다. 피해 지역 아동들에게 미술치료 프로그램도 지원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네팔로부터 구매한 커피 생두만 100톤가량이다.   ◇ 커피 한 잔에 생산지의 희로애락이 담겨있습니다 

아산나눔재단, 벤처 기부형 비영리단체 지원 사업 ‘파트너십 온’ 3기 모집

아산나눔재단 ‘파트너십 온 3기’ 모집  ‘연간 최대 2억원, 최대 3년까지 지원. 단, 복지 사각지대 청소년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아산나눔재단의 청소년 관련 비영리단체 지원 프로그램 ‘파트너십 온(Partnership ON)’의 핵심 내용이다. 지난 25일, 아산나눔재단은 ‘파트너십 온’의 3기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파트너십 온’은 ‘벤처 기부’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지원 형태가 기존 비영리단체 공모 사업과 크게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돈을 인건비로 쓰든, 사업비로 쓰든 용도 제한이 없다는 것. 또한 기관당 연간 최대 2억원을 최대 3년까지 지원하는 장기 프로그램이다. 기관들은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 된다.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전문가 컨설팅, 교육 등 비재정적 지원도 포함한다.  11월 4일, 서울(연세대학교 공학원, 15시)을 시작으로 7일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 다목적실, 15시), 11일 제주(제주 사회복지협의회 삼다수홀, 15시), 부산(부산YWCA 2층 강당, 15시) 등 전국 4개 지역에서 사업설명회가 개최되며, 11월 1일부터 25일까지 서류 접수를 받는다. 사업 신청 매뉴얼 및 투자신청서 양식은 11월 1일부터 아산나눔재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차선주 아산나눔재단 파트너십 팀장은 “‘파트너십 온’은 청소년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의 성장과 자립에 투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대상 기관의 청소년 지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조직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재정적, 비재정적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파트너십 온’ 1기는 동녘지역아동센터, 드림터치포올, 성모마음, 세상을 품은 아이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자오나학교, 해솔직업사관학교 등 7개, 2기에는 사랑의 힘(꿈이룸학교), 십대여성인권센터, 우리들의 눈 등 3개 기관이 선발돼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변화 속 중국, 소비자의 힘이 점차 더 커질 것”

2016 아시아 CSR 랭킹 해외 연사 인터뷰 “경제개발과 환경 개선을 함께 도모한다.” 중국은 올해 4월, 13·5 규획(제13차 5개년 계획·2016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되는 국가 계획)에 ‘녹색발전’을 키워드로 포함시켰다. 경제 발전, 성장이 주된 키워드였던 중국 사회도 변화 속에 있는 것. 국제 비즈니스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문가인 발라 라마사미(Bala Ramasamy·사진)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경영대학원·CEIBS) 경제학 교수는 “환경과 지속가능성 이슈는 특히 국영 소유 기업들 사이에서 아주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CSR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사회의 공통 어젠다라는 것이다. 발라 라마사미 교수는 “중국에서 회사의 다양한 주요 이해관계자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정부의 규제가 CSR 요소를 준수하는 가장 큰 이유지만, 중국 경제도 ‘소비자 주도 경제(consumer driven economy)’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힘이 강조되고 있다”고 트렌드를 전했다.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로 연결되어 있고, 디지털로 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CSR은 단지 철학적 차원이 아니라, 기업이 이윤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려해야 할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특히 베이징에서는 ‘녹색 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 이노베이션 2025 계획(Beijing Innovation 2025 plan)’에 의하면 환경오염의 주범인 공장(건설, 석유, 화학 등)을 줄이고, 인터넷 산업 부문을 확장시킬 예정이다. 또한 정부 정책 차원에서 2016년 말까지 스모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heavily-polluting factories) 1200곳의 문을 닫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발라 라마사미 교수는 “중국 본토 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인수 합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