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문제 지도로 그리는 사회적 기업의 미래] ⑥·끝 정부와 사회적기업, 진짜 사회문제 해결하고 있을까?

[미래지도 프로젝트] (6·끝) 정부 예산은 과연 국민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문제에 쓰이고 있을까. 사회적기업은 국민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사회문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사회적기업연구소(소장 서재혁), 연세대 공공문제연구소 정부와기업연구센터(센터장 장용석)가 함께 ‘대한민국 사회문제 지도로 그리는 사회적기업의 미래(이하 미래지도)’ 프로젝트 진행 결과, 정부 예산-사회문제 간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정부 예산은 국민이 진정 바라는 사회문제 해결에 쓰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문제 ‘톱3’는 안전 위협(77.6%), 소득 및 주거 불안(14.33%), 노동 불안정(5.23%)이었다. 반면, 현 정부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분야는 교육 불평등(27.1%·약 51조9556억원)으로 나타났고, 세월호 이후 급증한 안전 위협 예산(26.6%·약 50조9743억원)과 보육·정신건강·일, 가정 불균형 심화 등을 일컫는 ‘삶의 질 저하’ 예산(20%·약 38조4378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2013~2014년 정부의 평균 예산 약 307조 중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쓰인 평균 194조9050억원(기획재정부 재정통계)을 신(新)사회문제에 따라 재분류해 차등 분석한 결과다.(국민 인식의 경우, 2012~2014년 조선일보·한겨레·매일경제 종합면 1~4면에 실린 기사 빅데이터 3만1808건 및 트위터·네이버블로그·다음아고라 등 온라인 6개 채널에 최근 1년간 게시된 477만531건을 분석한 결과다.) 정부의 예산 투입 현황은 전문가가 우선순위로 꼽은 사회문제와도 불일치했다. ‘더나은미래’가 안전·가계 부채·부동산·비정규직·청년 일자리·통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50명을 심층 인터뷰하면서 해결이 시급한 사회문제를 순서대로 3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지자 ‘노동 불안정(78점)·소득 및 주거 불안(69점)·안전 위협(54점)’이 꼽혔다(우선순위에 따라 1~3점 차등 배점). 일반 국민과 전문가가 꼽은 사회문제는 우선순위는 다르지만, 톱3 항목이 모두 같았다. 반면

연륜이 빚은 경쟁력 고령 사회를 ‘기회’로

고령친화기업, 그 현장을 가다 바리스타·지역알리미 등 이색 직업에 도전…일자리 얻은 노인, 우울증 극복하기도 메뉴 개발·조리·배달 하는 ‘할머니손맛도시락’ 하루 주문량 1000건, 연매출 4억5000만원 달해 지난 18일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에 있는 ‘할머니손맛도시락사업단’.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감쌌다. 하얀 위생모와 앞치마를 두른 할머니 두 분이 능숙하게 팬을 흔들며 불고기를 볶고 있었다. 갓 지은 밥솥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살피더니 “딱 됐다”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그 옆으론 메추리알, 진미채, 우엉조림 등 반찬을 보기 좋게 담아내는 이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시락 한 상자에 ‘9첩 반상’이 펼쳐졌다. 할머니 6명이 300인분의 도시락을 완성하자, 대기하고 있던 할아버지들이 재빠르게 청주 각 지역으로 도시락을 분리해 배달 준비를 마쳤다. 7년째 도시락 배달을 맡고 있는 연제인(72)씨는 “일을 시작한 후부터 심신이 더 건강해졌어”라며 힘차게 배달차의 시동을 걸었다. ◇손맛으로 연 4억 매출 만드는 ‘할머니손맛도시락’ 할머니손맛도시락은 연매출 4억5000만원에 달하는 ‘지역 맛집’이다. 하루 주문량만 최대 1000건에 달하고, 도시락 메뉴 개발부터 조리 및 배달까지 전 과정을 모두 어르신들이 책임진다. 직원 수는 총 40여명. 모두 65세 이상의 시니어다. 설립 당시 15명에서 무려 3배 정도로 늘었다. 1명당 주 3회 일하고 최대 월급 100만원까지 받는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도시락 업체들과 경쟁 속에서 9년간 성장세를 이어온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비결은 어르신들이 알려주신 오랜 ‘손맛 비법’. 할머니손맛도시락엔 조미료도, 인스턴트 음식도 없다. 메뉴도 매일 바뀐다. 할머니들이 직접 메뉴를 개발하고, 메뉴 중에서

한국은 사회공헌 예산 점점 줄어드는데 CSR 총괄 책임자 늘리는 글로벌 기업

[미래 TALK] 최근 인사철을 앞두고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부서 이동 없이 사회공헌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 침체로 사회공헌 예산을 줄이거나, 해당 부서를 홍보팀·총무팀 등에 흡수시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홍보팀에 소속된 5년 차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기존 업무는 유지되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지니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총무팀으로 흡수된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기존 파트너십 단체에 지원 중단 전화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보다 연차가 높은 담당자들은 오히려 부서 이동 또는 이직을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식음료 중견업체의 사회공헌 담당자 채용 공고가 뜨자, ‘올해의 마지막 이직 기회’라며 5~10년 차 이상 실무자가 대거 몰려들었다는 후문도 들려옵니다. 사회복지 기관, 비영리단체를 거쳐 대기업 사회공헌까지 10년 넘게 전문성을 쌓은 한 실무자는 “회사에 계속 다니려면 마케팅, 홍보 등 다른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부서 이동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반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기업 내에 앞다퉈 ‘지속 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이하 CSO)’를 임명해 적극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듀폰(Dupont), 켈로그(Kellogg), 나이키, 지멘스, 오라클(Oracle), UPS, 이케아 등이 그렇습니다. CSO란 윤리 경영, 인권, 친환경 정책, 밸류 체인(공급망) 등 CSR을 포괄,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를 말합니다. CEO가 바뀔 때마다 CSR 정책과 사회공헌 예산이 바뀌는 한국과 달리, 글로벌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림의 떡’ 돼버린 세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만2156원.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1년간 개도국 발전을 위해 부담하는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비용이다. 2012년 26.6달러에서 2년 새 10달러나 증가했다. 이 돈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한국수출입은행이 운용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이하 EDCF)을 통해 유·무상원조로 지원된다. 우리가 낸 세금은 개도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제대로 쓰이고 있을까. ODA 감시 단체인 ‘ODA Watch’와 함께 캄보디아에서 진행된 코이카와 EDCF 사업 현장을 모니터링했다. “처음엔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더라고요. 비소로 오염돼 마실 수 없어요. 작동도 제대로 안 되고요.” 캄보디아 캄퐁참주 크로치마군에서 만난 주민들은 마을 어귀에 놓인 ‘핸드펌프(손으로 위아래 펌프질을 해 물을 끌어올리는 장치)’를 가리키며 고개를 내저었다. 캄보디아는 지형 특성상 비소 등 독성이 많아 우물을 깊이 파야 하는데, 20m로 얕게 파는 바람에 쓸모없어졌다는 것. 핸드펌프 옆에 놓인 ‘바이오샌드필터(모인 흙탕물을 정수해 식수로 만드는 장치)’ 역시 방치된 지 오래였다. 뚜껑을 열어보자 필터 내부는 녹슬어 있었다. 마을 촌장 츠어이 스러은씨는 “민간 업체에서 이미 수도를 설치한 뒤라, 꼭 필요한 장치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2010년 코이카는 상습 침수 지역인 이 마을에 관개시설 및 농로 구축, 농업 생산성 교육 등 30억원 규모의 농촌 개발 사업을 시작, 3년간 지원했다. 그로부터 5년 뒤 방문한 크로치마군 마을.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코이카가 준설한 저수지와 농업 교육 덕분에 생산량이 많이 늘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충분한 사전 조사 없이 설치돼 결국 버려진 시설을 가리키며 ‘그 돈이 더 필요한

후원자 ‘취향 저격’ 이벤트 봇물… NGO가 달라진 이유는?

달라진 ‘후원자의 밤’ 트렌드 연말 후원자 행사 줄고, 상시 맞춤형 모임 늘어 몸짱 소방관 달력 등 후원자가 직접 모금 이벤트 기획까지 신규 후원자 발굴·모금 위한 대규모 후원의 밤 지속하기도 “1994년 르완다에선 100일 동안 80만명이 목숨을 잃는 대학살이 발생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르완다 아이들이 행복한 성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19일 저녁 7시, 조지 지타우 르완다 월드비전 회장의 이야기를 들은 후원자 100여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사무국에 모인 후원자들은 자신이 돕고 있는 르완다 아이들과 마을의 변화에 대해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월드비전은 2008년부터 진행해온 연말 후원의 밤 행사를 2012년을 기점으로 전격 중단했다. 대신 월드비전 직원들과 후원자들이 만나 궁금증을 해소하는 ‘오픈하우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사업 성과보고회를 토크 콘서트 형태로 바꾼 ‘스토리 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을 수시로 열고 있다. 참여 대상도 후원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확대하고 있다. 김수희 월드비전 홍보팀 과장은 “후원자가 아니어도 관련 이슈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참여의 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월드비전뿐만 아니다. NGO들의 후원의 밤 트렌드가 달라졌다. 연말에 후원자들을 대규모로 초청하는 일회성 행사 대신, 후원자들의 니즈에 맞춘 소규모 행사를 수시로 여는 곳이 늘고 있다. 컴패션은 2009년까지 진행했던 후원의 밤을 중단하고 2011년부터 1000여명이 참여하는 후원자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김윤아 컴패션 홍보팀 대리는 “컴패션을 후원하는 크리스천이 한곳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단체의 정체성과 비전을 다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면서 “후원자로 구성된

“사회공헌 10년 분석… 질적 성장 더 고민해야”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고민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지난 10월 28일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현장에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쓴소리와 격려가 이어졌다. 1부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층 인터뷰 결과 자원과 인지도 부족, CSR과 CSV의 관계 정립, NPO 파트너십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기업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 프로보노 등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지속 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빈곤 퇴치 위한 유엔 포럼 현장, 韓 기업은 한 곳도 참석 안해

SDGs 모르는 한국 기업들 지난 9월 26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민간부문포럼(Private Sector Forum)’ 현장. 글로벌 기업 36곳의 CEO들이 차례로 연단에 섰습니다. 전날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선언된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를 위해 각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이행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SDGs는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기업·시민사회 등 이해 관계자들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 폴 폴만 유니레버 회장 등 전 세계 정부 및 기업 지도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발 빠르게 참여했습니다. 마크 저커버크 페이스북 CEO는 “전 세계를 연결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가장 근본 과제 중 하나이며, 10명이 인터넷에 연결될 때마다 한 명씩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유엔 난민캠프에 인터넷이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최빈국 내 보건의료 시설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2억명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고,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인 에넬(ENEL)은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 가능한 성장에 2019년까지 88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도 케냐 통신회사 사파리콤(Safaricom), 일본 화학회사 스미토모 케미컬(Sumitomo Chemical), 영국 대표 보험사인 아비바(AVIVA), 레고 등 36개 글로벌 기업이 SDGs의 세부 목표에 맞는 이행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포럼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반기문 사무총장이 기업의 책임을 논의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진행한 유엔 민간 부문 포럼에도 한국 기업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임홍재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제 이슈에 동참하는

日 CEO 75% “CSR이 경영 핵심”… 기업의 사회적책임 점점 중요해져

日 기업 CSR 트렌드를 말하다… 토시오 아리마 UNGC 일본협회장 투명한 경영·책임 투자 정부가 규제 만들어 압력 기업에 강력한 효과 있을 것 “지난여름 일본엔 이상(異常)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태풍은 동시다발적으로 일본을 찾아왔고, 지금은 이상 한파(寒波)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미래 세대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란 점을 기업이 깨달아야 한다.” 토시오 아리마(Toshio Arima·사진)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일본협회장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무관심한 기업들을 향해 경고했다. 토시오 아리마 회장은 후지제록스 전(前) 회장(現 고문)이자 CSR위원회 위원장으로 후지제록스의 CSR 전반을 지휘했고, UNGC일본협회장으로서 일본 기업 CEO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알리는 네트워크를 조성, 200개 기업을 UNGC일본협회에 가입시켰다. 그는 또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난민 등을 지원하는 국제구호단체 ‘재팬플랫폼(JPF)’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유엔글로벌콤팩트(이하 UNGC) 한·중·일 각 협회가 주최하는 라운드테이블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토시오 아리마 회장에게 일본 CSR의 트렌드와 전망을 물었다. ―최근 한국은 대기업의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이슈가 화두인 반면,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편이다. 일본은 어떤가. “올해 초 1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도시바(Toshiba)’를 비롯, 일본 대기업 역시 윤리경영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1956년 공장 폐수에 포함된 수은 중독으로 나타난 미나마타병 이후 일본 기업들은 환경 및 기후변화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일례로 1995년 후지제록스는 제품 생산 라인부터 고객이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 이산화탄소 및

23%→33% 기업-NPO 파트너십 늘고, 문화예술·환경… 활동 영역 더 넓어졌다

기빙코리아 2015, 기업 사회공헌 10년 분석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꾸준히 줄어 사회공헌 전담 인력·자원봉사 감소세 상장·비상장, 대기업·中企 간 격차는 줄어 국내 다국적기업, 평균 2억4000만원 기부 9억5000만원 낸 獨, 국내 다국적기업 중 1위 지난 10년간 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5년 0.13%에서 2014년 0.09%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을 앞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상장기업 중 100위 이내 기업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2011년 2.04%에서 2014년 1.95%로 감소한 반면, 101위 이상 기업은 2011년 1.75%에서 2014년 2.14%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 이는 2023개 상장기업과 2만3138개 비상장기업의 기부금 항목을 분석한 결과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상장기업과 100위 이내 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영향을 받지만, 비상장기업과 101위 이상 기업은 상대적으로 독립적·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사회공헌 참여율 ‘V자형’… 자원봉사 참여율·전담 인력 감소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율은 지난 10년간 ‘V자형’ 곡선을 그렸다. 매출액 2000위 기업 중에서 유형별(상장·비상장) 400곳을 표본 추출해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기빙인덱스 2015’에 따르면, 2004년 90.1%였던 사회공헌 참여율은 2008년 62.6%로 급락했다가 2014년 89.3%로 회복세를 보였다. 상장, 비상장 기업 간 격차가 줄어든 점도 눈에 띄는 변화였다. 2008년 상장·비상장 기업 간 사회공헌 참여율 격차는 15.3%에서 2014년 0.4%로 크게 줄었다.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2008년 사회공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2008년 세계

이랜드·인천공항公·신보기금의 미션은? 질문 세례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설명회 대학생·단체 120여명 북적북적… 기관 특성 연계 아이디어가 좋아 기업 외 개인적 프로그램도 OK, 이달 30일까지 홈페이지서 접수 “사회공헌 성과 측정을 어떻게 하시나요? 성과 측정 툴도 공모전 사업 계획서에 반영되면 좋을까요?” 지난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제1대회의실에서 열린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설명회 현장. 기업별 사회공헌 공모 주제가 발표되자,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사회공헌 문화 확산을 위해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마련한 국민 참여형 공모전이다. 이랜드·인천국제공항공사·신용보증기금 등 세 기업의 미션·가치·사업 전략에 부합하는 맞춤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공개 모집, 선정된 기획안을 시상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및 단체 12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최근 대구로 이전한 신용보증기금은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궁주현 신용보증기금 대리는 “대구에 있는 공공기관들과 1년에 두 번씩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공헌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 기관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모한다”면서 “단발성, 이벤트성 프로그램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그룹 계열사인 한강유람선 ‘이랜드크루즈’, 호텔&리조트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자연별곡’ ‘애슐리’와 연계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한다. 정기혁 이랜드복지재단 팀장은 “이랜드그룹 브랜드가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수진 인천국제공항공사 과장은 “공항 시설만 활용하거나 인천 지역에 집중된 사업보다는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 3곳 외에도 개인의 직업

경제적 성공만 보고 책임 회피하는 기업… 더이상 용납해선 안 돼

콘퍼런스로 방한하는 맬럭 루스벨트그룹 회장, 폴크스바겐 사태로 본 기업윤리를 말하다 “지난 10년간 범죄와 악이 미국 월가를 지배했다. 당장의 결과에 눈이 멀어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는 CEO가 많았다. 경제 위기 이후 기업 윤리에 대한 CEO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이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사진) 회장이 최근 미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맬럭 회장은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크·리더십 전략을 컨설팅하는 미국 루스벨트 그룹의 CEO로, 23개 산업군별 7500개 기업 CE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의 집행위원, 미국 국무부와 상원, 템플턴 재단 위원으로 일했고, 예일대를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윤리 경영·기업 지배 구조를 가르치고 있다. 20년 넘게 CSR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윤리 경영과 관련된 저서를 15권 출간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맬럭 회장은 오는 11월 4일 롯데그룹·ARCON이 공동 주최하고 ‘롯데면세점’이 후원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참석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기업 윤리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윤리 경영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유명 증권 중개회사 MF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의 CEO들은 투자 심리를 악용해 위험성을 숨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속여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기업도 있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과 시민들의 비판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이 공정 무역·노동자 인권·친환경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