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 같은 자연재해나 살충제 사용 등으로 인해 꽃가루를 옮기는 동물·곤충이 사라지면, 세계적으로 연간 최대 1350억 달러(164조원)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영국 농업환경연구센터 연구진은 최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세계화와 꽃가루 매개자’ 논문을 ‘사람과 자연’ 저널에 발표했다. 새, 곤충 등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 매개자들이 사라질 경우 세계 식량 시스템도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 수분 매개자의 손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과 그 외 지역 경제에도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 설명이다.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는 커피·코코아 같은 수분 작물 수출이 주요 소득원이며, 고소득 국가에서는 지역의 식량 수요를 국제 무역에 의존해 충족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꽃가루 매개자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를 세 가지로 구분해 작물 생산량과 시장 가격 변화를 추정했다. 첫 번째는 부채가 많은 가난한 나라에서 매개 곤충이 감소하는 경우다. 재정 상태 등이 취약해 꽃가루 매개자 감소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두 번째는 악천후, 가뭄 등 자연재해의 상황에서 꽃가루 매개자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세 번째는 화학 살충제 사용량이 많은 경우다.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영국·독일·일본 같은 대규모 선진국 경제가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국가가 받은 피해의 영향력은 다른 국가로 퍼져 나갈 수 있다. 분석에는 세계식량기구(FAO)가 기록한 2005~2015년 140국, 74개 주요 작물의 무역 데이터를 활용했다. 부채가 많은 빈곤국에서 수분 매개자가 사라지면 전 세계적으로 48억~163억 달러(5조8300억~19조8000억원)의 손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