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6일(목)
우크라 사태 장기화, 세계 경제 뒷걸음… “우크라 국민 90% 빈곤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1%p 이상 하락하고 물가는 2%p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측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90% 이상은 빈곤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1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제적·사회적 영향과 정책적 의미’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쟁은 세계 경제 성장을 지연하고 더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각) 폴란드 남동부 프르제미슬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폴란드 남동부 프르제미슬 기차역에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OECD는 지난해 12월 2022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2023년이면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주요 경제 지표가 코로나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정점을 찍고 2023년에는 전 세계 평균 3%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예측을 수정했다. 올해 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1%p 넘게 하락하고, 물가는 2%p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종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생산이 10% 이상 감소하고, 물가는 15% 가까이 올라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전망은 전쟁이 시작되고 첫 2주 동안 금융 시장, 원자재 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최소 1년 동안 지속한다는 가정에서 나왔다. OECD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GDP 규모는 작지만 주요 식품과 광물, 에너지 자원의 대규모 수출국”이라며 “이미 이 시장에 상당한 경제적·재정적 충격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전 세계 GDP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하지만 밀(30%), 옥수수·광물질·비료·천연가스(20%), 석유(11%)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다.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스펀지 티타늄, 반도체에 들어가는 아르곤과 네온, 우라늄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주로 생산한다. 러시아는 자동차 촉매변환기에 사용하는 팔라듐, 철강 제품과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니켈 시장에서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지역은 유럽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지역은 러시아와 경제적 유대관계가 깊지는 않지만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소득이나 지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도상국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선진국보다 물가가 더 크게 상승하고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제 전망도 잿빛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16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민 90%가 빈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인구의 3분의 1이 빈곤선 이하로 추락하고, 1년 이내에 62%가 추가로 빈곤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 경우 지난 18년 동안 우크라이나가 쌓아온 사회·경제적 성과가 모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정부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으로 최소 1000억 달러(약 121조2900억원) 상당의 건물·도로·다리·병원·학교 등 물리적 자산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기업의 50%는 완전히 문을 닫았고, 나머지 절반은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아킴 슈타이너 UNDP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비극적인 인명 손실과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인간의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의 전쟁이 가져올 영향이 분명해지고 있지만, 이 암울한 궤적을 멈출 시간이 아직 있다”며 “경제 쇠퇴나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들이 느끼게 될 고통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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