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혼자 견디는 소녀, 엄마 손길로 보듬어주세요

편부·조손가정 여자 아이, 초경·속옷 등 대처 어려워굿네이버스 女兒 지원 사업 ‘소녀야, 너는 반짝이는 별’여성용품 담은 선물 전하고 성장·진로 멘토링도 마련 은수(가명)는 열네 살이다. 학교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은수를 유일하게 반기는 사람은 할아버지다. 시각장애 1급인 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해 일을 나갈 수 없다. 부모님은 이혼하고 난 뒤 연락이 끊겼다. 은수는 할아버지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지내왔다. 지난해, 초경을 하기 전까지는. 그날 은수는 막막했다. 생리대는 어디서 사야 하는지, 어떻게 착용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없었다. 친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다. 친구들도 그런 걸 물어보진 않았기 때문이다. 문득 잊고 지내던 엄마의 빈 자리.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여아 지원 캠페인, 2년간 시민 2만명 동참 저소득 가정의 여성 청소년이 매달 겪는 생리적 현상에 대응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통계청이 5년마다 발표하는 ‘아동종합실태조사'(2013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저소득 가정의 아동은 약 38만명. 이 가운데 여성 청소년(9~17세)은 13만여 명에 이른다. 2년 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깔창 생리대’ 사건은 그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여성으로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월경. 이를 두려움과 공포로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어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사회 전반에서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여아 지원 사업이 꾸려졌고 개인 후원도 고개를 들었다. 그해 10월 굿네이버스는 국내 NGO 단체 가운데 최초로 대규모 여아 지원 캠페인 ‘소녀야, 너는 반짝이는 별’을 기획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약 4100명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이를 기반으로 이듬해

청년 세상을 담다 ‘공익 콘텐츠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 2개 부문 4개 팀 수상

‘2018 청세담 공익 미디어 콘텐츠&공익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이 12일 오후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내 스페이스 라온에서 열렸다.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공모전은 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5주년을 맞아 청세담 수강생과 동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 가치를 담은 공익 콘텐츠 기획안들은 현직 기자들의 심사를 거쳐 총 4개의 수상팀이 가려졌다. 시상은 미디어 콘텐츠 부문 3개 팀과 프로그램 부문 1개 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사회에1조’ 팀은 공익 이슈 분석과 함께 전문가의 해결방안을 담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아이디를 제출해 우수상으로 선정, 상금 100만원과 콘텐츠제작 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 ‘미디어눈’ 팀은 공익 관련 도서 리뷰를 영상 콘텐츠화하는 아이디어로 우수상에 선정됐으며, 상금 100만원과 콘텐츠제작 지원금 50만원을 받았다. ‘가챠바우챠’ 팀은 사회서비스 바우처 부정수급에 관한 기획기사를 제안해 우수상을 받았다. 가챠바우챠 팀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수여됐다. 프로그램 부문 우수상에 선정된 ‘마음은우승’ 팀은 현대해상과 함께 청소년 공익 유튜버를 양성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상금은 100만원이다. 이번 공모전에 선정된 콘텐츠 아이디어는 오는 12월까지 최종 결과물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이동형 더나은미래 이사는 “많은 참가자들이 심사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의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채식이 지구를 살린다”…국내 첫 ‘채식영화제’ 개최

환경재단, 국내 최초 ‘채식영화제’ 열어 채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인 1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채식 인구가 늘면서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 소수의 문화로 여겨졌던 채식이 주류 문화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재단은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채식을 주제로 한 영화제를 지난 달 29일 개최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2018 채식영화제’에는 이틀이라는 짧은 영화제 기간에도 무려 10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채식은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 올해 ‘채식영화제’에는 독일 다큐멘터리 ‘100억의 식탁’을 비롯해 ‘고기를 원한다면’(네덜란드), ‘나의 언덕이 푸르러질 때’(프랑스) 등 세계 5개 국가에서 제작된 작품 6편이 초청됐다. 이미경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배지테리언(vegetarian)의 어원은 ‘온전한’ ‘건강한’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베게투스(vegetus)”라며 “채식에 대한 관심은 ‘나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인 ‘100억의 식탁’은 ‘우리의 식탁에 어떤 음식을 올릴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인류학자에 따르면, 오는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이르게 된다. 인류는 세계 기아를 막기 위해 농업을 고도화시켜 더 많은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 곡물 생산량의 약 70%는 동물 사료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사람들이 육식 위주의 식단을 추구하면서 동물 사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탓이다. 영화는 주민이 먹을 작물 대신 동물 사료로 수출할 콩을 재배하는 모잠비크 주민들의 생활과 독일·영국·미국에서 일어나는 도심 농장 프로젝트를 대비하며 ‘지속가능한 음식 생산’에 대한 묵직한 고민을

“국회 속 세금 도둑 잡는 날… 특활비 영수증 전시회 열 것”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비영리단체 설립 10개월 만에 국회 특활비 사실상 폐지 성과 꼭꼭 숨은 돈을 쫓는 남자. 하승수(50)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영수증을 남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국회 특수활동비 등 이른바 ‘깜깜이 예산’을 파헤친다. 국회 특수활동비는 교섭 단체, 위원회, 의원 외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60억원 규모로 편성된다. 하승수 대표는 뜻있는 비영리 활동가들과 함께 비영리단체 ‘세금도둑잡아라’를 설립했다. 활동 10개월 만인 지난달 16일, 국회는 62억원 규모의 특활비를 내년 10억원으로 대폭 낮추며 ‘사실상 폐지’를 선언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국민권익위원회, 대법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다섯 기관은 특활비 전면 폐지를 결정했다. ◇특활비·정책개발비·특정업무경비… 줄줄 새는 세금 “이번에 국회 예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저도 몰랐던 항목을 여럿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특활비와 업무추진비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입법 및 정책개발비’라는 것도 있고 ‘정책자료집 발간 및 발송비’ ‘특정업무경비’라는 항목도 있어요. 국민에게는 생소한 눈먼 돈이죠. 이렇게 알게 모르게 집행된 예산이 500억원 정도 됩니다. 이걸 제대로 썼는지 확인해보자는 거죠.” 지난 10일 마주한 하승수 대표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국회를 상대로 ‘정보공개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맡은 소송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국회 특활비와 업무추진비 및 국회의장단의 해외출장비’와 ‘정책자료집 발간·인쇄비 및 특정업무경비’는 모두 1심에서 승소, 이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피감 기관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승소를 확정한 소송도 있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증빙서류 공개소송’의 경우 2만 쪽에 이르는 자료를 열람해

[Cover Story] 그 많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비영리’는 없었다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 외면받는 비영리단체내년도 일자리 예산 23조원, 중소·사회적기업에 혜택 쏠려비영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소속 청년들 ‘상대적 박탈감’ 현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일자리안정자금 등 이번 정부 들어서 청년 일자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2019년도 예산안’ 역시 일자리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청와대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은 23조5000억원으로 올해(19조2000억원)보다 22%나 늘었다. 지원 대상도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이리저리 살펴봐도 ‘비영리단체’를 위한 지원이나 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서 사실상 비영리는 소외돼 있다.   ◇부처별 40여 개 일자리 정책 추진… 비영리단체 위한 지원은 전무 정부는 현재 부처별로 약 40개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고용노동부의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은 ‘청년내일채움공제’다.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만15~34세)이 3년간 총 60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600만원)과 정부(1800만원)가 함께 돈을 적립해 30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제도다. 올해 이 제도에 편성된 예산은 425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비영리단체에 취업한 청년은 청년내일채움공제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용부가 제시한 시행 지침에는 ‘비영리 목적의 사업자, 법인, 단체, 조합, 협회’를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미 취업한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도 마찬가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해당 제도들은 중소기업 인력 이탈을 막고 장기 재직을 장려하기 위한 ‘성과보상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맞춰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도 비영리는 제외된다. ‘국가·지자체 등으로부터 인건비·운영비 등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기관은

내년 471兆 역대급 예산안에 ‘비효율’ 우려

정부가 2019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70조 5000억원으로 확정한 가운데, 복지·고용 분야 예산의 효율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도 복지·고용 분야 예산은 162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분의 1이 넘지만, 대부분 보조금 형식의 일시적인 재정 확대라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정부예산안 총지출 규모는 470조5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428조8000억원보다 9.7% 증가했다”면서 “반도체, 금융 업종 등 법인의 실적 개선과 법인세율 인상으로 국세 수입이 11.6% 늘었다”고 예산 증액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예산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한 2009년(10.6%)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예산안의 핵심은 복지와 고용이다. 실제 복지·일자리 분야에서 증액된 예산(17조 6000억원)은 올해 예산 증액분 41조 7000억원의 42.2%에 달한다. 그만큼 이 분야가 내년 정부 정책의 핵심 분야라는 얘기다. 하지만 예산안을 뜯어본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 보조금 형식의 예산으로는 소득격차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돈을 직접적으로 쏟아붓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제도는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년 일자리가 늘지 않는 건 공공부문이 비대해졌기 때문인데 신산업 육성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다”라며 “예를 들어 AI 산업을 키운다고 하면서 정작 사람은 없는 상황인데, 이러한 기술 개발에 세제 혜택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으로라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보건복지부 예산은 72조 4000억원으로 올해(63조 2000억원)보다 14.6% 증가했다. 일자리 예산의 경우 올해 19조 2000억원에서 22% 증가한 23조

아동 보호 최전선의 상담원들 폭염 속 길거리에 나선 까닭은?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에게 들어본 ‘릴레이 1인 시위’ 배경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아동 보호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이 거리에 섰다. 뙤약볕 아래 몸을 곧게 세우고 팻말을 들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의 직원들이다. 아보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는 2001년 아보전 출범 이후 첫 집단행동이다. 이들은 왜 현장이 아닌 광장에 나오게 됐을까. 장화정(54)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을 만나 40일간의 투쟁을 되돌아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동 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고 판단했어요. 수많은 아이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인력과 예산으로는 전국의 아동 학대 사건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고, 수많은 회의 끝에 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릴레이 1인 시위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모두 거리로 나와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합니까?” 장화정 관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보전은 학대 아동을 발견하고 치료·예방 사업을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전국에 배치된 62곳 상담원 715명이 지자체 226곳을 맡는다.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는 3만4185건으로, 5년 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 장 관장은 “상담원들이 24시간 당직 근무 체제로 일해도 쏟아지는 신고 건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상담원 한 명이 연 50건 가까이 담당하는 이런 위태로운 구조를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시위 시작과 동시에 진행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6만5060명이 동참했다. “청와대가 답변 의무를 갖는 20만명이 넘었으면 좋았겠지만, 6만명도 정말 많은 숫자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111년

[우리 옆집 난민 ①] “자유 찾아 한국 온지 3년…태극마크 달고 세계 챔프 되는 게 꿈”

[우리 옆집 난민 ①] 카메룬서 온 ‘난민 복서’ 길태산 855명. 난민법이 마련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획득한 사람의 숫자다. ‘난민’이라고 불리는 이들에게도 가족이 있고,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고향이 있다. 다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뿐이다. 더나은미래는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난민들을 만나 보는 ‘우리 옆집 난민’ 시리즈를 연재한다. 다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총 5회 연재하며 1회는 지면에, 나머지는 더나은미래 홈페이지에 싣는다. -편집자 주 한국 프로 복싱 수퍼미들급 챔피언 길태산(31). 본명은 장 두란델 에투빌, 카메룬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주관 수퍼미들급(76.19㎏ 이하) 한국 타이틀 매치에서 이준용(27) 선수를 6라운드 TKO로 꺾고 챔프 자리에 올랐다. 올해로 한국 생활 4년 차인 길태산 선수를 지난 16일 천안 돌주먹복싱체육관에서 만났다. 서툰 한국어 탓에 인터뷰는 프랑스어로 진행됐다. ◇한국에서 얻은 것은 ‘자유’ 그리고 새로운 ‘가족’ “자유(la liberté)! 난 이제 자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평온합니다.” 길태산 선수가 두 팔을 양옆으로 펼치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고국인 카메룬에서는 군 소속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 카메룬은 폴 비야(85)가 36년째 장기 집권하는 독재국가다. “카메룬에서의 생활은 폭력과 가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할 때면 군 당국의 가혹 행위가 이어졌어요. 다쳐도 자비로 치료해야 했고, 월급도 받지 못했습니다. 관리자들이 중간에서 가로챘죠. 반항하면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운동과 장사를 병행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죠.”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든 싫든 월급에서 자동으로…’기부 당하는’ 직장인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내 대기업에서 운용하는 임직원 급여 기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자발적 기부’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의 월급 일부를 거두지만, 사실상 ‘반강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LG그룹 임직원의 월급 명세서를 보면 ‘우수리’라는 명목으로 1000원 미만 금액이 매월 빠져나간다. ‘우수리’는 물건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사측은 모두 개인 동의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직원들 이야기는 다르다. LG그룹 직원 A씨는 “입사할 때 서명해야 하는 여러 서류 사이에 기부 동의서가 끼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부하기 어렵다”면서 “회사에 갓 합격한 신입 사원이 그런 문제로 인사팀과 승강이를 벌이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기부를 철회할 방법도 마땅찮다. A씨는 “소액이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기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부 철회 방법을 알아봤는데 방법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결국 그냥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를 그만두기 전까지는 직원 대부분이 반강제적 기부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 ‘기부 당한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한다. LG전자의 ‘2017-2018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업장 임직원의 99.8%가 우수리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LG그룹의 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B씨는 “동료와 술자리에서 반강제 월급 기부 얘기를 꺼낸 적이 있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거 얼마 된다고’였다”면서 “십시일반으로 모으면 억대에 이르는 돈인데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철강 회사 포스코의 임직원들은 급여 일부를 회사 공익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부 조건은 ‘월급의

도시를 식히는 법, ‘대프리카’서 찾는다

대구시는 어떻게 ‘전국 최고 폭염도시’ 오명을 벗었나 대구는 대표적인 ‘폭염도시’다. 지난 1일 강원 홍천이 41.0도까지 치솟으며 1942년 8월 대구의 기록(40.0도)을 경신하기 전까지, 76년간이나 역대 최고기온 타이틀을 지켜왔다.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더운 도시지만, 실제로 지난 10년간을 돌아보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강릉(37.1도) ▲2011년 고창(36.7도) ▲2012년 영월(38.7도) ▲2013년 김해(39.2도) ▲2014년 밀양(37.9도) ▲2015년 의성(38.7도) ▲2016년 영천(39.6도) 등이 연간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올여름도 마찬가지다. 대구 평균기온은 서울보다도 1~2도 낮다. 이러한 기온 역전 현상은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니다. 대구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도심에 나무를 심고, 물을 흐르게 했다. 펄펄 끓어오르는 도시를 식힐 수 있는 해법을 대구에서 찾아봤다. ◇나무를 심자 도시가 식었다…나무심기 올해로 23년째 대구는 지난 1996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온 ‘도시 식히기’ 정책으로 여름 기온을 관리해왔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문희갑 시장 시절 시작된 ‘푸른대구 가꾸기’다. 대구시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심에 나무 3677만3958그루를 심었다. 사업비로만 1조2142억원을 들인 장기 프로젝트다. 대구 시내에는 가로수가 마치 터널을 이루듯 그늘을 형성한 곳이 많다. 범어로 교차로에서 대구파티마병원까지 이어진 약 3㎞짜리 가로수가 대표적이다. 도로 양옆과 중앙분리대에 뿌리내린 3열의 ‘히말라야시다’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또 팔공로는 은행나무 가로수길, 달구벌대로는 느티나무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로 유명하다. 김옥재 대구시 공원녹지과 주무관은 “지난해부터는 2021년까지 5년간 1000만 그루 추가로 심을 목표로 해당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이다 못해 공격적인 나무심기 정책은 대구의 도시숲 면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림면적은 9.91㎡다.

‘스트레스 프리존’으로 학생 정신건강 관리한다

-서울시·초록우산어린이재단,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업무협약 체결-서울 6개교에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 위한 ‘스트레스 프리존’ 조성 예정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서울시가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돕는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Stress Free) 디자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소년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은 서울시가 과도한 학업 부담과 경쟁적인 학교 환경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10대를 대상으로 지난 2016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교내에 ‘스트레스 프리존’을 만들어 학생들이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와 우울증 여부를 진단하고, 이를 휴식∙테라피∙소통∙놀이 등으로 관리하는 활동이다. 이번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을 비롯해 허인 KB국민은행장, 윤미영 교원그룹 미래콘텐츠연구실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서울시와 시내 6개교(창신초, 성내중, 영상고, 경복비즈니스고, 경일고, 미림여고)에 스트레스 프리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대상학교 선정과 디자인 컨설팅 등을 도맡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학교별 워크숍을 통해 아동과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실시설계와 시공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협약식에는 KB국민은행이 6억원, 교원그룹이 1억4000만원의 후원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건넸다. 해당 기금은 서울시 초∙중∙고교에 스트레스 프리존을 설치하는데 전액 사용된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하루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마음 편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스트레스 프리존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고 말했다.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사회공헌 앞장서요”

한미약품, 화성시 취약아동들 위한 가구 제작 사회공헌헌혈캠페인·의약품지원·자선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1일, 화성시자원봉사센터 1층 대강당. 강당 문을 열자 천연원목 냄새가 흠씬 풍겼다. 화성시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희망가구제작’ 봉사활동 현장이다. 이날 아이들이 사용할 가구를 만들기 위해 일일 목수로 변신한 이들은 한미약품 임직원. 화성시 내 보육원의 낡은 가구를 새것으로 바꾸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 “내 손으로 만든 가구, 아이들에게 보낸다니 뿌듯” 한미약품은 지난 2월 화성시자원봉사센터와 자원봉사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매달 화성시 내 보육원과 요양원을 돕는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희망가구 제작도 그중 하나다. 이날 가구 제작에 참여한 임직원은 100여 명. 5명이 한팀을 이뤄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다. 각 팀은 가구공방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서랍장, 책상, 책장 등을 만들어 나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22개의 가구를 완성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강한빛나 한미약품 e-컨텐츠팀원은 “의미 없이 보내기 쉬운 주말을 봉사활동으로 채우게 돼 기쁘다”며 “내 손으로 만든 가구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완성된 가구는 화성시에 있는 신명아이마루 보육원으로 보내졌으며, 일부는 화성시 지역아동센터로 전달됐다.  ◇보건의료·문화예술 등 다양한 영역서 나눔문화 실천 임종호 한미약품 사회공헌팀 전무이사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약회사로서 여러 사회공헌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며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38년째 이어진 제약업계 최장기 공익사업 ‘사랑의 헌혈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매년 상반기·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지금까지 임직원 7322명이 참여했고, 누적 혈액량은 234만3040cc에 달한다.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