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1년간 법안 9882건 발의, 아동 관련 5.4%에 그쳐
21대 국회 1년간 법안 9882건 발의, 아동 관련 5.4%에 그쳐

21대 국회 출범 이후 1년간 발의된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 비율이 전체의 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국회의원 입법 활동을 분석한 아동 의정활동 모니터링 보고서 ‘5.4%의 목소리’를 21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난 2020년 5월30일부터 1년간 발의된 법안은 총 9882건이었고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은 533건(약 5.4%)에 그쳤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0대 국회 출범 1년차(3.7%) 때에 비해 1.5배 높게 나타났지만, 우리나라 아동 인구 비율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법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동폭력 방지(46.3%) ▲장애·기초보건복지(16.3%) ▲가정환경·대안양육(15.6%) 순이었다. 정당별 발의 현황을 살펴봤을 때, 아동·청소년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발의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354건(66.4%)이었다. 이어 국민의힘 129건(24.2%), 무소속 11건(2.1%), 국민의당 8건(1.5%), 열린민주당 7건(1.3%), 정의당 5건(1%),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 각각 1건(0.2%)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7건은 위원장 발의 법안으로 확인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선거연령, 피선거연령, 정치활동 등 분야에 아직 개정해야 할 법안이 많고, 입양이나 돌봄 관련 법에서 구체적인 입법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국회에서 발의된 아동·청소년 법안 중 가결된 법안은 26건(4.9%)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발의 법안의 가결률인 7.5%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에 전달될 예정이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20일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 활동가들이 '기후대선' 실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대선 주요 후보를 상징하는 인형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기후단체, 대선 후보들에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 촉구

청년기후단체들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들에게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 개최를 촉구했다. 20일 청년기후단체네트워크 플랜제로(Plan 0)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요구는 제20대 대선을 최초의 ‘기후대선’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1순위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랜제로에는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학생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 청년기후긴급행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영국, 독일,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은 최근 선거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의제 중 하나로 다뤘고, 후보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도 개최한 바 있다”고 했다. 앞서 플랜제로는 이재명, 안철수 등 대선 주요 후보들을 상대로 ‘기후위기 원포인트 토론회’ 참여 약속을 받아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 기후위기 토론회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윤석열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다. 이날 플랜제로는 “젊은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모든 일을 떠맡길 생각이 없다”면서 “우리의 손으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기후대통령을 자처하는 후보들을 면밀히 검증하고 비판하며 그들이 직접 토론장으로 나와 전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국제개발 NGO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은 지난 1965년부터 네팔과 필리핀을 중심으로 보건의료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네팔 티카풀 지역에서 진행한 모자 보건과 코로나 방역 교육에 참여한 여성 자원봉사자들. /로즈클럽인터내셔널 제공
로즈클럽인터내셔널, 네팔 산간 마을에 의료 지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640㎞ 떨어진 산간 마을. 자동차로 23시간 걸리는 오지 마을에 모처럼 외부 손님들이 한자리에 모여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국제 개발 NGO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이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이어온 보건 의료 지원에 쓰던 의료 기자재들을 지역사회에 넘기는 이양식(移讓式)이다. 지난달 8일 로즈클럽인터내셔널은 코이카와 함께 민관 협력 사업 ‘네팔 티카풀 지역 보건의료 역량 강화 사업’ 종료를 기념하면서 2억2000만원 상당의 부동산과 의료 기자재를 티카풀병원 측에 이관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코이카 네팔사무소장, 로즈클럽 프로젝트 매니저, 티카풀병원장, 티카풀 시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네팔 보건 의료 사업은 크게 의료·방역 장비 지원과 의료진 역량 강화 교육 등으로 이뤄졌다. 티카풀병원에 이양된 물품은 디지털 엑스레이(DR) 검출기, 마취기계 등을 포함한 47종에 이른다. 이 물품들의 소유권은 지난 12월 31일부로 티카풀병원으로 완전히 이전됐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티카풀병원과 티카풀시청, 티카풀 지역 12보건소에 선별 진료소와 격리 병상을 구축하고 산소 응집기 등을 포함해 총 1억700만원 규모의 방역 물자와 기자재를 지원했다. 의료진 역량 강화 교육에는 티카풀병원의 내시경 전담 의사와 간호사, 마취사 등 29명이 참여했다. 특히 영상의학 진단 자료를 데이터로 저장할 수 있는 ‘의료영상 저장 전송 시스템(PACS)’을 전수하기 위해 한국인 전문가가 현지에 직접 파견됐다. 이를 통해 티카풀병원 내 7개 진료과에 시스템을 연동하면서 협진 체계를 구축했다. 환자들의 진료 대기 시간은 줄어들고 의료진은 더 정밀한 판독과 진단을 통해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됐다. 또 병원 중증 환자실 구축 교육(HDU&ICU), 병원 전 직원 대상 병원 폐기물 시설 관리 교육,

(왼쪽부터)김경일, 신지영, 김상현, 전중환, 최샛별, 김헌 교수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 ‘제2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하 ‘미래지식 포럼’)’이 다음 달 17일 오후 1시부터 현대차정몽구재단 유튜브와 네이버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미래지식 포럼’은 매년 연초 한 해를 관통할 ‘키워드’를 정한 뒤 여러 교수가 각자의 학문적 관점에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독특한 형식의 대중 강연이다. 평범한 우리 모두의 삶에 힘이 되는 지식을 전하는 게 미래지식 포럼의 취지다. 2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의 키워드는 ‘선택’이다.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큰 주제 아래 ▲인지심리학 ▲국어국문학 ▲수학 ▲사회학 ▲진화심리학 ▲서양철학 등 각 분야의 학자 6명이 통찰력 넘치는 강연을 펼친다. 1세션 연사로 나서는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좋은 선택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지심리학 관점에서 들려준다. 2세션 연사로 참여하는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반팔과 반소매, 당신의 선택은?’이라는 주제로 일상의 언어에 가려진 이데올로기와 편견이 어떻게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지는 3세션에서는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가 ‘기계의 선택, 믿어도 될까’라는 주제로 컴퓨터가 가진 태생적 한계,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의 지성에 대해 설명한다. 2부에 진행되는 4세션에서는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MZ세대가 MBTI에 열광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선택하는 삶을 끊임없이 갈망하면서도 선택을 주저하는 2030 세대의 딜레마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5세션에서는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인간은

디지털 예술 작가 비플의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은 지난해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달러(약 820억원)에 팔려 NFT 판매가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 /크리스티 제공
NFT, 모금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모금 시장 틀 깨는 가상자산 ‘가상자산 보유자는 기부에 관대하다.’ 최근 암호화폐와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투자자들이 대거 기부에 참여하면서 모금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자선단체 피델리티채리터블은 지난해에만 암호화폐로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모금했다. 전년 암호화폐 기부액 2800만달러 대비 5배를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10월 피델리티채리터블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상자산 소유자의 45%가 1000달러(약 120만원) 이상을 기부했다. 주식 투자자 중 1000달러 이상 기부한 비율은 이보다 낮은 33%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넘어 NFT로 모금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 국제구호기구 유니세프와 아프가니스탄 최대 여성 인권단체 ‘우먼포아프간우먼(WAW)’ 등은 자체적으로 NFT 작품을 판매해 기금 조달에 나섰다. 디지털 자산인 NFT에는 구호 프로젝트의 내용을 담을 수 있고,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의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돼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환전 수수료와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돈도 아낄 수 있다. 또 계약 조건에 따라 첫 판매 이후 2차 시장(secondary market)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원저작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어 추가적인 기금 마련의 가능성도 열린다. 가상자산의 부상, 모금 시장의 전환 ‘NFT 모금’ 시대가 열렸다. 유니세프는 지난달 10일(현지 시각) 설립 75주년을 기념해 NFT 컬렉션 1000개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활용해 유니세프가 직접 판매하고, 수익금은 아동 교육 사업 기금으로 활용된다. 현재 제시된 작품 하나 가격은 0.175ETH(이더리움 단위). 1000개가 모두 팔렸을 때 최소 7억원을 모금하게 된다. 관건은 ‘완판’ 여부다. 유니세프는 지난달 23일 사전 구매

2022 시민아이디어 지원사업 풀씨 8기 모집
숲과나눔, 시민 아이디어 지원사업 ‘풀씨’ 8기 모집

재단법인 숲과나눔이 시민 아이디어 지원사업 ‘풀씨’ 8기를 오는 25일까지 모집한다. 풀씨는 가정과 일터, 지역사회를 지속가능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의 실험적인 아이디어 활동을 장려하고 새로운 시민운동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지원사업에는 환경·안전·보건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활동​이면 개인과 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다. 활동 형태 역시 캠페인,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 제작, 출판 등 제한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숲과나눔 관계자는 “지역, 경력, 단체 규모, 단체 등록 여부 등 무관하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 심사를 통해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 프로젝트 지원금으로 최대 300만원을 받게 된다. 활동 기간은 오는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이다. 이번 풀씨 8기는 최대 50개 팀을 선발해 최대 1억5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심사 기준으로는 ▲아이디어의 참신성(30%) ▲계획의 실현 가능성(30%) ▲사회적 가치(20%) ▲확장성(20%) 등 크게 네 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접수 마감은 25일이며, 선정 결과는 2월11일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숲과나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행복의 크기와 강도에 집착하지 않고 만족의 빈도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 진화적 관점에서도 강자”라고 했다.
행복, 얼마나 자주 느끼고 계신가요?

[신년 인터뷰]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김경일(52)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하루 일정은 빠듯했다. 낮 12시 30분. 약속된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가 끝나면 곧바로 분당으로 이동해 연달아 회의 2개를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요즘 여러 대중 강연을 통해 ‘스타 교수’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에 강연이 올라오면 조회 수 10만회 정도는 쉽게 넘기고, 50분짜리 긴 강연도 100만회를 넘긴다. 심리학의 문턱을 낮춘 그의 강연에는 늘 ‘행복론’이 담겨있다. 새해를 닷새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게임문화재단 사무실에서 김경일 교수를 만났다. “행복의 빈도를 높여라”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확신을 가져라”고 주문하는 그에게 행복의 조건을 들어 봤다. 잘 선택한다는 것 ―지금 행복하십니까? “3시간 전에 행복했고요. 내일 오후 5시에는 행복할 거예요. 이게 제 답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지금 행복하냐’고 묻는 건 ‘지금 기온이 몇 도야?’라고 질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행복은 상황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본인만의 ‘행복 전략’이 있습니까? “적당히 근시안적으로 살아요. 번아웃이 올 정도로 일하면서 일정 중간에 친구와 막창을 먹는 약속을 끼워넣는다거나 커피 마시고 수다 떠는 시간도 따로 만들어두는 거죠. 연료를 주입해야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요.” ―행복은 어쩌면 잘된 선택의 결과가 아닐까요?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는 건 나머지를 버린다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좋아서 하는 선택 같지만 사실은 싫어하는 걸 제외한 걸 선택하는 거예요.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나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결정이 쉽고 빠릅니다. 많은

현대차정몽구재단 제2회 미래지식포럼 개최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하는 ‘2022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포럼’이 2월 17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생중계로 열립니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선택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미래지식포럼에서는 ‘선택’을 키워드로 여섯 가지 주제 강연이 펼쳐집니다. 우리가 내린 선택들이 모여 미래를 어떻게 바꾸는지, 이런 선택들이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인지심리학·수학·서양철학·국어국문학·진화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연사로는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나섭니다. 강연은 1·2부로 나뉘어 진행되며 세션별로 40분씩 강의가 진행됩니다. 연사들이 패널로 참여하는 ‘질의응답 및 토론’ 시간도 1부와 2부 끝에 각각 30분씩 마련됩니다. 포럼은 현대차정몽구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지난 20일 만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매년 투입되는 막대한 복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정부 차원의 복지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복지 국가로 가는 길… “제도 신설보다 리모델링 해야”

[인터뷰]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우리나라 복지 제도는 선진국 구색을 모두 갖췄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한번 나서서 복지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는 정리 작업을 할 단계에 왔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서상목(74)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중앙정부에서 주도하는 복지 서비스만 해도 수백개가 넘는데, 지방정부 차원 서비스도 수백 개라 너무 방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면 돈은 돈대로 쓰고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상목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세계은행(WB) 소득분배과 경제조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사회개발부문 부원장을 지내면서 빈곤정책과 사회보장 제도를 다룬 복지 전문가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해 13, 14, 15대 국회의원, 김영삼 정부 때인 1993~1995년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유엔 사회복지 부문 자문기구인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의 첫 한국인 회장으로 선출됐다. “사회복지협의회는 민간에서 일어나는 복지 활동을 조정하고 관과 민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도록 사회복지사업법에 명시돼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 역할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복지기관이 부처별·지역별로 각각 분리돼 있고 복지 서비스의 우선순위도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어요. 예산을 집중적으로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서 회장은 사례로 노인복지를 들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하죠. 그런데 제도가 없나요? 4대 보험에 장기요양보험, 국민기초생활 보장법도 그간 많이 진전됐어요. 전국에 복지시설도 많죠. 그런데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냥 구색은 갖추고 ‘펀칭 파워’란 게 없기 때문 아닐까요.”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전국의 종합복지관,

지난달 30일 LG의인상을 받은 백낙삼(왼쪽)씨는 지난 54년간 부부 1만4000쌍에게 무료 예식을 지원했다.
시상식 없는 LG의인상… ‘숨은 영웅’ 169명 발굴했다

무료 진료, 빵 나눔, 전 재산 기부… “남 도울 때 가장 행복해요” 1967년 6월 1일. 경남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예식장인 ‘신신예식장’이 문을 열었다. 예식장 주인인 백낙삼(90)씨는 개업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주고 있다. 지난 54년간 이곳에서 1만4000쌍이 예식을 치렀다. 백씨는 이들을 위해 예식장 대관부터 신랑·신부 예복, 메이크업까지 기념사진 비용만 받고 지원해왔다. 직접 주례도 맡는다. 이 같은 사회봉사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고, 지난달 30일에는 LG복지재단이 선정하는 ‘LG의인상(義人賞)’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백씨는 지난 16일 더나은미래와 한 통화에서 “마산에서 길거리 사진사로 시작해서 돈을 제법 모으게 됐고, 2층 건물을 사들인 뒤 그곳에 사진관과 무료 예식장을 열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결혼할 때만 해도 돈이 없어서 예식도 못 올리고 고생 많이 했다”면서 “나처럼 돈이 없어 결혼식도 못 하고 애태우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쁘다”고 했다. 백씨는 지난 2005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남을 돕는 일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고 그 덕에 나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100살까지는 무료 예식장을 운영해야죠.” 의인 169명 선정… 장기 봉사자 발굴 확대 조용히 선행을 베푸는 의인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LG복지재단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이어 2015년 LG의인상을 제정해 시상해왔다. 첫해 3명 시상을 시작으로 매년 30명가량 선정해 지금까지 의인 총

코로나 사태 2년… 사회재난 겪은 이웃에 1788억 지원

사랑의열매 ‘사회백신 프로젝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동네에서 돌봄 의료를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 ‘마을간호스테이션’을 만들어가고 있다. 병동 중앙에 의료진이 대기하는 간호 스테이션을 마을에 두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을 꾸려 병원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왕진, 방문 간호, 재활 치료, 24시간 응급 의료 지원 등을 제공한다. 현재 서울 은평구에서 추진 중인 마을간호프로젝트는 올 4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진행하는 ‘사회백신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4년간 지원을 받게 됐다. 이용자도 100명 가까이 된다. 사회백신 프로젝트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재난으로 돌봄, 건강, 교육, 고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지원하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신규 복지 서비스를 발굴·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1회 차 사업에는 살림의료사업을 포함해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중증 장애인 교육 격차 해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노인 건강 유지 맞춤 서비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이주민 재난 지원)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취약 가정 아동 대상 생활 기술 증진 프로그램 개발)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컨소시엄(돌봄 플랫폼 활용 복지 공동체 구성) 등 6곳에 총 40억원이 지원됐다. 현재 심사 중인 2회 차 사업은 12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사랑의열매가 코로나 집중 지원에 투입한 기금만 1788억원이다. 지난해 초 진행한 ‘2020 코로나19 특별 모금 캠페인’과 올해 마련한 ‘2021 대한민국 사회백신 나눔 캠페인’ 모금액을 합친 액수다. 이러한 기금을 포함해 사랑의열매의 기초생계 지원을 받은 이웃은 연간 41만1819명, 보건·의료 지원 기관은 4514곳으로 집계됐다. 팬데믹과 같은 사회 재난으로 발생한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도 대대적으로 벌였다.

사랑의열매는 폐지 수거 등으로 생활하는 자활 활동 참여 어르신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 16억원을 투입한다고 17일 밝혔다.
“폐지 모으는 어르신께 따뜻한 겨울을”

사랑의열매, 16억 규모 월동기 지원사업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코로나19에 취약한 자활 활동 참여 어르신들을 위해 16억원 규모의 월동기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17일 사랑의열매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을 위해 전국 17개 시·도 지회를 통한 지원사업에 16억4800만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생계 유지를 위해 폐지 수거 등을 하며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은 기본적으로 저임금·과노동 문제를 겪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으로 폐지조차 구하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은 지방자치단체 추천을 받은 자활 활동 참여 어르신 대상으로 진행된다. 생계·주거비와 의료비 지원은 물론 배분 협력 기관과 함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등 복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상균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이웃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에겐 이번 겨울이 어느 때보다 춥다”면서 “이번 지원을 비롯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복지사업들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는 지난 9월 추석 명절 지원을 진행하면서 자활 활동 참여 어르신을 대상으로 약 6100만원 규모의 생계·주거비, 지역화폐,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저소득 어르신 가정 100가구에 과일·음식 등으로 구성된 추석 명절 키트를 전달한 바 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