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2일(수)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식량안보, 시장 안정될 때 준비 시작해야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우전쟁)으로 촉발된 세계 식량위기는 올들어 잦아들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올해 2월 식량가격지수는 129.8포인트로 11개월 연속 하락했고, 2022년 최고점 대비 18.7% 감소했다. 이번 식량위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0년 대비 32% 더 높지만 우리나라에서 식량위기는 이미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하다. 요즘은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가 되려면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농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는 어떨까?”다. 나의 대답은 늘 똑같다. “우리 농업이 아주 부족해 보인다는 건 투자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게 많고,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그렇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농산물 수입대국 영국의 스마트팜 굴기

영국 농업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네덜란드는 ‘첨단 원예농업’, 스페인은 ‘유럽의 텃밭’, 프랑스와 독일은 ‘농업 대국’ 등으로 저마다 이름을 드높였지만 유독 영국만은 예외였다. 영국 음식에 대해 불평하는 게 세계인의 에티켓처럼 통용되고 있지만 영국 농업도 그 음식만큼이나 개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10년 후에도 식량을 생산할 수 있으려면

맑은 가을하늘과 천연색 단풍이 무르익어가는 정선의 고랭지 밭에서는 수십 명의 일꾼이 일사불란하게 천궁(川芎)을 수확하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온 계절노동자들은 해발 900m에서 맞는 서늘한 기후가 익숙지 않은 듯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분주히 움직이던 일꾼들은 순식간에 수확 작업을 끝내고 다른 밭으로 옮겨갔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헬로트랙터’가 바꾸는 아프리카의 농업

세계 최대 농기계 기업인 ‘존디어(John Deere)’에서 케냐의 스타트업 ‘헬로트랙터(Hello Tractor)’에 투자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거대 기업이 25명 근무하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는 게 생소했다. 어떤 배경에서 투자가 이루어졌는지 좀 더 깊이 들여다봤다.  아프리카의 농기계화율은 매우 낮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농경지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우리에게도 아리아드네의 실이 필요하다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는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을 지나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리아드네 공주가 전해 준 실타래 덕분이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보면서 현대는 정보전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한다. 무차별 폭탄을 쏟아붓던 과거의 전쟁은 드론을 통해 정밀하게 관측하고 정확도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수직농장은 미래 농업의 주연이 될 수 있을까?

재생에너지 100%, 물 사용량 90% 절감, 무농약, 푸드마일 95% 감소, 그리고 식량자급률 향상. 만약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채소가 도시민의 식탁에 오른다면 농업의 혁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 대부분은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농장이 햇빛 대신 LED(발광다이오드) 빛으로 작물을 재배한다면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해조류는 ‘소 산업’을 구할 수 있을까?

세계에는 약 15억 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이 소들은 연간 70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우리나라가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소 사육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40%는 메탄으로 주로 소가 되새김질할 때 위 속에서 밖으로 배출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효과가 28배나 더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가뭄과 농업, 우리의 식량은 안전한가?

도시에 사는 대부분은 봄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 시기에 울진에서 또 산불이 났습니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어간다는 게 조금씩 실감 나기도 합니다. 예전엔 가뭄이 들면 정치인들이 농촌을 찾는 뉴스가 가끔 나오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것마저 뜸합니다. 요소수 사태가 터지고서야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식량위기로 다시 본 농업의 미래

“농업은 선진국형 산업이다.” 이미 농장주의 평균연령이 67세인 늙어가는 농업을 보면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농업을 산업이라기보다 지켜야 할 유산이라고 느끼는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국토의 대부분은 농촌이고, 국민 대부분은 농민의 후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을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봄 여행은 농촌으로

봄이 왔습니다. 코로나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전염병에 시달려 왔지만, 지금까지 잘 살아왔듯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를 지나 또 어떤 바이러스가 찾아오더라도 우리는 잘 이겨낼 것입니다. 이번에는 RNA 백신이라는 걸출한 과학기술 덕분에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냉면 한 그릇

냉면은 메밀가루에 고구마 전분을 섞어 적당히 쫄깃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슴슴한 국물에 올곧음을 잃지 않고 질긴 듯 무심하게 끊어지는 면발은 ‘내가 뭘 씹은 거지?’ 하는 의문이 들 때쯤 까칠한 식감이 혀를 감싸고 쌉쌀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더러 순 밀로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