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복지재단,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 연다
365일 연중무휴 운영
100% 봉사, 100% 기부로 운영
오는 7월, 서울역 인근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무료급식소가 문을 연다. 이름하여 ‘아침애(愛)만나’. 이랜드복지재단이 지난해 8월부터 준비한 무료급식소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작동된다. 거리의 노숙인뿐만 아니라 쪽방촌 일용직 근로자, 청년 등 이용 대상의 제한은 없다. 한 끼 식사가 절실한 배고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아침애만나 조식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제공되며 일요일엔 12시부터 2시까지 중식이 지원된다. 급식소는 노숙인들의 생활 터전인 서울역 1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해있으며, 공휴일 관계없이 365일 연중무휴 운영된다.
사실 서울역 주변에 여러 곳의 무료급식소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11시쯤부터 중식을 제공한다.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이 조식 제공 무료급식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다.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몇몇 단체에게 조식 제공을 제안했지만,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중 인천 일대 5개 교회(마가의다락방교회, 방주교회, 필그림교회, 필그림선교교회, 길튼교회)와 서울역 쪽방촌에 위치한 하늘소망교회의 연합인 ‘마가공동체’에서 흔쾌히 협력의 뜻을 밝혔다. 연합체를 이끄는 구재영 하늘소망교회 목사는 “노숙인부터 독거노인, 가출청소년, 취업준비 청년 등 누구든 찾아와 한 끼를 먹고 따뜻한 하루를 보내는 게 우리의 유일한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총 6개 교회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돌아가면서 배식을 진행하게 된다. 매일 봉사자 약 10명이 요리부터 안내까지 전부 담당한다. 일요일에는 예배 시간을 피해 중식만 제공하지만, 나머지 요일엔 모두 중식과 석식 ‘도시락 배달 서비스’까지 계획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해 급식소를 찾아오지 못하는 쪽방촌 거주민 100여명과 서울역 광장에 머무는 거리 노숙인 200여명을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은 무료급식소 관련 장소·설비·운영비 등을 지원하며, 마가공동체 봉사활동을 돕는다. 재단 내 일부 직원들은 봉사자로도 참여한다.
아침애만나의 키워드는 ‘존엄한 한끼’다. 단순히 식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서 환대를 받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무료급식소 개소를 준비하면서 봉사 단체를 중심으로 방문객 응대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이 매뉴얼에는 기본적인 인사법부터 자리 안내, 예절 교육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이윤정 이랜드복지재단 본부장은 “급식소에 방문하는 분들이 ‘타인으로부터의 존중’을 채우면서 자립 의지가 발현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노숙인, 쪽방촌 거주자 등 다양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새로운 삶을 계획하도록 돕고 싶다”고 전했다.
아침애만나는 100% 기부와 100% 봉사로 운영된다. 마가공동체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봉사 시스템은 갖춰졌지만, 재단은 기관과 단체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동참을 원할 경우, 급식소 환경개선 지원부터 정기 후원, 봉사 참여 등으로 함께할 수 있다. 현재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환경개선 집수리에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2024년 하반기 자원봉사자도 모집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이랜드재단 자선플랫폼 에브리즈 내 ‘진행중 모금함(everys.co.kr/Campaign/)’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oil_lin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