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기부 플랫폼 ‘눈사람’
뉴스 사연 주인공에 기부창구 열어… 9개 프로젝트서 기부금 2800만원
‘뉴스가 이슈를 한 번 다루는 데서 그치지 말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지난해 12월, SBS는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이 결합한 새로운 기부 플랫폼 ‘눈사람’을 오픈했다. 뉴스에 나온 도움이 필요한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만든 것.
이슬기 SBS 브랜드전략팀 차장은 “방송사의 사회공헌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공신력과 확산력이 강점인 뉴스 플랫폼에 기부가 가능한 툴이 더해진다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획 배경을 전했다.
뉴스를 보다 특정 사연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SBS 홈페이지에 접속해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에 들어가면 된다. 5000원부터 500만원까지 기부 가능하다. 애초에 정한 목표액을 달성할 경우 SBS 임직원이 모아둔 사회공헌기금에서 같은 금액만큼 매칭된다. 모금이 완료되면 SBS는 투명한 기부금 사용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지 결정한다.
방송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얼마나 모일지 보도국에서도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취재파일에만 살짝 붙여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8시 뉴스로 넘어갔어요. ‘에너지 빈곤층 시리즈’로 시작했는데 8시 뉴스 방송 처음으로 내보내고 다음 날 11시에 확인하니 몇 시간 만에 600만원 가까이 모였더라고요. 100만원 이상 기부한 분들도 계셨고요. 뉴스가 신뢰성을 갖고 있다 보니 크라우드 펀딩을 하기에 좋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이슬기 차장)
지금까지 총 9개 프로젝트(기사 34건)에 대해 1195명이 기부, 약 2800만원이 모였다. 추위에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김순이 할머니’ 사연에는 950만원이 넘게 모여 단일 사례 중 최고 액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자들 반응도 좋았다. 본인이 발굴한 사례가 직접적인 후원으로 연결되는 걸 눈앞에서 목격하기 때문. “기자 인생 10년 중 가장 보람 있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 4개월 성공적이었던 파일럿 기간. SBS에는 이제 파일럿 프로젝트를 넘어 정식 사이트와 모델을 구축할 준비 중이다. 태스크포스(TF)도 꾸려졌다.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의 만남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