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폐현수막 발생량이 지난 대통령선거 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전국 폐현수막 발생량은 각각 1314.8t과 1418.1t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20대 대선이 치러진 작년 1~4월 발생량(1110.7t)보다 많으며, 전국동시지방선거 기간인 같은 해 5~7월 발생량(1577.4t)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발생한 폐현수막의 재활용률은 24.7%(675.7t)에 그쳤다. 44%(1210.8t)는 소각됐고, 나머지는 아직 보관 중(24.6%·672.7t)이거나 매립 등 기타 방법(6.4%·173.7t)으로 처리됐다. 현수막은 폴리에스터·테드롱·면 등이 섞인 합성섬유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썩지도 않고, 소각 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다.
폐현수막이 급증한 원인은 올해 1월부터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다. 옥외광고물로 분류되는 현수막 게재 시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신고해야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관한 현수막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당 현수막이 늘면서 민원도 증가했다. 정당 현수막 관련해 시·도에 접수된 민원은 개정 옥외광고물법 시행 전 3개월간 6415건에서 시행 후 3개월간 1만6350건으로 120%가량 폭증했다.
어린이·노인·장애인보호구역 등엔 정당 현수막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지난 5월 9일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탓에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5월에도 정당 현수막 관련해 3680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박대수 의원은 “국회 입법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제22대 총선이 6개월 후로 다가온 만큼 정당별 현수막 발생량을 조사하고, 현수막 제작·판매자에게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