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기술로 기후위기 극복한다… 소풍벤처스 ‘월간 클라이밋’ 개최

“전통적으로 기후 문제는 환경이라는 큰 주제의 한 부분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기후위기는 여러 이슈를 뛰어넘는 이른바 ‘메가트렌드’가 됐죠. 그러다 보니 환경과 기후라는 두 이슈가 충돌하는 현상도 벌어지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원자력입니다. 탄소배출이 없는 기후친화적인 에너지원인데, 방사성 폐기물 등으로 인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필수불가결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롭고 창의적인 기술로 새로운 에너지원이 등장해야 합니다.”

이옥수 한국딜로이트그룹 상무는 27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월간 클라이밋(Monthly Climate)’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신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처럼 정치적 결정에 따라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창의적인 기후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옥수 한국 딜로이트그룹 상무는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선 보유 기술이 탄소를 얼마나 감축할 수 있는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소풍벤처스
이옥수 한국딜로이트그룹 상무는 “기후기술 스타트업의 핵심은 보유 기술로 탄소를 얼마나 감축할 수 있는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풍벤처스

소풍벤처스의 ‘월간 클라이밋’은 창업가를 중심으로 한 기후 네트워크인 임팩트클라이밋네트워크의 정기 프로그램이다. 매달 기후 문제와 관련된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관련 산업 동향과 유망 스타트업 사례를 공유한다. 이번달 주제는 ‘정책과 규제를 기회로 만드는 기후기술 스타트업’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와 탄소감축 이행방안이 담긴 ‘국가기본계획’ 발표에 맞춰 관련된 핵심내용을 짚고, 변화하는 정책과 규제 속에서 스타트업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을 짚어보는 ‘씨 인사이트(C:Insight)’,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만들어갈 새로운 시장과 기회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씨 스타트업스(C:Startups)’ 등 2부로 진행됐다. 발표자로는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 ▲이옥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상무 ▲정태랑 레디로버스트머신 대표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 ▲최현준 카본사우르스 대표 ▲김경학 케빈랩 대표가 나섰다. 이날 오프라인 행사에는 기후리스크 컨설팅사, 기후기술 스타트업 등 관계자 120명이 참석했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승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는 지난 21일 발표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생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을 분석하고 기후기술 스타트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승완 대표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전환·산업·건물·수송 등 네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탄소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며 “수송분야 탄소감축 솔루션 중 하나인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제주에서 시작해 전국 단위로 스케일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라 스타트업엔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기술 스타트업 발표에선 산업 연료 전환, 탄소배출량 측정 의무, 건축 에너지 효율 강화 등 탄소중립 정책과 규제에서 기회를 찾는 4곳의 사례가 소개됐다. 건설기계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회수해 연료 효율을 향상시키는 ‘레디로버스트머신’, B2B기반 탄소 회계 플랫폼 ‘탄소중립연구원’, 기업용 탄소 중립 플랫폼 ‘카본사우르스’, 소프트웨어 기반 건물 에너지 관리 플랫폼 ‘케빈랩’이 연단에 올랐다.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는 "현재 기업 내에서 직간접적 탄소배출량을 파악하는 스코프1,2의 경우는 면밀히 파악하고 있지만 제품의 유통과정, 생산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스코프3 영역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소풍벤처스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는 “현재 기업 내에서 직간접적 탄소배출량을 파악하는 스코프1,2의 경우는 면밀히 파악하고 있지만 제품의 유통과정, 생산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스코프3 영역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소풍벤처스

레디로버스트머신은 굴착기 등 건설기기에 압력펌프인 어큐뮬레이터(Accumulator)를 장착해 움직임 중 발생하는 유압에너지를 재사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정태랑 레디로버스트머신 대표는 “건설 부문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탄소 다배출 산업”이라며 “레디로버스트머신의 어큐뮬레이터를 통해 건설기기 사용으로 인한 연간 탄소배출량을 약 30% 감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소배출량 측정과 공시를 사업화한 스타트업 탄소중립연구원의 이민 대표는 “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탄소인 스코프 1·2(SCOPE 1·2)에 대한 대응은 잘 하고 있지만, 스코프 3의 경우 탄소 회계 분석 프로세스를 파악하기 어려워 대처에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들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생산 외에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구독 서비스 등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추적해 전과정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서영 소풍벤처스 기후네트워크 TF 팀장은 “기후문제를 기술과 솔루션으로 해결하려는 혁신가와 스타트업이 많아지면 기후문제 해결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월간 클라이밋을 통해 매월 기후분야의 시의성 있는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관련 산업 동향과 유망 스타트업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원규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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