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20개 사회적기업에 경영 컨설팅·사업비 지원… 매출 17.3% 고용률 15.9% 늘어나

한화그룹 사회공헌

“중고물품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한화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공감토크(함께 더 멀리)에서는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 총장으로부터 해외 우수 사례를 듣고, 모의 투자 설명회를 통해 사회적 기업 역량을 키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제공=한화사회봉사단
지난 2월, 한화와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공감토크(함께 더 멀리)에서는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 총장으로부터 해외 우수 사례를 듣고, 모의 투자 설명회를 통해 사회적 기업 역량을 키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진제공=한화사회봉사단

지난해 12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중고 물품 전문매장 ‘마켓인유(Maket in you)’를 오픈한 김성경 ‘자락당’ 대표의 말이다. 자락당은 중고 물품을 사고파는 매장을 열어 자원의 재순환을 확산하고 바람직한 소비 문화를 확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4년 넘게 중고 물품 벼룩시장을 열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포구 공덕동(늘장)과 서울대까지 총 3개의 매장을 열었다. 매장을 오픈하자마자 매달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경영 컨설팅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한화그룹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자락당은 4000만원을 지원받아 3개의 매장을 열고, 마케팅 전문가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았다. “저희 매장에선 고객의 중고 물품에 대해 매입형과 위탁형으로 나눠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가져온 중고 물품 가격을 저희가 1만원으로 책정하고 고객이 이에 동의하면 3500원(35%)을 고객 계좌로 즉시 입금해드리는 형태가 ‘매입형’입니다. 반면, 고객이 자신이 판매하고 싶은 가격을 직접 매기고 2주 정도 이를 매장에 맡겼다가 팔릴 경우, 해당 가격의 70%를 고객에게 드리는 형태가 ‘위탁형’입니다. 그동안 수수료가 높은 매입형이 유리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영 컨설팅을 받아보니 오히려 거래 단가가 높은 위탁형이 수익이 높더군요. 이에 위탁형의 비율을 높였더니 수익성이 130%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화그룹은 2012년부터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자본 및 경영 노하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환경 사회적기업을 선정해, 1년간 사업비 지원과 경영 컨설팅, 1대1 멘토링, 교육·판로 개척 위한 모의 투자설명회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2년간 총 38개 사회적기업이 선정됐고, 2013년 컨설팅을 지원받은 20개 사회적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액 17.3%, 고용률 15.9%가 증가했다. 건물 옥상이나 벽면을 녹화해 생태복원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 ‘거름’, 부산 지역 친환경 웨딩 문화를 만드는 ‘에코인블랭크’ 등은 세 자릿수 이상 매출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김현 한화사회봉사단 매니저는 “단순히 재정 지원에 끝나지 않고, 각 사회적기업이 가진 고민에 맞춰 경영 컨설팅과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기업 ‘언니네텃밭’ 역시 2년 새 매출이 세 배가량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2008년 설립된 언니네텃밭은 텃밭 농사로 수확한 깨끗한 농산물들을 꾸러미로 만들어 판매하는 친환경 사회적기업이다. 강원 횡성, 전남 영광 등 전국의 여성 농민 생산자들 250여명이 17개 공동체를 이뤄 친환경 제철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드는 만큼 어려움도 많았다.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자본금이 부족했고,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적었다. 김 대표는 “마케팅, 홍보, 경영 전반에 걸친 컨설팅으로 돌파구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언니네텃밭은 매달 경영 컨설팅을 받으면서, 중·장기 전략을 새롭게 구상했다. 우선 지원금 1억원으로 홍보 전담 인력을 배치,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다. 문자·이메일·팩스로만 주문받았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지역 생산자들까지 컴퓨터를 통해 주문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현재 언니네텃밭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1만5000명에 달하고, 매월 100명 이상 신규 회원이 증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컨설팅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고, 홍보 전담 인력을 확충하니 수익 구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생산자의 고민도 해결됐다. 그동안 유기농 퇴비를 사서 농사를 짓느라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생태농법을 교육받은 뒤 직접 퇴비를 제조할 수 있게 된 것.

한화그룹은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2012년 ‘한화-카이스트 사회적기업 경영전문가 과정’도 개설했다. 환경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 전략경영, 마케팅, 인적자원관리, 회계, 협동조합 등 22개 강좌를 3개월간 80시간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38곳의 대표들은 해당 과정을 통해 경영 전반을 배우고, 서로간의 네트워킹까지 이뤄졌다. 김상일 한화사회봉사단 매니저는 “한화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앞으로도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을 비롯한 상생과 협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