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목)

[해양수산 스타트업이 뜬다] 투자 혹한기에도 ‘해양생태계 보전 기술’에 투자 몰린다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해법으로 바다가 주목받고 있다.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는 폐기물을 활용해 새로운 임팩트를 창출하고, 해양수산 부문에서 자원순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어진다.

해양수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창업 7년 미만인 국내 해양수산 분야 창업사업체 수는 8만1068개로 추정된다. 전체 해양수산 사업체의 약 47.1%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조사 대상의 72%는 이익이 발생하고 있고, 이익 발생시점은 창업 후 1~2년이 41.2%로 가장 높았다. 창업 아이템의 원천은 ‘본인만의 아이디어’가 77.2%를 차지했고, ‘기술이전’은 3.6%로 전체 산업(9.4%)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해양 양식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4500만t으로 농·가축업 배출량(40~60억t)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양 양식업이 친환경적인 식량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DB
해양 양식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4500만t으로 농·가축업 배출량(40~60억t)의 약 2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해양 양식업이 친환경적인 식량원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DB

투자사들은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사회혁신 전문 컨설팅·투자 기관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해양수산 액셀러레이터 운영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양수산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액셀러레이팅을 지원하고 있다. 이예지 엠와이소셜컴퍼니 CBO(비즈니스최고책임자)는 “기후위기 대응이 필수적인 현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해양수산업에 대한 고민은 필수”라며 “해양수산 분야에서 사회적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고 했다.

바다는 ‘천연 공기청정기’다. 열대 해변이나 하구의 습지에 조성돼 ‘바다 위의 숲’이라고 불리는 맹그로브숲은 엄청난 탄소저장량을 자랑한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맹그로브숲 1ha당 탄소저장량은 3767tCO₂eq로 열대우림(800tCO₂eq)보다 5배가량 높다.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속도도 맹그로브숲이 열대우림보다 최대 50배 빠르다. 동시에 오늘날 바다는 주된 쓰레기 발생지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14.5t에 달한다. 최근 5년간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로 인한 어획량 손실액은 1조 86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엠와이소셜컴퍼니는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스타트업 23개 팀을 발탁했다. 이 중 10개사에는 총 8억6000만원을 직접 투자했다. ▲쿨베어스(해적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하이브리드 골프웨어 제작) ▲밸리스(배스를 활용한 반려동물용 식품 개발) ▲쉐코(해양오염 처리로봇 제작) ▲그린오션스(굴 껍데기 폐기물 자원화) ▲넷스파(폐어망 리사이클링 시스템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정부도 해양수산 분야 활성화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해양수산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어촌에 2030년까지 일자리 3만6000개를 만들고, 삶의 질을 도시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추진 방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간 총 300개 어촌 지역에 3조원을 투자해 수산업 기반 지역을 어촌 경제 거점으로 육성하고, 재정지원과 함께 민간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해양수산 분야는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정부가 100% 커버하기는 힘들다”면서 “해양생태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스타트업들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 것”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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