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기후위기 시대, 해양생태계에서 답을 찾다… ‘친환경 포럼 서해안 모멘트’ 개최

행정안전부ㆍ충청남도 공동주최, 충남사회혁신센터 주관

서해안 지역 내 유관기관, 기업 등 100여명 참석

“스웨덴 남부에 위치한 해안도시 말뫼(Malmoe)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전 세계에서 혁신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힙니다. 20년 전 말뫼는 조선업 몰락으로 초대형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팔아넘겼습니다. 당시 지역민들은 지역경제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했죠. 하지만 현재 말뫼는 오히려 성장했습니다. 크레인이 있던 자리엔 창업가들을 위한 54층 규모의 건물이 들어섰고, 주변 국가에 있던 창업가들은 이곳으로 모였습니다. 그렇게 20만명이 살던 말뫼 지역은 현재 인구 34만명까지 늘었습니다.”

탄소중립과 자원순환 등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를 모색하기 위한 ‘2022 친환경 포럼 서해안 모멘트’가 충남 태안 아일랜드 리솜에서 27일 열렸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전성민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은 스웨덴 말뫼 지역을 예시로 들며, 젊은 창업가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서해안에서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말뫼 지역의 성장은 조선업의 종말에 굴복하지 않고 젊은 창업가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기 때문”이라며 “기후위기에 직면한 오늘날 해양관련 젊은 창업가들이 거대한 해양생태계를 보유한 서해안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기회”라고 말했다.

전성민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이 27일 충남 태안에서 개최된 ‘친환경 포럼 서해안 모멘트’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

이번 포럼은 갯벌 생태계를 중심으로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닌 서해안을 보존하고, 새로운 해양 어젠다를 수립하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됐다.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서해안 지역의 생태 환경이 가지는 잠재력에 대해 알리고, 해양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3개 세션과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행정안전부와 충청남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충남사회혁신센터가 주관했다.

행사 첫날인 27일 현장에는 서해안 지역 내 유관기관과 기업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윤동현 충청남도 청년공동체지원국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민관이 협력하면 탄소중립이란 세계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많은 관계자들이 서해안 해양생태계의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포착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전성민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서해안 환경문제, 블루카본과 갯벌생태계, 해양폐기물과 자원순환 등 주제 발표와 패널토의로 이어졌다.

27일 충남 태안 안면읍 아일랜드 리솜에서 열린 ‘친환경 포럼 서해안 모멘트’ 현장. 이날 행사에는 서해안 지역 유관기관과 기업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임팩트스퀘어 제공
27일 충남 태안 안면읍 아일랜드 리솜에서 열린 ‘친환경 포럼 서해안 모멘트’ 현장. 이날 행사에는 서해안 지역 유관기관과 기업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임팩트스퀘어

첫 번째 세션 ‘서해안의 환경 문제와 기회’에서는 이명준 한국수산자원공단 서해본부 본부장과 심원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가 ‘서해안의 생태적 특징과 자원’ ‘국내 해양플라스틱 문제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심원준 박사는 “서해안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쓰레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 기업, 스타트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 창의적인 미세플라스틱 저감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블루카본 자원과 서해안의 잠재력’을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이 진행됐다. 서울대학교 블루카본 사업단 이종민 박사와 김형기 충남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 오셔닉 박창욱 대표가 연사로 나서 블루카본의 개념과 갯벌의 가치에 대해 발표하고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권봉오 군산대학교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는 “블루카본 확보를 위해 국내 갯벌이 국제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난개발로 인한 연안 침식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인공제방, 펜션 등 ‘회색구조물’을 철거하고, 자연서식지를 늘리는 ‘리빙 쇼어라인(Living Shoreline)’이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세션의 주제는 ‘해양폐기물과 자원순환’이다. 해양폐기물 자원순환 솔루션을 주제로 허정림 건국대학교 사회환경공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후 서명지 CSR임팩트 대표와 이은애 롯데케미칼 수석을 중심으로 ‘자원순환과 관련된 대기업-스타트업 간 협력문제’에 대해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허정림 교수는 “1950년부터 2015년 사이 생산된 플라스틱 83억t 중 59%가 자연에 버려져 강과 호수,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연간 1270만t으로 추정한다”며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으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과 관련된 참신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행사 이튿날인 28일에는 ‘인사이트 워크숍’이 진행된다. 해양 관련 친환경 사업에 어려움이 있는 스타트업과 해양 솔루션을 구축한 기업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해 해양 비즈니스 고도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나눌 예정이다.

태안=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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