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美 IEEFA “탄소포집·저장 기술, 탄소중립 달성에 효과 미미”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솔루션이 될 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CCS 기술이 오히려 화석연료 산업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활용된다는 지적이다.

8일 기후솔루션은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가 최근 공개한 ‘처치 곤란의 탄소포집, 우리가 얻은 교훈’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GS EPS가 충남 당진에 설립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4호기.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는 기후 변화의 주범이다. 두 원료가 1년 동안 내뿜는 이산화탄소 양을 합치면 석탄의 배출량과 맞먹는다. /GS EPS 제공

CCS는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한꺼번에 저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30년까지 약 1000만t(톤), 2050년까지는 연간 최대 8500만t의 온실가스를 포집·저장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현재 연간 3900만t 수준인 탄소 저장량이 2050년까지 연간 60억t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집필한 브루스 로버트슨 에너지금융분석가는 “지난 50년간 CCS 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시도 다수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은 “CCS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CCS에만 의존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요 CCS 사업 13개를 분석했다. 데이터 가용성, 사업 진행 기간, 포집·저장한 탄소 용량과 성능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 이들 사업이 포집·저장한 탄소는 전 세계 상용화된 CCS 사업 저장량의 55%를 차지한다. 조사 결과 13개 사업 중 7개는 사업의 목표 포집량을 달성하지 못했고 2개 사업은 실패했다. 1개 사업은 중단됐다.

IEEFA는 CCS 기술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거두기보다는 석유·천연가스 산업의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EEFA와 글로벌 CCS 협의체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된 3900만t 규모의 CCS 사업 중 69%가 천연가스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활용된다. 문제는 천연가스의 전 주기 온실가스 배출량 중 생산 과정에서 포집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소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IEEFA는 “천연가스의 소비(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주기 배출량의 최대 90%에 육박한다”면서 “나머지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는 이유로 석유·천연가스전 개발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은 기후변화를 더 악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CCS에 낙관적인 IEA의 ‘2050년 탄소중립’ 보고서 또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신규 유전과 가스전 개발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CCS 사업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신규 화석연료 개발도 허가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포집된 CCS가 온전히 저장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IEEFA와 글로벌 CCS 협의체에 따르면 이산화탄소가 온전히 저장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비율은 전체 포집된 양의 27%에 불과하다. 나머지 73%의 이산화탄소는 지층에 넣고, 그 압력을 활용해 원유를 추가적으로 끌어쓴다. 기후솔루션은 “이는 원유회수증진(EOR)이라는 공법으로, 잠재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질 화석연료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IEEFA는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CCS 사업이 원유회수증진 사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실패한 고르곤 가스전의 CCS 사업처럼, 납세자들이 사업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려면 CCS 사업으로 이득을 보는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이 사업 실패와 탄소 누출, 모니터링 비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들이 사업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받았다면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올해 발표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간 협의체(IPCC)의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CCS 기술은 비쌀뿐더러 감축 잠재력 또한 재생에너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산업에 CCS를 덧붙여 산업의 수명을 연명하는 것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CCS는 당장 대안이 없는 일부 산업부문에서만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제한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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