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8일(월)
재난 극복에 팬덤이 나선다… 코로나 이후 팬클럽 기부 3배 증가

코로나19 발생 후 ‘팬덤 기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 10억원 내외에 머물던 팬덤 기부액은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약 34억원으로 추산됐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기부방식 변화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가 빌앤멜린다 재단 지원을 받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국가의 기부 문화를 탐색하기 위해 기획한 연구의 일환으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한국 파트너로 참여했다.

보고서는 웹크롤링, 주요 단체의 연차보고서 등 자료 분석,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2016~2020년 국내 기부 동향을 파악했다. 팬덤 기부 분석에서는 ‘팬덤기부’ ‘팬클럽선행’ ‘팬덤선행’ ‘팬클럽기부’를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 웹크롤링해 총 306건의 자료를 수집했다. 금액 정보는 2015년 기준 물가상승률(CPI)을 반영해 비교분석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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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기부금 규모는 2016년 7억7000만원에서 2020년 34억50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9억2500만원)과 비교하면 3.7배 늘었다. 2019년도 강원 강릉 산불, 2020년 코로나19 등 국가 재난상황이 있을 때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다. 보고서는 “수집한 기사에서는 대부분 1000만원 이상의 기부를 다뤘다”며 “언론 보도에서 소액기부가 누락됐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팬덤기부 규모는 조사된 금액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팬덤 중에는 케이팝 팬덤의 기부가 2016년부터 꾸준히 이뤄졌다. 그러다 2019년 BTS 팬덤의 기부가 본격화하면서 케이팝 팬덤의 총 기부액도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 3억6900만원, 2019년 5억7600만원 수준이었다가 2020년 11억7700만원으로 늘었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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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수 팬덤 활동은 2019년까지는 눈에 띄지 않았으나, 2020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기부 건수와 금액이 급증했다. 2020년에만 19억4800만원을 모았다. 2020년 전까지 팬덤 기부는 케이팝의 주요 팬층인 10대~30대가 주도했으나, 트로트 팬덤 등장 이후 전세대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트로트 팬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할 뿐 아니라, 경제력을 갖춘 30~40대가 주류이기 때문에 기부액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팬덤의 기부 문화도 변화했다. 보고서는 팬덤의 기부 유형을 3가지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셀럽의 선행에 팬들이 동참하는 경우다. 셀럽이 NPO 홍보대사가 되거나 기부를 하면 팬들도 이를 지원하는 의미로 기부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셀럽의 생일, 앨범 발매, 드라마 촬영 등을 기념하기 위한 기부로 가장 빈번하게 진행된다. 셀럽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홍보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마지막은 팬덤이 자체적으로 기획해 진행하는 기부다.

한 예로 BTS 팬클럽 아미(ARMY)는 팬들의 선한 영향력으로 가수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자체 기부 페이지와 트위터 계정을 운영한다. 코로나로 BTS 콘서트가 취소됐을 때는 티켓 환불금을 코로나19 성금으로 내놓는 릴레이 기부를 펼치기도 했다. 보고서는 “2016~2017년에는 홍보성 기부가 흥행하다가 2020년부터 팬덤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기부를 주도하는 문화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 이후 기부 시장에는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크라우딩펀딩, P2P 등 새로운 방식의 기부가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크라우드펀딩과 P2P 기부 규모는 각각 347억5000만원, 13억6700만원에 달했다. P2P란 개인이나 비공식 집단이 모금을 개설하고, 모금 과정이나 결과가 SNS에 확산하면 기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ARS를 통한 기부는 2017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2020년 급상승했다.

대면모금을 통한 약정 기부와 고액기부도 늘었다. 대면모금-약정 기부는 2016년 880억이었다가 2019년 106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액기부액도 약 284억원에서 584억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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