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9호선 장애인 추락사’ 경찰 무혐의 결론에… 장애인 단체, 비판 목소리

경찰이 최근 양천향교역 장애인 추락 사망사고를 내사 종결로 마무리 지은 것에 대해 장애인 단체가 반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던 장애인이 리프트·에스컬레이터 추락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수많은 사건에 대해 서울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식적인 법적 책임을 인정한 적 없다”며 서울시에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9호선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 입구 모습. 가운데 휠체어 등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차단봉이 설치돼 있지 않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9호선 양천향교역 에스컬레이터 입구 모습. 가운데 휠체어 등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차단봉이 설치돼 있지 않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지난 4월 7일 오후 12시 50분경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염씨(59)가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가 뒤로 거꾸러져 추락했다. CCTV 확인 결과 지하철에서 내린 염씨는 에스컬레이터 두 대를 지나치고 나서 엘리베이터를 잠시 쳐다봤다가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에스컬레이터의 경사가 가팔라 휠체어가 뒤집혔고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염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염씨가 엘리베이터를 두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시메트로 9호선 안전총괄책임자를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살폈으나, 운영사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난 5일 조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에스컬레이터에 휠체어 진입 차단봉을 설치하는 것은 강행규정이 아닌 권고사항”이라며 “운영사 측에 사고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산하인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대부분 휠체어 진입을 막는 차단봉이 설치돼 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9호선에는 차단봉 설치를 권고 사항으로 남겨뒀다.

전장연은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경찰의 발표는 사고로 인한 장애인의 죽음이나 부상 역시 권고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사망과 부상에 대해) 서울시는 살인 기계인 리프트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장애인 개인의 부주의나 잘못으로 치부했다”며 “장애인 죽음에 ‘유감’만 표할 뿐 법적으로 인정되는 ‘사과’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목숨은 실험용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라며 서울시가 장애인 사망에 대해 답하라고 요구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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