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6일(일)
이라크 고대유적 바빌론, 기후변화로 침식 빨라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빌론 유적 등 이라크 지역의 문화유산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침식 피해를 입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가디언은 바빌론 유적지에 있는 이슈타르 신전과 성벽 등이 염분과 모래 폭풍에 인한 침식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바빌론은 이슈타르 성전, 공중정원, 바벨탑 등의 광활한 유적지를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는 바빌론 도시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19년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이라크 남부 지역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바빌론 유적이 기후변화로 인한 침식 피해를 입고 있다. /조선DB
이라크 남부 지역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바빌론 유적이 기후변화로 인한 침식 피해를 입고 있다. /조선DB

이날 가디언은 “모래 폭풍으로 이슈타르 성전의 성벽 기반이 무너지고 있고, 두꺼운 벽 깊숙한 곳에 쌓인 염분이 백화현상을 일으키면서 유적지 곳곳의 벽돌이 깨지고 있다”고 했다. 바빌론 외에도 이라크 사마라 지역의 대모스크의 첨탑도 침식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적지의 침식을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인접한 강의 염분이다. 잦은 가뭄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염수의 유입으로 강의 염도가 올라가면 공기 중 염분이 유적지 표면으로 이동해 겉면을 하얗게 만드는 백화현상을 유발한다. 백화현상이 지속되면 유적지에 붙어 있는 염분이 소금 결정으로 팽창하면서 침식을 일으킨다. 오거스타 맥마흔 케임브리지 대학 메소포타미아 고고학 교수는 “염분은 유적지 벽면에 그려져 있는 설형문자를 포함해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고 했다.

유적지 소실 피해는 기후변화로 가중되고 있다. 중동 지역 환경 연구단체 ‘갈등환경관측소(CEOBS)’에 따르면 이라크는 2050년까지 연평균 기온이 섭씨 2도가량 상승하고, 2018년 대비 우기 강우량이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모래 폭풍의 발생 빈도도 2018년 기준 연 120회에서 300회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50년에 이르면 바빌론 유적지를 포함한 이라크 남부 지역 일부가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자파 조테리 이라크 알 카디시야 대학 교수는 “10년 전부터 유적지에서 염분으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미래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유적지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기는 것을 예견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거스타 맥마흔 교수는 “바빌론과 같은 고대 유적지의 침식 피해는 인간의 진화와 초기 도시의 발전 등 역사적인 지식에 있어 격차를 생기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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