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금)

그린피스 “남극 얼음, 5년새 한국 면적 2배 사라졌다”

그린피스가 남극에서 지난 5년간 19만㎢의 해빙(海氷)이 녹아 사라졌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한국 면적(약 10만㎢)의 2배 규모로, 매년 서울 면적(약 605㎢)의 70배 크기의 얼음이 사라진 것이다.

이날 그린피스는 이 같은 내용의 남극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탐사는 환경감시선인 아틱 선라이즈호를 통해 지난 1월 6일부터 3월 10일까지 약 두 달간 이뤄졌다.

안데르손 섬의 젠투펭귄 무리. 그린피스가 올해 1월부터 두 달간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로 남극을 탐사한 결과,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남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조사됐다. /그린피스 제공
안데르손 섬의 젠투펭귄 무리. 그린피스가 올해 1월부터 두 달간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로 남극을 탐사한 결과,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남극 해빙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조사됐다. /그린피스 제공

이번 탐사에서 해빙 면적을 측정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남극 해빙 총량은 192만㎢이었다. 2017년 남극 해빙 총량은 약 211만㎢로 5년 만에 약 19만㎢의 해빙 면적이 줄어든 것이다. 그린피스는 관측 이래 사상 최저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식지 이동이 관찰된 종은 남극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젠투펭귄이었다. 젠투펭귄은 얼음이 없는 지역을 좋아해 일반적으로 남극에서 비교적 온화한 남극반도의 해안가와 연안의 섬에 서식한다. 그린피스 탐사 연구팀은 남극 반도 동쪽에 있는 안데르손 섬(Andersson Island)에서 총 75개의 젠투펭귄 둥지를 발견했다.

그린피스는 “그간 안데르손 섬은 추운 날씨 탓에 젠투펭귄의 서식지로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기후위기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젠투펭귄 군락 서식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 국제 탐사팀은 해빙 손실을 막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남극 해역에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IPCC 6차 보고서도 전 세계 바다의 30~50%를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해양보호구역은 해양 생물이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 도구지만, 지금까지 공해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은 단 2%에 불과하다. 특히 남극 웨델해는 약 10년 전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제안돼 왔으나 국제적으로 합의를 보지 못해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해양생물다양성보전(Biological Diversity in the Areas Beyond National Jurisdiction·BBNJ) 협약 회의가 이달 7일부터 18일까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를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조약을 체결하고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기사 수정: 2022.03.17.
16일 출고된 해당 기사에서 녹아 없어진 남극 해빙(海氷)의 면적을 잘못 표기했습니다. 지난 5년간 사라진 해빙의 규모는 ‘서울 면적의 70배'(약 4만2000㎢)가 아니라 ‘한국 면적의 2배'(약 19만㎢)입니다. 그린피스가 제공한 남극 탐사 결과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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