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토)

국내 금융권 여전한 ‘유리천장’, 여성 이사 100명 중 4명꼴

국내 금융계의 여성 이사 비율이 전체의 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은 31일 국내 상장사거나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인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회사 52곳의 이사회 구성을 분석한 ‘이사회 다양성 추구와 금융회사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들 금융회사의 이사는 총 338명이었다. 이 중 여성 이사는 14명으로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국내 상장사 평균인 4.9%보다 낮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상장기업 평균인 25.6%의 6분의 1 수준이다.

사외이사 209명 중 여성은 12명(5.7%)이었다. 증권사 이사 98명 중 여성은 6명이었고, 은행의 경우 62명 중 3명이었다. 보험사는 49명 중 3명이었다. 여성 사내 이사는 더 비율이 낮았다. 전체 129명 중 여성은 2명(1.6%)뿐이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 여성 이사 비율은 동아시아 문화권 국가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중국 상장기업 여성 이사 비율 평균은 13%, 일본은 10.7%다.

이사진 성별 구성의 다양성은 ESG 요소 중 ‘지배구조(G)’에 해당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 이사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MSCI ESG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영국·프랑스 상장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각각 28.2%, 34.3%, 43.3%였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이사회에 여성할당제를 도입해 여성 이사 비율을 30~40%로 유지할 것을 의무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는 최소 2명, 6명 이상의 이사회에서는 최소 3명을 여성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보고서는 “여성 이사 비율 확대는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하다”며 “다양한 의견 소통을 가능하게 해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마련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대가 단순히 여성 이사의 수적 증가에 국한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관점과 가치가 기업 경영에 반영되는 질적 다양성의 확보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의 양성평등지수를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임원 비중이 높은 업종은 올해 기준 제약(16.9%), 생활용품(16.5%), 서비스(11.4%) 순이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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