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8일(토)

“기름 ‘둥둥’ 바닷물, ‘무인·무선 로봇’이 정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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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기성 쉐코 대표

기존 방제 방식, 환경·경제적 피해 커
無人· 無線 쉐코 아크, 작업 시간 단축
기름 회수해 海水만 배출하는 시스템

“매년 전 세계에서 해양 사고로 유출되는 기름의 양이 1억1500L에 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280건의 크고 작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죠. 해양 오염 문제도 심각하지만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환경적·경제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기름 제거를 하는 작업자의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죠. 쉐코에서 개발한 무선 기름 회수 로봇 ‘쉐코 아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인천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권기성(31) 쉐코 대표는 대학 시절 해상보험 강의를 들으며 해양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접하게 됐다. 사고 처리에 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환경 오염 문제가 무척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창업한 이유다. 지난 10일 인천 미추홀구 사무실에서 만난 권 대표는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전 세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현재의 방제 시스템으로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며 “2017년 쉐코를 창업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만난 권기성 쉐코 대표는 “미래 세대가 청정한 환경을 누리는 데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다. /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쉐코는 ‘쉐어’(Share)와 ‘에코’(Eco)의 합성어예요. 청정한 바다를 다음 세대까지 공유하자는 의미를 담았죠. 교내 창업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상훈 기술이사는 로봇 동아리에서 기름 회수 로봇을 만들어 전국 단위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이 있었어요.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이 맞아 한 이사와 함께 쉐코를 창업했어요.”

‘쉐코 아크’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권 대표가 처음 구상한 것은 선박에서 오일 펜스를 자동으로 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해양경찰대에 신고를 하고 경비선이 와서 펜스를 치는 방식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기름이 더 넓게 퍼진다는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에 대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여러 해운사를 찾아다녔지만 문전박대당하기 일수였다. 무작정 해양방제세미나에 찾아가 관계자들에게 사업 모델을 소개할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잘 안 될 것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때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가 사업 모델 전환의 계기가 됐어요. 기름을 빨리 가두는 것도 문제지만, 기름 수거 과정이 더 문제라는 거였죠. 사람이 소형 선박을 타고 기름이 유출된 곳으로 접근해 유흡착포(기름을 빨아들이는 특수한 천)를 일일이 바다에 깔아놔야 했거든요. 작업 효율도 낮고 노동 환경이 좋지 않다는 작업자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또 방제 작업에 사용된 유흡착포는 매립이 안 돼 모두 소각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탄소도 문제였어요. 유회수기라는 기계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주로 대규모 사고에 쓰이고, 90% 넘는 비율을 차지하는 소규모 사고에는 활용할 수 없었어요. 여기서 힌트를 얻어 소규모 사고에 맞는 ‘무인 방제 로봇’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쉐코 아크는 유입구 내에 스크루를 회전시켜 해수면 위의 액체를 빨아들이고 내부의 필터를 통해 기름을 걸러 해수만 밖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쉐코 아크 1대당 최대 100L의 기름을 회수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소형화를 실현했다는 것이다. 기존 유회수기의 무게는 200~600㎏에 달하지만 쉐코 아크는 58㎏ 수준이다. 단일 장비와 리모컨 하나로 운용이 가능한 데다 크기도 기존 제품의 4분의 1 사이즈였다.

“기존 유회수기는 무게가 상당할 뿐 아니라 회수기와 펌프, 엔진 등 장비가 모두 분리돼 있어 설치와 운용에 불편함이 컸어요. 또 유선이다 보니 거리가 10m 이상 멀어지면 선이 꼬여 방제 작업에 어려움이 있었죠. 쉐코 아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세계 최초의 소형 유수 분리 로봇입니다.”

쉐코 아크는 사람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방제 작업 시간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 작업자가 기름에 노출되지 않아 건강을 해치지 않고, 방제 비용도 기존에 비해 더 적게 든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쉐코는 지난해 7월에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에는 세계 3대 국제발명대회인 ‘제네바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권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장비 테스트를 위한 수조를 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지만 쉐코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이 늘고 있다”며 “지금은 여러 기업이나 정부 기관과 함께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쉐코 아크는 10개의 시제품 개발 끝에 양산품 제작을 앞두고 있어요. 올해까지 쉐코 아크의 실증 테스트를 마무리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쉐코 아크가 정착하면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에요. 내년 10억원, 후년엔 7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요”

쉐코는 궁극적인 목표는 다음 세대까지 청정한 바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보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름 사고 처리뿐 아니라 녹조, 분진, 미세 플라스틱 등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전에는 봄을 생각하면 벚꽃을 떠올렸지만 지금은 미세 먼지를 걱정하잖아요. 지금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는 우리가 누렸던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없을 거예요. 쉐코가 지구를 위해 다양한 환경 오염물 회수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입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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