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6일(토)

[더나미 책꽂이] 몸과 말, 문밖의 사람들 외

[더나미 책꽂이] 몸과 말, 문밖의 사람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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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말

경증 근육병 환자로 살아가는 ‘바디 에세이스트’ 홍수영이 겪은 장애인 차별과 침묵에 대한 에세이. 열네살, 근육긴장이상증으로 불리는 ‘디스토니아’가 갑작스레 찾아왔다. 멀쩡히 있다가도 얼굴이 붉게 물들고 이마와 등에 땀이 맺힌다. 목이 꺾이고 안면은 굳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의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저자를 향해 “네가 뭐기에 교통약자석에 앉느냐”는 말을 내뱉는다. 그렇게 장애는 그를 차별의 늪으로 끌어당겼다. 발성 장애가 있는 저자는 점점 위축되고, 주변 사람들은 침묵하는 그를 제멋대로 판단하고 의심한다. 책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과 편견을 고발한다. “우리가 만들어낸 장애의 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섣부른 오해에서 비롯된 언어적 폭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저자의 지적에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홍수영 지음, 허클베리북스, 1만5000원

문밖의 사람들

2016년 파견노동자 ‘메탄올 실명 사건’을 배경으로 우리 사회 청년들의 노동 현실을 꼬집는 르포 만화다. 고향인 창원을 벗어나고 싶었던 진희는 홀로 서울로 올라가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하청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일을 시작한 지 불과 나흘, 진희는 눈이 멀어 버린다. 같은 공장에서 진희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실명한다. 작업의 위험성을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피해자들은 앞이 안 보이게 된 이유조차 몰랐다.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건 노동건강연대 활동가인 박행를 만나면서다. 이들은 기업과 국가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다. 시사만화를 그리는 김성의·김수박 작가는 지난 3년간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파견노동의 현실과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주관 ‘2020년 다양성 만화제작지원사업’ 선정작.
김성희·김수박 지음, 보리, 1만5000원

시간과 물에 대하여

2019년 8월, 아이슬란드에서 ‘빙하 장례식’이 열렸다. 화산을 뒤덮고 있던 오크 빙하를 더는 빙하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작아지면서다. 장례식 추모비 문구를 작성한 저자는 빙하의 죽음에 대해 기후위기를 넘어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중대한 신호라고 말한다. 그는 기후위기라는 과학 현상을 문학의 언어로 전달한다. 아이슬란드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100년 전 빙하의 모습을 마치 전래동화처럼 풀어냈다. 책은 이야기의 연속이다. 북유럽 신화 ‘에다’의 창조 이야기, 아이슬란드 근현대사와 사회 체제 이야기,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 등이 빼곡히 담겼다. 저자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더는 외면하지 말아야 할 ‘물의 위기’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북하우스, 1만7000원

레터스 투 라이브러리

필리핀, 미얀마,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서 모인 결혼이주여성 9명이 함께 만든 그림책. 포항에서 결혼이주여성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 ‘포포포’가 결혼이주민 마음돌봄 사업인 ‘그림과 치유’에 참여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제작에 참여한 여성들은 엄마이기 전에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서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필리핀에서 바나나 나무 한 그루로 온 가족이 먹고살았던 이야기,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미얀마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바간에 대한 기억 등 고향에 대한 추억이 직접 그린 그림과 어우러진다. 책은 공동 저자들의 고향에 있는 도서관에서도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본문을 한국어·영어·모국어 3개 국어로 기록했다. 세대와 국경, 언어를 넘어서 한국 사회에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추억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수텟몬 외 8명 지음, 포포포, 1만3000원

언택트 인권 상영관

영화와 법이 만났다. 영화 칼럼니스트 최하진과 청소년 인권변호사 박인숙은 영화 속에 나타난 인권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를 되짚는다. 영화 ‘가버나움’에서는 출생 등록되지 않은 난민 아동들의 빼앗긴 권리를 보여주고, 영화 ‘로제타’에서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는 청소년들을 조명한다. 또 학교에서 벌어지는 따돌림, 체벌, 청소년 범죄 등을 다룬 영화들을 통해 권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 이야기도 전한다. 이 밖에 입양에 관한 아동의 권리, 동물권, 안락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권문제와 법적인 해결 방안도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아와 권리에 대해서 고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최하진·박인숙 지음, 예미,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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