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수)

임팩트 투자도 ‘로컬’로 쏠린다

지자체·투자사·개인·정부도 ‘적극’
지역 기반 투자 논의 금액만 400억
‘임팩트 금융’까지 본격화 움직임

지역에 기반을 둔 소셜벤처·사회적기업을 키워내는 ‘로컬 임팩트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강원·경남·인천·제주·군산 등 여러 지역에서 지자체, 투자사, 개인 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가 임팩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정부까지 ‘적극 육성’ 의지를 드러내면서 관계자들 사이에서 “판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지역 기반 투자 금액은 약 400억원 규모다. 융자금과 지원금까지 더하면 전체 금융 지원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시작한 초기 소셜벤처 지원 사업이다.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할 소셜벤처를 키운다는 목표로 개인 투자 조합을 결성했는데, 최근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펀드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인천과 경남 등은 지자체가 먼저 나섰다. 인천테크노파크는 지난해 말 250억원 규모의 임팩트펀드를 조성하고 지역 활성화 의지를 가진 기업 육성에 나섰다. 경남도는 오는 9월 20억원 규모의 경남청년임팩트투자펀드를 결성한다고 발표하고 임팩트투자사 MYSC를 투자 운용사로 선정했다. MYSC는 “부산·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임팩트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표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소셜벤처 현장간담회’에서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지역 소셜벤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뿐 아니라 융자·지원도 늘면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임팩트 금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지난달 한국사회투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함께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사회적경제 조직을 위한 무이자 대출 및 성장 지원책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IFK임팩트금융,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은 임팩트투자사 비플러스와 함께 지난 7월 ‘로컬메이트 펀딩’을 오픈했다.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10개 기업을 선정해 저리 융자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이준수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중계기관육성팀장은 “지역 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나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지역 기반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코로나19로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금 지역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관심을 지역과의 공생을 고려하는 투자로 연계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지역 임팩트 투자가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더욱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기업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기금과 액셀러레이팅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도 대표는 “지역 문제 해결이 주목적인 기업과 지역에 거점을 두고 규모를 키워갈 기업에 대한 지원책은 달라야 한다”면서 “투자 주체나 중간 지원 조직이 이를 세심하게 고민하고, 지역에서 이 과정을 이끌 전문가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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