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집 짓기 13년·무담보 대출 11년 “시작하면 10년은 기본이죠”

한국씨티은행 사회공헌
13년간 700여명 참여… 총 19채 지어
외환위기 때도 지속적 지원 2006년부터 청소년 금융교실도 열어

19일 아침 9시. 강원도 인제군으로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과 임직원 43명이 참여하는 ‘씨티 가족 희망의 집짓기’에 동행하기 위해서였다. 하영구 행장은 “휴가를 반납한 것이 아니라, 휴가를 자원봉사로 보람차게 보내는 사람들”이라며 웃었다. 2박3일로 진행된 이 집짓기 봉사는 지난 2005년 입사한 직원 중에서 신청을 받아 이뤄졌다.

2005년은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이 합병한 후, 처음으로 공채 직원을 뽑은 해이다. 하 행장은 버스 안에서 “두 회사가 한 몸이 된 후 처음 뽑은 직원들이 여러분이라 오늘 자원봉사가 더욱 뜻깊다”며 “열심히 일하고 땀 흘리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집 짓기를 해보자”고 말했다.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버스 안을 울렸다.

2시간여 만에 도착한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는 한국해비타트 이창식 회장과 김영미 사무국장이 한국씨티은행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창식 회장은 “한국씨티은행은 한국해비타트의 가장 오래된 기업 파트너”라며 “글로벌 외환위기 때도 지원을 끊지 않고 13년째 물심양면 노력하고 있는 회사”라고 칭찬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3년째 700여명의 직원이 자원봉사에 참여, 광양·삼척·대구·군산·태백·춘천·대전 등에서 총 19세대의 ‘희망의 집’을 지었다. 이날 한국씨티은행은 노력봉사는 물론이고, 한국해비타트에 11만6000달러(약 1억40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땅을 파서 고르고, 나무에 못을 박고, 지붕을 얹는 '집 짓기'는 딴생각을 할 틈이 없을 정도로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고된 일 끝에는 자신들의 집을 드디어 갖게 되는 두 가족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 "살면서 이만한 보람이 또 어디 있겠느냐"는 하영구 행장과 한국씨티은행 임직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난 집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땅을 파서 고르고, 나무에 못을 박고, 지붕을 얹는 ‘집 짓기’는 딴생각을 할 틈이 없을 정도로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이 고된 일 끝에는 자신들의 집을 드디어 갖게 되는 두 가족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 “살면서 이만한 보람이 또 어디 있겠느냐”는 하영구 행장과 한국씨티은행 임직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난 집이 곧 완성될 예정이다.

집 짓기는 한국해비타트의 ‘홈파트너’팀장의 설명에 따라 진행됐다. ‘홈파트너’는 해비타트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자기 집을 갖게 된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자신의 재능을 나누어 다른 사람의 집 짓기에 참여한다. 집 짓기 ‘달인’인 홈파트너 팀장의 설명에 자원봉사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망치를 꼭 쥐었다.

직접 해보니 굵은 못을 나무에 박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 50번쯤 망치로 내려쳐야 간신히 못이 머리까지 박혔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착용한 안전모 사이로 굵은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하 행장은 “처음 집짓기를 해보느냐”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의 망치질 7~8번에 못이 박혔고, 커다란 벽체가 1시간여 만에 완성됐다. 땅을 파고 흙을 고르는 팀에서 SOS를 치자 금세 그곳으로 달려가 구원군 역할을 했다. “지치지도 않으신가 보다”는 혼잣말에 오영란 부장은 “아마 회사에서 집을 가장 잘 짓는 분이 행장님일 것”이라며 웃었다. 13년째 해비타트 자원봉사에 단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어떻게 오래가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한국씨티는 ‘한번 시작하면 10년은 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사회공헌의 지속성에 대한 정평이 높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저소득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 사업을 벌이는 ‘신나는 조합’을 후원한 이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고, 2006년부터 YWCA와 함께 하는 청소년 금융교실(Think Money)도 매년 더 많은 자원봉사자의 참여와 더 나은 교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그간 18만명이 넘는 청소년이 씽크머니 교육을 받았고, 420여명의 한국씨티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베트남어와 중국어 교재도 발간했다. 금융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여대생들에게 금융산업에 대한 지식과 실전 노하우를 전수하는 ‘씨티-이화여대 글로벌 금융 아카데미’도 지난 2001년 시작한 이래 총 17학기에 걸쳐 11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장기’프로그램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 원칙에 대해 묻자 하 행장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변화를 이끌어낼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자원봉사 때마다 행장님 얼굴을 보니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CEO의 적극적인 의지와 직원들의 몸과 마음을 다한 참여가 한국씨티은행이 지역 사회와 좀 더 깊은 소통을 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여름,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땀을 흘렸지만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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