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춤 통해 자신감 회복 돕고 건강한 인생 설계 지원해

문화예술 통한 美·英 인성교육 현장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처럼 입시와 통제 위주의 교육만을 제공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다. 더나은미래는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의 협조를 받아 미국과 영국에서 문화예술을 통해 청소년의 인성교육이 벌어지는 현장을 조사해봤다.

미국의 ‘Positive Directions Through Dance’는 프로그램 이름 그대로 무용과 춤 교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워싱턴 D.C.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에 사는 4세에서 18세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무상의 무용, 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무용과 춤을 가르치는 동시에 어린이, 청소년들이 스스로 건강한 인생을 계획하고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연 준비 모습.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연 준비 모습.

워싱턴 댄스협회의 설립자이자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인 반스(Fabian Barnes)씨는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부정적인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무용과 춤은 강력한 해독제가 되어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청소년들은 발레·힙합·라틴 그리고 아프리카 댄스까지 온갖 종류의 무용·춤을 배우며 몸으로 표현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지역 내에 위치한 극장을 방문한다거나, 무용 공연을 관람하는 일 그리고 전문 댄서와 멘토십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무용과 댄스를 지도하는 과정에 영양교육, 금융교육을 병행해 그 효과를 높이고 있다.

‘Positive Directions Through Dance’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가꾸어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통합적 문화예술교육인 것이다.

영국에서도 유명한 사례가 있다. 버밍엄은 영국 내에서도 이민자 비율이 높은 도시이다. 그리고 버밍엄 북서쪽 약 20㎞에 위치한 울버햄프턴은 영국 내에서도 범죄율이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버밍엄(Birmingham) 일대와 울버햄프턴(Wolverhampton) 지역의 청소년들이 영국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사례는 유명하다.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6년 9월까지 이 지역의 15세에서 19세 청소년 150명이 18개월 준비 끝에 하나의 발레공연을 사람들 앞에 선보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크게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첫 단계에서는 참가자 모집에서부터 참가자 개개인의 인성개발(Personal development training)에 중점을 두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주로 장애가 있거나 가난에 노출되어 있거나, 미혼모 자녀로 살아가는 등 생활환경, 가정환경에서 어려움과 위험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위주로 선발하였으며 발레를 배워본 적도, 한 번도 공연을 본 적도 없는 아이가 대부분이었다.

처음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2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집되었다. 참가자들은 건강한 삶을 살겠다는 목표를 포함하여 필수적으로 3개의 인생목표를 제출해야 했다. 이후 이들에게는 각자가 설계한 인생목표에 맞는 라이프코치가 배정되었다. 자원봉사자인 라이프코치는 참가자와 1:1로 이들의 인생을 상담해주고 조언해주는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2단계에서는 150명 정도가 남아 본격적으로 발레를 배우고 공연을 준비했다. 버밍엄로열발레(Birmingham Royal Ballet)의 전문 단원들과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발레를 연습하고, 함께 공연할 무대를 기획, 진행했다. 그리고 2006년 9월 28일 버밍엄에 위치한 히포드롬 공연장에서 2000여 관중 앞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발레를 통해 참가자들이 삶에 있어서의 건강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스스로 인생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개인적인 자신감 회복 외에도 팀워크와 같은 협동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발레공연을 준비하며 처음에는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마다 자신의 화를 분출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점차 화를 다스리고 대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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