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울림 강사들이 소개하는 다문화 요리 레시피
2탄―일본 ‘지라시 스시’
다문화 요리강사 이쿠코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에서 온 요나하 이쿠코입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아이를 둔 엄마지만, 다울림 프로젝트에서 ‘다문화 요리강사’라는 어엿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지요. 밥하고 설거지하고,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던 제게 ‘일’의 의미는 새로워요.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하루하루 개발하고 성장해가고 있지요. 한식조리기능사, 제과제빵자격증, 미술치료자격증도 취득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아기자기한 일본의 지라시 스시
오늘 만들 요리는 ‘지라시 스시’예요. 그중에서도 ‘장어 지라시스시’라고 해서 양념된 장어구이를 위에 올린 지라시 스시를 만들어 볼 거예요.
‘지라시’는 ‘흩뿌리는 것’이란 뜻으로, 잘게 썬 생선, 오이, 양념한 채소 등을 초밥과 섞은 후에 그 위에 고명으로 계란지단, 초생강 등을 얹어 먹는 초밥을 말하죠. 원래 회를 많이 올리는데, 아이들이 회를 못 먹으면 장어구이, 데리야끼 치킨 등을 올려서 먹기도 해요. 아이들이 좋아하도록 생선구이나 햄을 별이나 하트 모양으로 잘라서 올리기도 하구요. 일본에서는 집안에 생일이나 어린이집 입학 등 축하할 일이 생기거나, 식구들이 다 모일만한 입학식, 졸업식 등이 있을 때 지라시 스시를 만들어 먹어요.
이쿠코 선생님의 지라시 스시 레시피
1. 당근, 연근, 말린 표고 버섯, 유부 등을 잘게 썰어 볶아준다
잘게 썬 채소에다, 물 200cc(종이컵 한 컵)에 간장 2스푼 반, 설탕 1스푼, 일본 다시다(혼다시) 작은 숟가락 1스푼(가다랑어포 육수로 대체 가능)을 넣고 볶는다
수분이 날아가게,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줘요. 불을 맞춰가면서 적절한 만큼 간을 해주면 돼요. 수업할 때는 제가 미리 준비해서 아이들에게 나눠준답니다.
2. 오이는 얇게 동그랗게 잘라서 15분 정도 소금에 절인 후 물기를 꼭 짜준다
지라시 스시 위에 올라가는 재료에는 정해진 것이 없어요. 파프리카나 아보카도를 올려먹어도 맛있죠. 아이가 회를 먹을 수 있다면 연어나 참치를 올려도 좋아요. 우리 집 아이들은 다 커서 그런지, 회로 만든 걸 좋아해요.
3. 초밥을 만든다
밥 2공기에 식초 3스푼, 설탕 1스푼 반, 소금 작은 숟가락으로 1/2 또는 1스푼으로 간을 하고 골고루 섞어준다
4. 볶은 야채들을 초밥과 골고루 섞어준다
지금 들어간 야채 외에도 곤약, 우엉, 감표(일본에서 많이 넣는 말린 야채 종류) 등을 넣어도 돼요. 야채를 좋아하지 않으면 밥이 더 많게 섞어주면 되지요. 야채를 얇게 썰어서 밥에다가 잘 섞어주면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곧잘 먹어요.
5. 계란을 풀어 지단을 만든 뒤 잘게 썰어둔다
지단에 구멍이 나도 괜찮아요. 지단은 잘게 잘라 지라시 스시를 장식하는데 쓸 거니까요. 후라이팬 전체에 기름을 두르고 따뜻하게 잘 달군 후에 계란물을 부으면 예쁘게 만들 수 있답니다
요리 수업을 할 때는 아이들에게 깨끗이 씻은 계란을 나눠줘요. 아이들이 직접 계란을 깨고 섞어도 보게 하거든요. 아이들이 계란 푸는 과정을 참 좋아해요. 계란으로 장난을 치거나 껍질을 제대로 못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답니다. 껍질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계란을 깨는 걸 보면 너무 귀여워요.
6. 장어는 불을 세지 않게 해서 데워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보통 아이들이 못 먹을까봐 생선은 잘 안 가져가는데, 장어는 데리야끼 양념이라 잘 먹는 편이에요. 닭다리나 닭가슴살 처럼 부드러운 닭고기를 사용해도 좋아요. 햄도 잘 먹죠. 이외에도 브로콜리, 당근 등 아이들이 평소에 잘 안 먹는 음식들을 준비해서 모양틀로 예쁘게 잘라서 올려주면 하나라도 더 먹는답니다!
7. 동그란 그릇에 밥을 골고루 펴고 썰어둔 지단, 토마토, 무순, 장어 등을 자유롭게 장식한다
8. 아이와 함께 얼굴 모양 만들기 놀이를 하며 즐겁게 만들면 완성!
얼굴 모양으로 장식해봤는데, 어떤가요? 아이와 함께 재밌고 자유롭게 장식해 보세요!
“처음에 수업을 가면 ‘일본은 나빠’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저를 보면 “다문화 선생님이다”하면서 달려와 안아주지요. 아이들이 ‘맛있어요. 더먹고 싶어요’ 하면서 야채도 잘 먹을 때 저는 가장 기쁘답니다.”
※공간 협조 : 하나다문화센터 다린
※일러스트 재능기부 : 최서윤 (국민대 의류디자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