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5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목표로 한 국제 협약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 핵심 조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강력한 조치가 빠진 협약은 2년 전 국제 사회가 약속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 목표를 좌초시킬 위험이 있다.”
WWF(세계자연기금)는 오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앞두고 ‘4대 조치’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커스틴 슈이트(Kirsten Schuijt) WWF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발적 지침이 아니라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약이 필요하다”며 “과학적 증거와 정부, 시민, 기업들의 지지가 뒷받침되는 지금, 각국은 협약에 가장 본질적이고 시급한 조치를 포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WF는 플라스틱 국제 협약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4가지 핵심 조치로 ▲유해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의 단계적 퇴출 ▲무독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적 설계 기준 및 시스템 구축 ▲시스템 전환을 위한 충분한 재원과 자원 확보 ▲이행 조치 강화를 위한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제안했다.
WWF는 “이러한 조치가 의무 사항으로 채택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최대 30%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기후 대응 노력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 및 소비를 규제하고, 고위험 제품의 순환성을 보장하는 조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1.5°C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WWF는 INC-5 개최국인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강력한 협약 채택을 위한 선도적 행보를 촉구했다. 박민혜 한국 WWF 사무총장은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모두 높은 국가로, 그동안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번 협약은 한국 정부가 강력한 변화를 주도할 결정적인 기회”라고 말했다.
WWF의 분석에 따르면, 이미 100여 개가 넘는 국가가 ‘핵심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한국도 67개 국가가 참여하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HAC)’의 일원으로,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겠다는 장관급 선언에 참여했다.
한편, WWF는 INC-5 개막 하루 전인 오는 24일,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필요성과 실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WWF는 글로벌 서명 캠페인을 통해 모은 전 세계 시민들의 지지 서명을 INC-5 의장인 루이스 바야스 발디비에소(Luis Vayas Valdivieso)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서명 전달에는 국내 기후소송에서 헌법불합치라는 판결을 이끌어낸 아기기후소송 소속 어린이 활동가 한제아와 김한나, 영국의 시인 니키타 길(Nikita Gill)이 참여한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