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창업대학 가천코코네스쿨 ‘제7회 GCS THE포럼’
대학생 CEO의 창업 스토리
“사회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할 주체는 청년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한 주체들이 더 높은 사회적 가치를 향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가천코코네스쿨이 지난 25일 대학 AI관에서 개최한 ‘제7회 GCS THE포럼’에서 장대익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학장이 이같이 말했다. ‘THE포럼’은 ‘인생의 기업가적 전환’을 목적으로 지난 2023년부터 진행되어온 융합 지식 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달 12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개최된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의 연장선으로, 대학 청년창업가와 청년 스타트업 분야의 전문가 4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아동 결식, 시니어 문제 등을 다루는 대학생 창업가들이 나와 ‘창업하게 된 스토리’를 발표했다.
◇ 기부의 ‘온라인’ 시스템화…결식우려아동에 식권 제공
서울대 경영학과 정보문화학 전공생인 김하연(23) 씨는 지난해 4월 ‘나눔비타민’이란 이름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나눔비타민이 운영하는 ‘나비얌’은 결식 우려 아동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 상권과 아이들을 연결하고, 기부를 매칭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금을 통해 아이들이 전국 매장 2만 4000여곳 중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식권이 발급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세 번, 한 달에 열 번까지 식권을 사용할 수 있다.
김 씨가 대학생 창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7년 동안 교육 봉사를 해오다가 코로나 시기에 교육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청소년에게 공부를 알려주는 영상을 처음 올렸는데, 다음 날 아침 조회수가 10만회에 달했던 것. 개인 SNS 팔로워도 1500명 가량 늘어 있었다.
“영상의 영향력이 정말 크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당시 ‘기부 시장이 어떻게 하면 혁신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접목해보면 좋겠다 싶었어요. 기부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스템으로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눔비타민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기부뿐 아니라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 국내 주요 기업 및 단체들과 협력하면서 더 많은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지금까지 2만 1000명의 결식 우려 아동에게 5만 건 이상의 식사를 제공했으며, 누적 3억 2000만원의 거래액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특히 결식 우려 아동들이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급식카드나 식권을 결제할 수 있게 되면서 ‘낙인 효과’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아이들이 덜 눈치 보고 밥을 먹게 됐다거나, 친구들에게 처음 떡볶이를 사줬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창업한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 “마감 할인하는 상품, 앱으로 확인해요”
마감히어로는 가천코코네스쿨 창업팀으로, 사업자를 낸 지 3개월 된 ‘신생 스타트업’이다. 마감히어로는 마감 시간에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기 위해 소비자에 상품 할인을 진행하는 상점의 소식을 제공한다. 앱을 통해 위치 기반으로 주변 상점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 재고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마감 상품을 결제함으로써 절약한 금액과 버려지는 음식을 줄인 것에 대한 사회적 기여도도 확인 가능하다.
마감히어로 대표인 염혜인(23) 씨도 대학생 CEO다. 가천대 경영학 전공생인 염 씨는 3학년 2학기에 가천코코네스쿨 창업학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하면서, 4학년 1학기 때 창업을 하게 됐다. 하지만, 패기로 도전한 창업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거절당하는 것이 하루 일상이었어요.”
염 씨는 “영업을 위해 한 달 동안 평균 1만 3000 걸음을 걸었고, 가게 사장님과 얘기하려고 퇴근길까지 기다리기도 했다”며 “한 달 동안 1000명을 만났더니 학교가 위치한 성남시 상점 사장님들과 하나 둘 서비스 제휴를 맺게 됐다”고 했다.
초기엔 가천대학교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서비스의 필요성을 검증했다.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물론, 교내외 곳곳에 전단지도 부착했다. 이렇게 지역주민 약 1500명이 채팅방에 유입됐다. 사장들이 마감 할인을 진행하는 상품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오면, 채팅방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진행됐다. 염 씨는 “채팅방을 통한 판매율은 72%에 이른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MVP(Minimum Viable Product·최소 기능 제품)을 출시한 뒤, 마감히어로 앱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 7일부터는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앱 이용자는 300명이며, 판매율 21%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도 이 길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좋다’고 후기를 남기거나, 또 사장님들이 ‘남은 음식 없이 편하게 집에 갔다’ 등의 말로 서비스의 필요성을 얘기해 주면 멈출 수 없습니다(웃음).”
성남=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