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7일(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20년 만에 역대급 여성·아동 피해자 나와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지난 1년 동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여성과 아동의 수가 지난 20년 동안 발생한 다른 어떤 분쟁 피해자보다 더 많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1년 사이 가자지구에서 6000명 이상의 여성과 1만1000명 이상의 아동이 사망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갈무리

전쟁 발발 이후 1년 사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6000명 이상의 여성과 1만1000명이 넘는 어린이가 사망했다. 다른 분쟁에 비해 훨씬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국제 무기조사 기관 ‘스몰 암스 서베이’의 2004~2021년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은 여성이 희생한 분쟁은 1년 동안 여성 2600명이 사망한 2016년 이라크 전쟁이다.

비영리단체 ‘에브리 캐쥬얼티 카운츠’의 보고서는 시리아 분쟁의 첫 2년 반 동안 연평균 47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18년간의 유엔의 아동 및 무력분쟁 보고서를 살펴보면 작년 한 해 동안 가자지구보다 많은 수의 아동이 사망한 분쟁은 없었다.

이 기록적인 수치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실종자 및 폭격 잔해에 묻힌 2만여 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초 의학저널 ‘란셋’은 기아와 의료서비스 부족으로 인한 간접 사망자까지 고려하면 가자지구의 실제 사망자 수는 18만6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의 반전단체 AOAV는 9월 23일 기준 이스라엘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평균 3시간에 한 번꼴로 폭발성 무기로 주택과 학교 등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6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을 제외하고 1년 내내 폭격이 없는 날은 단 이틀뿐이었다.

이스라엘군은 군사 목표물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며 국제인도법(IHL)을 위반하고 있다. 구호품 배급소와 병원 등 민간인 생존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주기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민간인은 인도주의적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소위 ‘안전지대’로 수십 차례 강제 이주했고 이곳에서도 폭격과 공격을 받았다.

현재 농경지와 도로의 약 68%를 비롯해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다. 36개 병원 중 17개만 부분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모두 치료에 필요한 깨끗한 물, 연료, 의약품 등이 부족하다.

샐리 아비 칼릴 옥스팜 중동·북아프리카 지부장은 “국제사회의 영향력 있는 행위자들은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무기 공급을 지원하며 잔혹 행위에 공모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려면 여러 세대가 걸릴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에 대한 면책은 종식되어야 한다. 끊임없는 공포와 고통이 계속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구호단체 ‘주주르’의 우마이예 캄마쉬 이사는 “지난 1년간 2만5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부모를 잃거나 고아가 되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부분의 어린이가 불안과 신체적 부상을 겪고 있으며, 폭격으로 사지를 잃은 어린이도 많다”고 밝혔다.

이에 옥스팜은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 ▲모든 인질과 불법 구금된 팔레스타인인의 석방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무기 판매 중단 ▲인도적 지원을 위한 가자지구 전역의 완전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옥스팜은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을 촉구하는 글로벌 서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옥스팜 코리아 홈페이지(www.oxfam.or.kr/ceasefirenow)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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