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삼성, 이웃사랑 500억원 기부… 25년간 누적 8200억원

삼성그룹 관계사 23곳
임직원 10만7000명 동참
각사 CEO들도 힘 보태

삼성그룹이 올해도 이웃사랑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말 성금은 예년 규모를 유지했다. 삼성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25년간 연말에 거액 성금을 내놓고 있다. 올해까지 기탁한 성금은 누적 8200억원에 이른다.

올 연말 성금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에스원 등 23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그룹 임직원이 함께한다.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나눔위크’에서 삼성 임직원은 ▲각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를 위한 대면봉사 ▲나눔키오스크를 이용한 일상 속 기부 ▲헌혈 캠페인에 참여했다. 관계사 23곳 임직원 10만7000명(중복 제외)이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눔위크는 일상 속 나눔을 확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사회공헌 활동이다.

경계현(왼쪽에서 둘째)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직원은 지난달 9일 경기 용인에 있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경계현(왼쪽에서 둘째)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직원은 지난달 9일 경기 용인에 있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삼성은 코로나19로 2020년부터 중단됐던 지역사회 대면봉사를 올해 재개했다. 이번 나눔위크 기간 삼성 임직원은 자원봉사팀을 꾸려 사업장 인근 복지시설·아동센터를 방문하거나 공원·하천 등지에서 환경 개선 활동을 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소속 임직원은 수백명 단위로 플로깅, 지역아동센터 아동 대상 코딩 교육,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 등에 참여했다. 구미사업장 임직원은 지역 내 시각장애인협회를 찾아가 시각장애인들의 건강걷기 도우미로 활동했다. 삼성중공업 임직원은 조선소 소재지인 경남 거제에서 사내 잠수동호회 주도로 해양 쓰레기를 수거했다. 임직원은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에서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폐기물 등을 그물로 건져 올렸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임직원은 주요 의류 브랜드 샘플을 제작하고 남은 섬유 원단을 활용해 반려견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반려견이나 도우미견을 키우는 장애인에게 기증했다.

각사 최고경영자(CEO)들도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에선 한종희 부회장이 경기 성남의 사회복지기관 ‘안나의 집’을 방문해 노숙인들에게 배식하고 식당을 청소했다. 경계현 DS부문 사장은 용인에 있는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희망별숲’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쿠키를 구웠다. 희망별숲은 삼성전자의 100% 출자로 설립된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정규직 발달장애인 사원들이 과자·빵 등을 만든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과 제품은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임직원에게 제공된다.

삼성SDS 직원이 나눔키오스크에 사원증을 태그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S 직원이 나눔키오스크에 사원증을 태그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손쉬운 기부를 돕는 무인 단말기 ‘나눔키오스크’도 평소보다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임직원은 나눔키오스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희소 질환 환아나 장애 아동의 사연을 확인하고 키오스크에 사원증을 태그해 매회 1000원씩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이 아동에게 잘 쓰였다는 피드백도 사내 메일로 받는다. 나눔키오스크는 삼성 관계사 사업장 내 식당, 건물 로비, 산책로 등에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1회 1000원이라는 부담없는 금액으로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

나눔위크 기간에는 사내 메신저 챗봇을 활용한 온라인 나눔키오스크도 개설돼 임직원이 한층 더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 기간 나눔키오스크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 총액은 약 2억원으로, 평시 2주 평균 모금액(8600만원)의 2배를 웃돌았다.

겨울철 혈액 부족난 해소에 기여하는 헌혈 캠페인에도 임직원 4000여 명이 참여했다. 삼성은 나눔위크 기간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헌혈 버스 69대를 운영해 임직원의 헌혈 참여를 도왔다. 동절기는 학교 위주로 이뤄지던 단체 헌혈이 겨울방학으로 급감하면서 혈액 보유량이 줄어드는 시기다.

삼성은 임원들의 특별격려금 중 일부를 기부받아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안전상 문제가 있는 노후 헌혈 버스를 신형으로 교체하라는 주문이다. 삼성은 지난달 헌혈 버스 4대를 적십자사에 기부하며 “앞으로 10년간 총 40대의 헌혈 버스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눔위크에 이어 ‘기부페어’도 열리고 있다. 기부페어는 내년 기부할 CSR 프로그램을 미리 약정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임직원은 올 연말까지 사내 인트라넷에서 기부하고 싶은 CSR 프로그램을 정하고 원하는 기부액을 설정할 수 있다. 기부금은 매월 급여에서 자동 인출되며, 회사는 임직원이 약정한 금액에 1대1로 매칭해 기부금을 출연한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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