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무료로 바느질 봉사를 해온 김도순(79), 곽경희(62)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5일 밝혔다. 고층 아파트 난간에서 추락할뻔한 시민을 구조한 남기엽(45) 전북소방본부 119안전체험관 소방위도 의인상을 받았다.
김도순씨는 1996년부터 28년간 매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발달장애학생 재봉 지도, 지역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수선·목욕봉사 등을 꾸준히 해왔다. 김씨는 지체장애로 다리를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지만, 현재까지 1500회 이상의 재봉지도를 포함해 총 2만 시간의 자원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장애로 인해 한때 비관한 적도 있었으나 봉사를 통해 더 큰 행복을 찾았다”며 “몇 년 전 재봉을 가르쳤던 학생이 국제장애인올림픽에서 수상한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곽경희씨는 사회적기업 ‘바늘한땀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2005년부터 19년간 미혼모 입양아가 입을 배냇저고리와 독거노인용 수의를 직접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 곽씨는 자원봉사를 하던 중 아이를 입양 보내는 미혼모들을 보고 30년 넘게 한복을 만든 경력을 살려 배냇저고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또 병동에서 수의 없이 떠나는 노인들을 보면서 6개월간 수의 제작법을 배워 자비로 수의를 만들어 전달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1만개 이상의 면 마스크를 기부하기도 했다. 곽씨는 “나눔을 위한 바느질은 매 순간이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재능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남기엽 소방위는 지난 9월 1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고층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20대 여성을 구조했다. 당시 여성은 깨진 유리에 다쳐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그는 해당 가구 아래층 주민의 도움을 받아 베란다 난간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추락 위험에 처한 여성을 구했다.
LG 관계자는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오랜 기간 바느질 봉사를 해온 두 분과 쉬는 날에도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소방관의 따뜻한 헌신이 우리 사회에 더욱 확산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봉사와 선행을 수행한 일반 시민으로까지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217명이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