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목)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① 난치병 어린이 소원 이뤄주는 ‘희망천사’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1)삼성전자 ‘소원별 희망천사’
8년간 임직원 1500명 재능 기부 지속
601명 난치병 아동 소원 이뤄져

지난 8월 24일, 삼성라이온즈와 SK와이번즈의 경기가 열린 대구구장. 경기 직전, 한 소년이 이승엽 선수의 손을 잡고 마운드에 올랐다. “왼쪽, 좀 더 왼쪽. 옳지, 바로 여기야.” 마운드 중앙에 선 소년은 이승엽 선수가 말하는 방향에 따라 몸을 좌우로 움직였다. “시~작!” 포수가 소리치자, 글러브를 낀 소년이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스트라이크!” 공은 포수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11세 때 시력을 모두 잃은 공민서(13)군의 소원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삼성전자 DS부문 '소원별 희망천사' 유지영, 김미화, 이승연씨 (왼쪽부터).
삼성전자 DS부문 ‘소원별 희망천사’ 유지영, 김미화, 이승연씨 (왼쪽부터).

◇소원을 이뤄주는 숨은 천사들…’소원별 희망천사’

민서군은 생후 8개월 때 한쪽 눈을 잃었다. 망막에 생긴 악성종양(망막 모세포종) 때문이었다. 10년 뒤, 남은 한쪽 눈마저 적출해야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민서군의 가장 큰 소원은 평소 우상이던 이승엽 선수와 함께 시구를 하는 것. 이를 위해 지난달, 삼성전자 DS부문(Device Solution)에 태스크포스(TF)가 급히 꾸려졌다. 팀명은 ‘민서의 소원별 희망천사’. ‘소원별 희망천사’는 2007년부터 삼성전자 DS부문이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메이크어위시재단(Make a Wish)’과 함께 시작한 재능 기부 프로젝트다. 삼성전자 임직원들로 구성된 총 50팀이 연중 운영,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준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민서군의 사연을 접한 직원 중 프로야구 마니아, 자원봉사의 달인,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등 4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 라이온즈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시구 허락을 받아냈고, 민서군이 대구구장까지 편히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과 운전기사도 섭외했다. 휴일을 반납하고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경남 거창. 이들은 민서군과 그의 어머니를 모시고 대구구장으로 향했다. 시구를 하는 순간은 물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함께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기흥 사옥에서 만난 ‘소원별 희망천사’ 김미화 삼성전자 DS부문 전략마케팅팀 사원은 “민서의 사연을 듣고 첫째 아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첫째가 태어날 때부터 희귀질환으로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았어요. 너무나 밝게 아들을 키우는 민서 어머니 모습을 보고, 저도 용기를 얻었어요.” 이승연 삼성전자 메모리담당 DRAM 설계팀원은 민서를 위한 특별 선물을 준비 중이다. “제 목소리로 제작된 오디오북과 점자책을 민서에게 꼭 전하고 싶어요.”

◇8년째 함께한 파트너십… 601명 아동 소원 이뤘다

‘소원별 희망천사’는 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자원봉사다. 직원 7명이 한 팀을 이뤄 난치병 아동을 만나 소원을 찾고, ‘소원 이뤄주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한 달이 걸릴 때도 있고, 1년이 걸릴 때도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되고 싶다’는 아동을 위해선 인사팀과 함께 면접을 치르고, 명예사원증을 만들어줬다. 겨울왕국 ‘엘사’가 되고 싶은 아동에겐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드레스의 달인, 빅마마,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을 섭외해 특별한 무대를 꾸몄다. 골육종을 앓던 아이는 스포츠트레이너 ‘숀리’를 만나, 구부러진 다리를 기적처럼 펴기도 했다. 이렇게 8년간 ‘소원별 희망천사’가 이뤄준 아동의 소원만 601개(2013년 기준)에 달한다. 강유림 삼성전자 나눔경영그룹 담당자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3교대를 마친 직후, 용인 에버랜드로 달려가 아동을 만나는 직원도 있고, 5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봉사자들은 다른 팀에 파견돼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총 1500여명의 직원이 소원별 희망천사로 활동했다. 아동 소원을 이뤄주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 역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임직원 성금으로 전액 충당된다. 이렇게 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전달된 기부금만 17억원에 달한다. 홍영표 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팀 대리는 “메이크어위시재단이 모금 방송에 나온다고 하면,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문의전화를 받는 봉사자를 모집해 찾아올 정도로 재단 직원처럼 파트너로 함께해준다”고 말했다.

사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2009년부터 소원별 희망천사로 활동하고 있는 유지영 삼성전자 메모리2기술팀 사원은 “서로 모르던 타부서 직원들과도 팀을 이뤄 자발적으로 봉사 동아리를 만드는 등 사내에 ‘봉사 중독’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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