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지방선거 폐기물 1만3000t 추산… 지자체는 업사이클링 시동

6·1지방선거 이후 선거용 현수막과 공보물이 철거되면서 약 1만3000t의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각 지자체는 선거 폐기물 재활용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일 서울 은평구의 한 집하장에서 은평구청 광고물 정비팀 직원들이 관내 교차로 등에서 철거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은평구의 한 집하장에서 은평구청 광고물 정비팀 직원들이 관내 교차로 등에서 철거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지방선거에는 총 7572명의 유효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법 67조에 따라 후보자들은 선거구 내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제작·게시된 현수막은 12만8000여장이다. 현수막을 모두 이어붙이면 1281km로 서울에서 도쿄까지의 거리다. 무게만 192t에 달한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용 현수막 외에도 정당선거사무소의 외벽에 걸리는 현수막, 투표독려 현수막 등을 포함하면 실제 제작된 현수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투표용지와 후보자의 선거벽보·선거공보 인쇄를 위해 사용된 종이는 1만2853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정도 규모의 종이를 인쇄하기 위해선 나무 21만여 그루가 필요하다. 선관위에 따르면, 나무 21만여 그루가 조성하는 숲의 크기는 독도(18.5ha)의 4배에 달한다.

일부 지자체는 골칫거리인 선거용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는 계획을 내놨다. 7일 서울시는 자치구·서울새활용플라자와 협업해 6·1 지방선거 폐현수막을 디자인제품의 소재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는 11개 자치구에서 수거한 3600여장의 폐현수막이 사용될 예정이다. 버려진 현수막은 가방, 지갑, 파우치 등의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폐현수막으로 제작한 에코백. 7일 서울시는 6·1 지방선거 기간 사용된 폐현수막을 가방·지갑 등 제작에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폐현수막으로 제작한 에코백. 7일 서울시는 6·1 지방선거 기간 사용된 폐현수막을 가방·지갑 등 제작에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현수막은 플라스틱 합성섬유로 만들어져 소각 처리할 경우 온실가스, 발암물질 등의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며 “지속가능한 폐현수막 재활용 방안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대선 이후 폐현수막 처리실태를 자체조사한 결과, 폐현수막의 90%가량이 매립이나 소각으로 처리됐다. 재활용률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경남 진주시는 2020년부터 지역자활센터와 협력해 매년 현수막 재활용사업을 추진해왔다. 선거가 끝나고 철거된 폐현수막은 세척, 수선 등의 과정을 거쳐 청소용 마대, 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된다. 지난 3월 대선 이후 지금까지 수거된 폐현수막으로 5000개의 장바구니와 청소용마대를 제작했다. 지방선거용 폐현수막은 휴대용 손가방 등으로 업사이클링될 예정이다.

진주시청 관계자는 “폐현수막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자원순환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