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전국 초중고교 10곳 중 4곳에선 여전히 ‘석면 검출’

전국 초중고교의 45.7%는 여전히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라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와 펴낸 ‘전국 학교석면 현황 조사보고서’에서 “오는 1일 지방선거 교육감 선출과정에서 학교 석면 안전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야 한다”며 석면 제거 현황을 공개했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주요 건축자재로 활용됐다. 그러다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폐암·후두암·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2017년에는 학교 석면 제거가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2027년까지 모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전국 시도교육청이 과제를 추진 중이다. 매년 2827억원씩 총 2조8270억원을 교부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최근 2~3년 동안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학교 석면철거과정에 대한 감시가 소홀하거나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아예 감시체계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 1만1946개 초중고 중 5454곳(45.7%)은 아직 석면철거작업을 하지 않았다. 지역과 학교급별로도 추진 속도 차이가 크다. 지역(교육청)별로는 전남 학교 59%에 아직 석면이 남아있어 비율이 가장 높다. 석면 학교 비율이 절반이 넘는 곳은 경남(58.8%), 서울(58.6%), 충북(56%), 충남(54.8%), 대전(52.4%), 경북(50%) 등이다. 반면 세종은 석면 제거 작업을 이미 완료해 석면 학교가 한 곳도 없다. 전북(25.2%), 부산(22.4%), 제주(21.5%)도 상대적으로 석면 제거 진행 속도가 빨랐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 석면학교가 53%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교는 44.6%, 중학교는 42.4%다. 보고서는 “지난 4년의 흐름보다 더 적극적으로 무석면학교 정책을 추진해야 2027년까지 모든 석면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전국 883개 학교에서 석면철거 작업을 마쳤으며, 올해는 995곳에서 진행된다. 보고서는 “2021년 겨울방학에 석면철거를 한 학교에는 아직 석면잔재물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여름·겨울방학에 석면철거를 하는 학교 명단을 미리 공개해 안전하게 철거할 준비를 하고, 철거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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