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삼성전자 전력 소비량,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보다 많다”

국내의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한 해 동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2일 영국의 기후·에너지 분야 싱크탱크 ‘엠버(Ember)’는 철강, 전자, 반도체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상위 11개 기업의 전력 사용량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엠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현대모터스, 삼성SDI, DB메탈, 포스코, LG전자 등 11개 기업은 2020년 기준 총 98TWh의 전력을 소비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전력 소비량이 26.95TWh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23.35TWh로 2위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15.37TWh), 현대제철(10.37TWh), 동국제강(6.57TWh), 세아베스틸(4.53TWh), 현대자동차(3.34TWh), 삼성SDI(3.23TWh), DB메탈(2.26TWh), 포스코(1.25TWh), LG전자(0.92TWh)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전력 소비량에 비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저조한 수준이었다. 한국의 2020년 풍력·태양광 발전량은 21.5TWh로 11개 기업의 전력 소비량보다 4.5배가량 적었다. 삼성전자 전력 사용량의 80%, SK하이닉스 전력 사용량의 92% 수준으로 한 기업이 같은 해 소비한 전력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엠버는 국내의 저조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에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엠버는 “애플, 구글, BMW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사이자 고객사들은 RE100에 합류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100은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선언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지난해 9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정책대학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도 한국 기업이 RE100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액이 각각 15%, 31%, 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담기기도 했다.

이유니 엠버 아시아 전력데이터 분석가는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과 설비 확대는 기후위기 극복은 물론 한국 수출 경제에도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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