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일)

[더나미 책꽂이] ‘미래의 지구’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외

미래의 지구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미래를 지나치게 디스토피아로 묘사하는 건 아닐까? ‘10년 안에 탄소 배출을 50% 줄인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2030년 탄소중립 도시에서 사는 삶은 어떨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희망회로를 돌려본다. 비관론을 낙관론으로 전환하면 길이 보인다. 기후위기를 극복한 미래의 지구를 만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과 희망적인 결과를 세심하게 묘사했다. 동시에 인류의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 수십 년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모든 것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수준의 변화”라고 강조한다.
에릭 홀트하우스 지음, 신봉아 옮김, 교유서가, 1만6800원

시간을 빼앗긴 여자들
2018년 정부의 ‘52 시간제’ 도입에 맞춰 국내 대기업 H그룹에서는 임금 감소 없이 하루 1시간의 노동시간 단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H그룹 소속 B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반대하고 있었다. 여성학자인 저자는 이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반대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캐셔 노동자로 일했다. 그가 포착한 현실은 대형마트가 주부사원의 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또 노동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근무 일정을 제멋대로 조정해 이들의 ‘시간’을 뺏고 있음을 주목했다.
이소진 지음, 갈라파고스, 1만6000원

물이 몰려온다
해수면 상승이 가져올 대홍수에 대한 경고장.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엄중한 경고에도 미온하기만 우리 사회의 대응에 경종을 울린다. 상습 침수를 겪는 운하도시 베네치아, 해안선이 매년 18m씩 잠식되는 알래스카의 원주민 마을, 해수 침투로 식수와 토양의 염류화를 겪는 마셜제도 등에 대한 묘사는 눈앞까지 다가온 기후위기의 실체를 체험하게 한다. 문제는 지금 당장 전 세계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고 해도 21세기 말까지 1~2m의 해수면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우리의 정치적 시간은 지질학적 시간보다 뒤처지고 말았다”며 “당장 도시의 장기적 생존에 관한 전략적 사고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프 구델 지음, 박중서 옮김, 북트리거, 2만1000원.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서울역과 힐튼호텔 사이에 있는 양동 쪽방촌 주민 8인의 일대기. 비영리단체 홈리스행동의 생애사 기록팀이 직접 당사자 이야기를 듣고 정리했다. 8인의 주민 대부분은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다. 제대로 된 교육과 보살핌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끊임없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들의 삶을 통해 빈곤이 개인의 잘못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아울러 쪽방촌 주민들의 가난을 이용해 돈을 버는 복지시설과 정신병원 등의 부정부패와 각종 명의 도용 범죄들,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삶에 대한 생생한 증언은 우리 사회 복지체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 지음, 후마나티스, 1만7000원

성장 이후의 삶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력을 착취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소비자를 유혹한다. 오늘날 우리는 지나치게 일하고 과잉생산하며 대량소비를 일삼는다. 그 대가로 사회와 환경은 착취돼간다. 과도한 노동과 소비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지구을 만들고 진정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선 위해선 소비주의적 생활방식에 전환이 필수적이다. 저자는 “소비자들의 각성을 통해 이젠 더 적게 소비하고 더 많이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케이트 소퍼 지음, 안종희 옮김, 한문화, 1만4000원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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