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 한국팀
“어떤 이들은 절 보고 ‘악마의 저주’를 받았대요.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인 데다, 달릿(Dalit)이라는 최하층 불가촉천민이기 때문이죠. 끊임없는 이중 차별 속에 살았습니다. 네팔에서 장애인이나 계층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한국에서 지난 60년간 어떻게 제도나 인식이 바뀌어왔는지를 보며 마음을 다졌습니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걸요.” 네팔에서 온 네팔장애인단체연합(NAPD) 총무 크리슈나(28)씨가 힘주어 말했다.
지난달 19일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 청년 10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장애청년드림팀’ 한국 팀으로 참가, 약 2주간 한국의 장애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크리슈나씨가 속한 한국 팀은 방글라데시, 부탄, 타지키스탄, 베트남 등 총 10개국에서 온 장애 청년 활동가 10명으로 구성됐다.
각각 배경도, 장애 종류도 다르지만 ‘장애인 활동가’인 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과연 한국의 장애인 복지가 어떻게 발전해왔느냐’는 것. 파키스탄의 청년 장애인 활동 단체 마일스톤(Milestone)에서 온 리즈완(29)씨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한강 다리 바닥을 기어서 건너가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며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다”고 했다. 장애 청소년 어드보커시 단체 영보이스인도네시아(Young Voices Indonesia)에서 활동하는 히디안띠(24)씨는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길이나 지하철의 유도블록(Guiding Block)이나 지하철 계단 손잡이 끝의 점자 등을 만질 때마다 마음이 벅찼다”며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한국의 경험을 들은 게 큰 위안이다”고 했다.
앞으로의 포부를 물으니 크리슈나씨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네팔에 돌아가면 장애인 문제를 다루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리서치를 통해 정책 제언도 하고, 해외 단체들과도 협력하고요. 그렇게 목소리를 키울겁니다. 한국이 그랬듯 자꾸 목소리를 내다 보면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