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글로벌 이슈] 기후 악당에서 기후 천사로…’녹색경제’ 사활 건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며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뉴질랜드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에 초강수를 두면서 관련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현지 시각) 뉴질랜드는 전국 병원과 학교의 에너지원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제임스 쇼 기후변화 장관은 올해 초 “공공 부문부터 재생에너지로 동력 전환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현재 20곳의 시범 사업지에 2억 뉴질랜드달러( 15329600만원)를 투입해 설비를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앞선 15일에는 자산 규모 10억 뉴질랜드달러( 7684300만원) 이상인 자국 금융기관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 보고서작성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유럽연합(EU)·호주·캐나다 등이 은행권에 기후위기 관련 리스크나 대응책을 보고하도록 ‘권고’한 적은 있지만 의무화에 나선 건 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쇼 장관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망할 것이고 위기를 측정해 대비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2016년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이 꼽은 기후악당 국가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한 국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책 기조를녹색 경제로 완전히 틀었다. 총리와 기후변화 장관 등 핵심 정치인들이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은 기후변화라고 공공연하게 말할 정도다.

기후위기 대응에 목소리 내는 국가는 많지만 뉴질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해 11탄소 제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은 오는 2050년까지 뉴질랜드 전체의 탄소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후행동추적은 “뉴질랜드는 탄소 제로 목표를 법제화한 몇 안 되는 나라라며 구체적인 지침에 미흡한 점이 있지만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후 위기에 대한 뉴질랜드 국민의 인식도 최근 들어 매우 높아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조사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민의 90%가 기후 위기를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로 꼽고 있다. 녹색 경제 전환에 대한 일부 기업과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자연보호와 공동체·사람 중심 사회 확립이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GDP보다 국민총행복 지수를 살피겠다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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