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생수 판매액 100% 기부… 아프리카 마을에 우물을 선물합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이랜드재단 공동 캠페인| 물을 선물합니다!]

①-한 병 사면 한 병 값이 기부되는 ‘온전한’ 나눔

물 한 병 값이 온전히 기부되는 ‘원 보틀’. 지난 13일 서울 강서 NC백화점 킴스클럽에서 원 보틀 사전 판매 행사가 열렸다. ⓒ최항석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지난 13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 NC백화점 킴스클럽에 ‘특별한 물’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하늘색 바탕에 환하게 웃고 있는 아프리카 어린이가 그려진 라벨이 시선을 끌었다. 서너 직원이 물병을 마트에서 가장 잘 보이는 매장 입구와 음료 코너 한가운데에 진열했다. 매장 입구에는 물병 모양으로 생수 수백 병을 쌓아 전시했다. 흔하디흔한 생수에 웬 공을 이렇게 들이는 걸까. 마트 안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호기심에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이랜드의 PB 브랜드 ‘오프라이스(O’Price)’에서 한정 판매하는 ‘원 보틀 에디션(O’ne Bottle Edition·이하 ‘원 보틀’)’을 이날 매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원 보틀은 이랜드 사회 공헌을 담당하는 이랜드재단이 이랜드리테일과 함께 전국 36개 킴스클럽과 온라인 이랜드몰에서 판매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코즈 마케팅·Cause Marketing)’ 상품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더나은미래

67만병 한정 판매되는 원 보틀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생수 한 병(500㎖)을 사면 한 병 값(250원)이 온전히 기부되는 ‘100% 기부’ 방식을 따르는 상품이다. 시민들은 매일 사 먹던 물을 평소와 똑같이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19일 본격 시판을 앞두고 이날 강서 NC백화점 킴스클럽에서 사전 판매 행사가 열렸다.

판매 전액 기부 상품에 고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사는 조하은(24)씨는 “물 한 병 값이 온전히 기부되는 물은 처음 본다”면서 “평소 먹던 특정 브랜드 물 대신 원 보틀을 사 먹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지연(39·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물이 너무 싸서 제품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의심했는데 유명 생수 브랜드와 같은 수원지에서 나오는 물이라 믿음이 간다”면서 “게다가 판매액 전액이 기부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 구매하고 싶어진다”고 답했다.

◇생수 한 병 사면 한 병 값이 온전히 기부돼… ‘물을 선물합니다’

이랜드 우물지원 대상지인 아프리카 모잠비크 나라숑가 마을 주민의 모습. 우물이 마을로부터 먼 곳에 있어 우물까지 걸어가거나 근처 하천에서 흙탕물을 길러 먹는다. ⓒ이랜드재단

많은 전문가가 개발도상국 빈곤층을 돕기 위한 최우선 방법으로 ‘깨끗한 물 공급’을 꼽는다. 이랜드의 오프라이스(O’Price) 원 보틀 에디션 캠페인(이하 ‘원 보틀 캠페인’)의 목표도 빈곤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생수를 판 돈으로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한 마을에 깨끗한 물이 나오는 우물을 짓는 것. 기아만큼이나 물 빈곤 또한 지구촌이 당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8억8400만명(13%)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한다. 일곱 명 중 한 명이 흙탕물과 다름없는 우물, 비소 등 독성 물질로 오염된 지하수를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물 부족 문제는 빈곤국에 더 빈번하게 나타나고, 고통스럽게 발현된다. 건기와 우기가 반복되는 열악한 기후 조건을 가진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역에 물 부족 국가가 집중된 것도 특징이다.

국제원조 비영리단체 전문가들은 “이 지역들은 물 관리 설비와 인프라가 부족해 식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한 달 월급이 겨우 5만원 남짓한 나라에서 1L에 1000원이나 하는 생수를 사 먹는 건 꿈같은 이야기라, 어쩔 수 없이 땅 위에 고여 있는 흙탕물을 마시며 갈증을 견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라숑가 마을에 건립된 이랜드 중고등학교 모습. ⓒ이랜드재단

원 보틀 캠페인의 가장 큰 특징은 생수 한 병을 구매하면 판매가 전액인 250원이 기부된다는 것이다. 이윤정 이랜드재단 팀장은 “판매금의 일부가 기부되는 것보다 전액 기부되면 고객들은 이랜드의 사회 공헌 사업을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품 구매를 통해 직접 기부에 참여하는 경험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답했다.

원 보틀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일상적 구매를 통해 나눔에 익숙해지도록 기획했다는 것이다. 이랜드는 올해 사회 공헌의 주요 전략을 이 같은 공익 연계 마케팅으로 정하고,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에서 한 걸음 나아가 대중의 참여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 “공익 연계 마케팅 통해 기부에 대한 인식 확산에 기여할 것”

원 보틀 캠페인은 올해 초 이랜드리테일이 제안한 사회 공헌 아이디어다. 이후 한국청정음료와 물 생산을 계약했고, 이랜드재단과 함께 우물 건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캠페인을 통해 목표하는 기부금은 총 67만병 판매액인 1억3000만원이다. 김종각 이랜드리테일 오프라이스 팀장은 “우물 건립을 위해 이랜드리테일이 생수 원가와 유통, 판촉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면서 “고객과 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정기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금액은 11월 중 아프리카 모잠비크 중부 지역에 위치한 나라숑가 마을에 ‘우물 파기 기금’으로 기부된다. 나라숑가 마을은 이랜드와 인연이 깊은 곳. 이랜드재단은 15년 전 1대1 결연을 통해 이 지역 어린이들을 도왔다. 2010년에는 학교도 지어줬다. 이후 마을로 이사 오는 가정이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식수가 부족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를 통한 인프라 지원은 기약이 없다 보니 외국 정부나 기업, NGO의 도움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서 NC백화점 킴스클럽에 진열된 물병 모양의 ‘원 보틀’. ⓒ최항석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이랜드재단은 나라숑가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 주기 위해 현지 NGO, 정부와 함께 지난 9월 초부터 지역 조사에 나섰다. 우물을 잘못 파면 고장으로 무용지물이 되는 데다 우물 입구로 유입된 유기물이 지하수를 오염시켜 주변 지역 전체에 수인성 질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진행했다. 현재 모잠비크 정부 공공건설 수자원관리부 산하 수자원관리국과의 면담도 끝낸 상태다. 이윤정 팀장은 “올 11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5월 우물을 완공하는 게 목표”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 교육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영일 이랜드재단 국장은 “사람들은 아동 결연이나 정기 기부 등 별도로 기부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부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소비를 통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면 기부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bad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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