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임팩트 투자 트렌드
나라 안팎으로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로 사회적기업이나 소셜 벤처의 재원 조달 방법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신설할 것을 밝혔다.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모태펀드(80%)와 민간(20%)이 출자해 펀드를 구성하거나 엔젤 투자자가 임팩트 투자를 하면 매칭 펀드 방식으로 투자를 하게 된다.
해외에서는 임팩트 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이 주류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4일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에서는 ‘라이즈'(Rise)라는 이름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20억달러(약 2.3조원) 규모로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임팩트 투자 기관 ‘D3쥬빌리’는 제주 히든클리프 호텔&네이처에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를 열고,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간다. 더나은미래는 지난해에 이어 ‘D3 임팩트 나이츠’의 단독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다.
◇한층 다양해진 임팩트 투자자들
민간 투자자들이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등에 투자를 시작한 지는 10년 남짓 정도. 2008년 다음 창업자 이재웅씨가 소셜 벤처 투자기관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를 설립했고, 2011년에는 G마켓 재무이사(CFO) 출신 이덕준 D3쥬빌리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와 서울에 거점을 둔 글로벌 임팩트 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는 “초기에는 투자 클럽을 만들어 엔젤 투자자와 소셜 벤처의 접점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재우 보고펀드(Vogo fund) 대표, 윤훈섭 스타트업엑스엔젤스 대표도 초기 D3 투자 클럽에 참여했던 임팩트 투자자들이다.
정부는 주로 ‘생산적 복지’ 차원에서 임팩트 투자에 접근한다. 대표적인 정부의 임팩트 금융 펀드는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이다. 서울시는 2012년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의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현재 약 600억원 규모의 사회투자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기업에 사업 자금을 투·융자하는 조건으로 만들어진 기금이다. 벤처캐피털 중에서 임팩트 투자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로 2015년 40억원 규모의 ‘CCVC 소셜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한국의 금융 섹터가 임팩트 투자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주제로 ‘D3임팩트 나이츠’ 둘째 날(11월 10일) 오전 토론이 이뤄진다. 2005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사모펀드(private equity) 전문 회사 보고펀드의 이재우 대표의 사회로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책임투자, 벤처캐피털과 연관된 분야의 전문가 패널이 마이크를 잡는다. 중소·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약 4조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가 지난해 법인화된 기관투자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에서도 세션에 참여한다.
◇’기후변화’와 ‘더 좋은 일자리’, 임팩트 투자의 주요 키워드
‘기후변화’는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서 주요 분야로 떠오르는 주제다. 홍콩의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형 임팩트 투자기관 RS그룹은 2013년부터 기후변화 이슈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포함시켰다. 재생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에 투자하며, 환경 이슈에 대응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도 한다. 한국에서도 미세 먼지 등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D3임팩트 나이츠’ 둘째 날(11월 10일) 오전에는 ‘깨끗한 에너지를 위한 투자(Financing for clean energy)’를 주제로 싱가포르의 임팩트 투자기관 ‘IIX’ 의 로버트 크레이빌(Robert Kraybill) 운영디렉터와 김주진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대표, 재생에너지 전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루트에너지’의 윤태환 대표, 글로벌 임팩트 투자기관 ETHO Capital 이안 몽로(Ian Monroe) 대표가 토론에 참여한다.
올해 ‘D3 임팩트 나이츠’ 특별 세션으로는 ‘더 좋은 일자리(Better workplace)’가 마련된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 가까워지면서 갈수록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모두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모든 기업가와 투자자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D3임팩트 나이츠’ 둘째 날(11월 10일) 오후에 마련된 더 좋은 일자리 세션에는 ‘배달의민족’의 김봉진 대표, 보육 전문 기업 ‘아누리’의 송시윤 대표, 사회 혁신 컨설팅 회사 MYSC의 김정태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다.
한편 자산가들은 사회공헌의 한 방법으로 기부와 투자를 결합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정주 NXC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대표 벤처 1세대 기업인 5명은 2014년 5월 유한회사 ‘C프로그램(C program)’을 설립했다. ‘C프로그램’은 놀이, 교육, 기회와 관련된 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하지만, 투자 수익을 요구하지 않는 ‘벤처 기부(Venture Philanthropy)’ 방식으로 운영된다.
‘D3임팩트 나이츠’ 첫째 날(11월 9일) 오후 세션에는 2016년 사재 300억원을 출연해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설립한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과 카이스트 출신의 성공한 벤처기업가로서 후배 창업가 양성을 위해 만든 카이트창업가재단의 김철환 이사장이 ‘기업가적인 투자 방식 공헌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는 “이제는 사회·환경적 가치를 무시하고 단기적이고 재무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투자 시스템 자체가 변해야 한다”면서 “벤처 자산가, 재단 투자자 등 다양한 섹터의 사람들이 모여 임팩트 투자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D3 임팩트 나이츠 참가하기 http://d3impactnights.com